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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화제작! 영화 <버닝>의 원작소설

<버닝> 원작 [헛간을태우다]는 어떤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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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버닝>이 지난 17일 개봉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유아인, 스티븐 연, 이창동 감독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요. 영화 <버닝>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 다들 알고 계셨나요? 

영화 <버닝>의 원작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태우다]입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영화와 맞닿는 지점이 있는데,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헛간을태우다] 줄거리 


팬터마임을 하는 그녀와 나는 한 결혼식 피로연에서 알게 된 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프리카로 떠났던 그녀는 새 애인이라며 한 남자를 소개해준다. 그녀와 그는 나의 집으로 놀러오고, 남자는 내게 기묘한 이야기 하나를 들려준다. 자기는 가끔 남의 헛간에 방화를 하면서 쾌감을 느끼고, 조만간 나의 집 근처에 있는 한 헛간을 태울 거라는 것. 나는 지도를 사서 헛간이 있는 곳들을 표시하고, 그 코스를 정기적으로 달린다.

영화 <버닝>의 줄거리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는 배달을 갔다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서 아프리카 여행을 간 동안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종수에게 소개한다. 어느 날 벤은 해미와 함께 종수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의 비밀스러운 취미에 대해 고백한다. 그때부터 종수는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버닝>를 보신 분들이라면 ’오, 제법 영화와 비슷한데?’라고 생각하실 테고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은 고개를 갸웃거리실 텐데요. 영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소설 속 문장들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버닝>의 결말과 관련한 스포일러는 없지만 온전히 영화만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패스해주실 것을 권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내게 팬터마임 공부를 하고 있어요, 라고 말했다. 호오, 나는 말했다. 그리 놀라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귤껍질 까기’를 했다. ‘귤껍질 까기’란 말 그대로 귤껍질을 까는 것이다. 그녀의 왼쪽에 귤이 가득 든 유리통이 있고, 오른쪽에는 귤껍질을 넣는 통이 있다—는 설정이다—사실은 아무것도 없다. 그녀는 그 상상 속의 귤을 하나 들고 천천히 껍질을 벗겨, 한 알씩 입에 넣고 씹다가 찌꺼기를 뱉어내고, 한 개를 다 먹으면 찌꺼기를 모아 껍질로 싸서 오른쪽 통에 넣는다. 그 동작을 끝없이 되풀이한다. 말로 설명하면 별로 대단치 않다.


  _무라카미 하루키, 「헛간을 태우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는 얼굴 앞에서 양손을 펼쳤다가 다시 천천히 모았다. 


세상에는 헛간이 얼마든지 있고, 그것들은 모두 내가 태워주기만 기다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변에 우뚝 서 있는 헛간도 그렇고, 논밭 한 가운데 서 있는 헛간도 그렇고…… 어쨌든 여러 헛간들이 말입니다. 십오 분이면 깨끗하게 태워버릴 수 있지요. 마치 처음부터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요. 아무도 슬퍼하지 않습니다. 그저—사라질 뿐이죠. 깨끗이요.”


“그게 불필요한 건지 어떤지는 자네가 판단하는 거군.”


“저는 판단 같은 거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태워지기를 기다리는 겁니다.”


  _무라카미 하루키, 「헛간을 태우다」

소설의 분위기가 짐작이 가시나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단편답게 [헛간을태우다]의 분위기는 영화 <버닝>과는 사뭇 다른데요, 영화와 원작소설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시는 재미를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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