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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끝났다.

조회수 2017. 6. 18. 1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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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라 불리는 심적 상황의 끝에 대하여 (글: 무라카미 하루키)

청춘이라 불리는 심적 상황의 끝에 대하여


글: 무라카미 하루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中



청춘은 끝났다.

이런 서두를 보면 은근슬쩍 겁이 나시죠? 

나도 겁이 납니다.


하지만 아무튼 끝이 났으니 어쩔 수 없다. 내 나이도 어언 마흔에 가깝고, 잠시 운동을 게을리하면 축 늘어진 옆구리살이 신경쓰인다. 옛날에 비하면 이도 참 꼼꼼하게 닦는다. 젊은 여자와 술을 마실 때는 설교투의 말은 절대 하지 않으려 새삼 주의해야 한다.
과거 나의 아이돌이었던 짐 모리슨은 오래전에 죽었고, 브라이언 윌슨은 코카인 중독으로 투실투실 살이 쪘다.

같은 세대거나 그에 가까운 세대의 여자 친구들은 모두 결혼했고, 대부분 애 엄마가 되어 이제는 아무도 나와 놀아주지 않는다.

젊은 여자와 대화를 나눈다 해도 어차피 공통의 화제가 얼마 없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이미 중년이다. 싫든 좋든 상관없이.
세월이란 것은 자기 몫을 걷어간다.
당연하다. 세월이란 그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세월이 세월의 기능을 하지 않으면 우주의 질서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그러니 나이 드는 게 딱히 서럽지는 않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서럽다고 여기지 않는다.
뭐 이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스무 살 때로 되돌아갈 수 있다 해도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스무 살은―그때는 그때대로 즐거웠지만―
인생에 한 번이면 족하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 든다.
나는 그런 식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싶지 않다.
과거가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
하지만 지금 있는 것은 지금의 나이지
과거의 내가 아니다.
나는 어떻게든 지금의 나와 잘해보는 도리밖에 없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양을 둘러싼 모험』에서 『노르웨이의 숲』 에 해당하는 시기, 잡지 <하이패션>에 약 5년에 걸쳐 연재한 에세이를 모았다. 한층 진중해진 시선으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하루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한편, 사이사이 엿보이는 반짝이는 상상력과 소년적인 감성이 그 매력을 더한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에세이 포함 총 32편을 수록했다.


하루키는 어떻게 우리의 청춘을 위로해주었나
나는 그의 콩트가 정말 좋다. 그의 콩트는 몸을 푸는 무사의 칼끝 같다. 모션은 간결한데 어김없이 날이 서 있다.
_루시드 폴(가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이야기하며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하루키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_다음 카페 '무라카미 하루키 되기' 운영자

유독 그에 대해서는 “스물몇 살 이후로는 읽지 않았는데”
하며 말문을 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지만, 지난 이십여 년 동안 나는 한 번도 그를 싫어하는 데 성공해본 적이 없다.
_신형철 (문학평론가)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고, 사랑한 하루키 문장 BEST 5 

1. 1Q84 BOOK 1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_무라카미 하루키, 『1Q84』 BOOK 1
2. 노르웨이의 숲
인생은 비스킷통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비스킷통에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자꾸 먹어버리면
그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통이다, 라고.

_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3. 해변의 카프카
운명이란 끊임없이 진로를 바꾸는 모래 폭풍과 같다.
네가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마치 죽음의 신과 얼싸안고
불길한 춤을 추듯, 모래 폭풍은 네가 도망치려 해도
진로를 바꾸어 계속 너를 쫓는다.

그 폭풍은 먼 곳에서 불어온 것이 아니라,
네 안에 있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_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4.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조그만 불빛이란 건 참 좋더군요.
저는 비행기 창으로 밤의 지상을 내려다볼 때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그만 불빛이라는 게
얼마나 아름답고 따뜻한 것인가 하고요.

_무라카미 하루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5. 『1Q84』 BOOK 2
왜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가.
그건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예요.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는 없어요.

_무라카미 하루키, 『1Q84』 BOOK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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