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매장의 디자인 문법을 흔들다.

조회수 2021. 4. 26. 10: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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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앤가바나 서울 스토어

압구정로데오역에서 청담사거리에 이르는 약1.5km의 대로는 청담동 명품 거리로 불리며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내 럭셔리 문화를 대표해왔다. 이곳은 비싼 옷과 액세서리 외에도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세계적 건축가가 지은 럭셔리 매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듯 쟁쟁한 건축가가 설계한 명품 매장들이 디자인 각축전을 벌이는 이곳에 최근장 누벨 Jean Nouvel이 가세했다. 우리에게 미술관 ‘리움’으로 친숙한 이 거장 건축가는 돌체앤가바나 서울 스토어의 디자인을 맡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배치된 디스플레이가 극적인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


4개의 검은 기둥이 투명한 유리 실린더를 감싸고 있는 독특한 외관은 단연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유리 케이스 너머로 돌체앤가바나의 전 컬렉션을 한눈에 감상할수 있는 디자인은 파격적이다. 미니멀하면서도 독특함을 잃지 않은 이번 스토어 디자인은 돌체앤가바나의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장 누벨은 돌체앤가바나의 아이덴티티인 우아함, 패셔너블함, 그리고 다채로운 소재를 염두에 두고 이를 청담 거리에 어울리는 건축 언어로 풀어냈다. 목표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건축물 자체를 깊이 경험하고 이를 통해 돌체앤가바나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서울 스토어의 메인 컬러를 검은색으로 선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돌체앤가바나의 다채로운 세계가 검은색의 강렬한 대비 위에서 자유롭게 펼쳐지도록한 것이다.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배치된 디스플레이가 극적인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


매장에 들어선 고객은 외관에서 본원통형 커튼월이 실제로는 4층에 이르는 경사로를 품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소용돌이처럼 이어지는 길을 따라 화려한 조명과 컬렉션을 배치해 방문객의 동선을 이끈다. 경사로에 배치된 메인 디스플레이는 선반과 봉을 각기 다른 높이에 고정한 모듈식 요소를 활용해 옷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형상을 연출했다.


인테리어의 구조와 소재는 특별한 고객 경험을 위해 세심히 고안한 장치다. 네로 마르키나 Nero Marquina 대리석으로 마감한 바닥은 오직 단 한 명의 고객을 한 층 한 층 정성스럽게 인도한다. 컬렉션을 둘러보는 내내 환대받는 기분과 오로지 옷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선사하는 것이다. 좀 더프라이빗한 쇼핑 경험은 블랙 화강암 기둥 안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외부 빛이 차단된 보다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드레스 룸에서 여유롭게 옷을 피팅하고 파인 주얼리와 워치 컬렉션을 만나볼수 있다.


옥상에 마련한 야외 테라스는 건축물 전체에 근사한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한다. 거대한 반원형 캐노피 아래 놓인 검은색 메탈 의자와 곡선 형태의 화강암 바 카운터는 브랜드 행사 등특별한 순간을 모던한 감성으로 채운다. 장 누벨은 “패션 스토어는 우연한 만남을 만들고, 자아 성찰을 유도하거나,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고 말했다. 유려한 파사드가 즐비한 청담 거리에서 돌체앤가바나 서울 스토어는 기존 럭셔리 매장 건축의 문법을 벗어나는 발상으로 브랜드 경험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4개의 기둥과 유리 실린더로 이루어진 건물의 파사드를 통해 돌체앤가바나 컬렉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완벽하게 돌체앤가바나를 표현하는 동시에 편안하고 매력적인 것을 원했다.
- 스테파노 가바나, 도메니코 돌체 돌체앤가바나 창업자, 디자이너 -
스테파노 가바나, 도메니코 돌체


한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스토어 디자인이 돌체앤가바나 컬렉션만큼이나 아름답다.

도메니코 돌체(이하 DD) 돌체앤가바나 플래그십 스토어는 하나하나가 유니크하다. 이번 매장 역시 서울만을 위해 디자인했고, 앞으로 그 어떤 스토어에서도 같은 디자인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서울 스토어 인테리어는 여러 소재와 음영의 블랙을 활용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예를 들어 검은 유리와 우아한 나무 톤은 세련되고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테파노 가바나(이하 SG) 우리는 모든 돌체앤가바나 스토어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스토어가 위치한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기를 소망한다. 이번 서울 스토어 프로젝트의 경우 현대적 감성이 가득한 라운지에서 고객을 맞이한다는 아이디어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서울은 내게 세련된 도시이기에 섬세한 부분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장 누벨과는 긴 인연을 자랑한다.

SG 그렇다. 2009년 밀라노 팔라초 델라 라조네Palazzo della Ragione 전시에서 협업한 이래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와 협업을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그 자체로 진정한 건축 작품이 되는 스토어를 만들고 싶었다. 건축가의 경험과 전문성을 신뢰하며, 대화와 문화적 교류를 통해 함께 스토어의 콘셉트를 조율했다.


DD 우리는 장 누벨의 건축과 디자인에 항상 큰 매력을 느낀다. 장 누벨과 함께하는 것은 우리에게 언제나 큰 영광이다.


건물 내·외부에 검은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검은색은 돌체앤가바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SG 검정은 돌체앤가바나에게 가장 중요한 컬러 중 하나다. 우리에게 검은색은 아주 강력하고 우아하고 관능적인 것이다. 검은색은 매 순간 의미가 달라질 수있다. 옷장에 있는 블랙 드레스가 언제나 좋은 선택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방문객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경사로가 가장 큰 특징이다.


DD 완벽하게 돌체앤가바나를 표현하는 동시에 편안하고 매력적인 것을 원했다. 모든 층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나선형 경로는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한다.


돌체앤가바나 서울 스토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

DD 나는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돌체앤가바나의 세계를 한눈에 감상할수 있게 해주는 블랙 화강암으로 만든 4개의 기둥과 유리 실린더가 가장 마음에 든다. 거대한 유리 파사드는 고객을 우리 스토어로 모시는 초대장과 같다.


돌체앤가바나 서울 스토어

https://www.dolcegabbana.com/en/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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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솔 객원기자

사진 제공 돌체앤가바나

온라인 업로드 김진형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21년 5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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