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기업가치혁신을 인정 받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3 관왕과 iF 디자인 어워드 3 관왕에 올랐다. 웹사이트 , 로고 , 패키지 , 용기 디자인 등 수상 영역도 다채롭다. 하지만 수많은 디자인 어워드에서의 수상은 아모레퍼시픽의 디자인 성과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설립 초기부터 디자인을 ‘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며 종전과 다른 제품임을 알리는 지름길 ’ 이라고 인식했다. 그리고 1990 년대부터 디자인 센터를 설립해 기업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왔다.
라네즈 , 설화수 , 아이오페 , 헤라 , 이니스프리 등 누구나 알 만한 코즈메틱 제품부터 려 , 해피바스 , 메디안치약 등의 데일리 뷰티,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론칭한 ‘ 아모레퍼시픽 ’ 등 지금 우리가 만나는 아모레퍼시픽의 제품만 해도 30 여 개 브랜드의 3000 여개 제품에 달한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에는 선도적인 기술과 디자인이 담겨 있다 . 에어팟을 연상케하는 디자인과 고온에서도 메이크업이 유지되는 ‘ 휴미드 디펜스 ’ 기술을 적용한 네오쿠션, 이니스프리와 스테이폴리오가 협업한 친환경 디스펜서 ‘ 리스테이 ’ 등 아모레퍼시픽 제품에는 기술과 함께 , 지속 가능한 제품 개발과 디자인이 중심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매년 새로운 전략을 통해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며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2004 년에 시작한 아리따 서체 개발, 18 년간 장인들과 함께해온 실란 에디션, 2003 년부터 전통문화에 현대적 미감을 접목시킨 전시 〈 설화문화전 〉 등 도 그 예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심, 다양한 협업 또한 아모레퍼시픽의 주요한 퍼포먼스다. 지금까지의 결과물은 그들이 단순히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 올해의 기업가치혁신상 선정은 아모레퍼시픽이 시도해 온 디자인 혁신과 성장에 대한 인정이며, 또 앞으로 계속될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의 혁신을 보여주는 매장
아모레퍼시픽에게 매장은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 이상의 장소다. 특히 최근에는 경험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서의 진화를 고민한다. 비대면 시대,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과 접점에 대한 연구 또한 주요한 화두다.
아모레퍼시픽이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법
아모레퍼시픽은 사옥과 연구소, 식물원 같은 공간을 비롯해 전시 등을 통해 기업의 역사와 활동을 보여준다. 기업 내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퍼포먼스 또한 아모레퍼시픽의 거시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제품과 공간 ,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통해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들의 선망성을 높이는 것이 디자인센터의 중요한 역할이다.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장
아모레퍼시픽의 개별 브랜드나 제품이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일은 많지만 이번 수상은 기업 차원의 디자인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개별 브랜드의 정체성이 중요하고, 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업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점차 아모레퍼시픽이라는 기업을 좀 더 분명히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 본사는 아모레퍼시픽을 보다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결과물로,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개별 브랜드와 아모레퍼시픽을 연결시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또한 전사적 측면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게 되었다. 그런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
주요한 역할은 무엇인가?
각 부서가 좀 더 거시적인 측면으로 디자인 팀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일한다. 단순히 ‘이렇게 해주세요’나 ‘디자인을 봐주세요’가 아니라 어떻게 메시지를 만들고 전달할지에 대해 협업한다. 우리는 각각의 팀과 의미와 목표 등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시켜나간다. 무엇보다 디자인센터는 브랜드와 연계된 여러 직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넘어 전체적인 감성을 책임지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센터는 업무가 무척 세분화되어 있다. 특히 영상, 사진 등일반적으로 외주 프로덕션이 하는 일을 내부에서도 일부 소화한다.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자는 데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홈페이지에 올리는 제품 컷, 브랜드의 이미지가 잘 드러나는 연출 컷부터 디지털이나 영상 등에 적합한 스토리텔링까지, 부서별로 외주 프로덕션과 협업하거나 각자 알아서 진행했던 업무를 내부에서 통합적으로 소화해보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내부에서 기준점을 잡아 진행하면 비용이나 품질 면에서 훨씬 안정적이고 일관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기술연구원과 디자인센터가 미래 기술 시각화 콘텐츠로 개발한 3D 모션 그래픽도 인상적이었다. ‘Young, Dynamic, Technology for Life’를 모토로 아모레퍼시픽이 가진 기술적 측면을 미학적으로 표현했다.
여러 부서와 팀이 대내외적으로 그들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디자이너와 함께 고민한다. 당시 기술연구원에서는 그들의 기술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쉽고 흥미로운 방식이 필요했다. 브랜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부서가 많아지고 있고, 그럴수록 디자인에 대한 존중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 이는 프로세스의 변화까지 이끌어낸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가 많고 또 역할도 세분화되며 이에 따라 여러 니즈가 존재한다는 점도 디자이너에게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올해는 라보에이치와 홀리추얼 같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의 BI 리뉴얼도 진행했으며, 여러 브랜드 매장 오픈 소식도 많았다. 특히 코로나19가 큰이슈였을 텐데, 제품과 공간 개발과 전략 측면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
아모레퍼시픽이 전개하는 모든 활동에는 제조뿐 아니라 유통, 마케팅, 공간 등 보다 다층적인 레이어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해주는 디자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실제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디자인 접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다 전면으로 드러난 이슈가 되었다. 디자인의 역할은 그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고, 이는 우리가 TF 팀을 꾸리거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여러 시도를 멈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오픈한 아모레성수나 최근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인 광교 매장등 새로운 공간도 이전과는 다른 매장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매장의 경우 예전에는 제품이 잘 보이느냐, 그에 따른 디테일이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양상이 달라졌다. 지금 아모레퍼시픽의 공간 프로젝트는 기획 단계부터 재구성한다. 핵심은 공간 자체의 매력도와 서비스다. 그런 점에서 아모레성수처럼 체험에 집중한 공간을 만들거나, 최근 오픈한 광교 매장처럼 비대면과 리필 서비스 등을 실험해볼 수도 있다. 광교 매장은 일종의 파일럿 프로젝트다. 공간의 화두를 어떻게 던지고, 소비자에게 어떻게 공감을 이끌어내느냐가 핵심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미래 기술 시각화 콘텐츠 나아가 ‘굳이 매장이 아니어도, 다른 방식으로도 더 즐겁고 편한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을까’를 고려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제품 노출, 매장 오픈 이후의 전략과 운영 등 모든 것을 서비스 영역으로 바라보고 접근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제품과 공간,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해 각 브랜드의 요소를 모든 고객 접점에서 매력적이고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자인센터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이며 지향점이다. 기업 관점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라는 기업의 선망성을 높여 소비자가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브랜드를 선호하게 만들고자 한다. 사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끝까지 추진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많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비대면 매장이나 AI와 같은 기술 접목 등에 대한 이슈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더불어 ‘지속 가능성’과 같은 기업의 방향성을 어떻게 일관되게 담아내고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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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상희 기자
온라인 업로드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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