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디자이너와 협업한 뷰티 브랜드
최근 몇 년간 산업 관련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단연 ‘스타트업’이 아닐까. 투자 비용이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아이디어 혹은 기술, 프로세스 등을 기존 방식과 달리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거나, 이를 통해 사업 혹은 브랜드를 다각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직접 인큐베이팅하는 일도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에서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 홀리추얼Holitual은 아모레퍼시픽의 기존 코즈메틱 브랜드와는 조금 다른 개발 과정으로 탄생했다.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시간’을 콘셉트로 홈 에스테틱 브랜드를 표방하는 홀리추얼은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 내 디자이너와 마케터가 기획 초기 단계부터 프로모션, 커뮤니케이션까지 전 과정을 진행했다. 내부에서 일종의 스타트업처럼 진행한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코즈메틱 브랜드는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마케터는 마케팅만 담당하고 비주얼 콘텐츠 기획이나 제작은 외부 대행사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의 코퍼레이트 디자인팀 소속 3명의 디자이너와 포토그래퍼, 그리고 사업기획Division 뉴브랜드기획팀의 마케터는 BI부터 패키지 디자인, 비주얼 콘텐츠와 브랜드 필름, 쇼핑백, SNS 콘텐츠까지 협업했다.
특히 홀리추얼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모바일 환경, 영상 콘텐츠 등을 면밀히 고민한 브랜드로, 5명이 마치 한 팀처럼 움직이는 방식이 주효한 덕분에 처음부터 일관되게 브랜드 방향을 정립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각자의 영역에 따라 크게 구분하지 않고 초기 단계부터 함께 기획했기에 제품과 마케팅에는 디자이너의 생각이, 디자인에는 마케터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홀리추얼은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 내의 비주얼 콘텐츠 파트를 십분 활용한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콘텐츠 기획과 아트 디렉팅, 비주얼 디자인, 포토그래피 등을 진행하는 비주얼콘텐츠팀의 이윤진 포토그래퍼는 “콘텐츠 기획부터 포토그래퍼가 함께 한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더욱 특별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내에서는 다양한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작은 단위의 팀을 만들어 스타트업 형태로 브랜드를 론칭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 결과물은 세분화된 타깃, 한층 커스터마이즈드된 형태다. 코즈메틱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는 하지만 아직 디자이너에게 뷰티 시장은 여전히 블루 오션일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통합적인 브랜딩이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이고 디지털, SNS 등 소비자 타깃에 맞춘 복합적인 프로모션이 요구된다.
홀리추얼은 여기에 맞는 최적의 프로세스로 탄생한 브랜드다. 홀리추얼은 앞으로 제품의 효과를 높여주는 마사저 출시나 스킨 테라피스트와의 협업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통합적인 웰니스’로 개념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디자이너가 기획이나 콘텐츠, 마케팅에 이르는 전 영역에 걸쳐 협업한 브랜드라는 점은 홀리추얼의 성장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홀리추얼은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비주얼 콘텐츠까지 디자이너와 마케터, 포토그래퍼가 스타트업처럼 모여 만든 브랜드다
홀리추얼 브랜드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
집에서 좀 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했다. 자신의 피부를 가꾸는 시간이 단지 외적인 모습뿐 아니라 마음, 감성을 가꾸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
제품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소비자들이 훨씬 전문적이고 까다로워졌다. 제품 하나도 그냥 구매하지 않는다. ‘내가 쓰는 제품’은 소중한 나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홀리추얼은 자신을 가꾸는 일에 관심이 많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집에서도 전문가의 케어를 받은 듯한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구성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 디자인 측면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나?
무엇보다 온라인 판매가 중심이 되기에 SNS 등에서 브랜드와 로고, 제품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을 생각했다. 본래 로고와 심벌 디자인에 세리프체의 우아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활용하려고 했지만 SNS 환경을 고려해 산세리프체로 변경했다. 또 중요한 디자인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제품 사진을 찍어 그때그때 SNS에 올려 테스트했다.
온라인 환경을 위한 비주얼 콘텐츠 개발에는 더 특별한 전략이 필요했을 것 같다.
온라인 채널별로 몇 가지 기준을 정했다. 웹사이트는 메인 페이지에서 신규 브랜드로서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상세 페이지에서는 제품의 기능적인 특성을 강조하고자 영상 기법을 통해 제품의 속성이나 텍스처를 강조했다. SNS 콘텐츠는 홈 에스테틱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감성적으로 풀어내고자 했고, 여기에 집이라는 개인적이고 여유로운 공간의 분위기를 차용했다.
서로 다른 팀 간의 협업이었다. 진행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진행 과정은 여느 브랜드 개발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 과정을 디자인센터 내 같은 팀에서 주로 진행하다 보니 빠르고 긴밀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보통 기업 내에 콘텐츠 제작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조직이나 브랜드가 많지 않은데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 코퍼레이트 디자인팀 내에는 비주얼 콘텐츠 파트가 있다. 직접 촬영을 진행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있어서 비주얼·영상 콘텐츠를 내부에서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 점을 활용해 소비자 반응에 더욱 발 빠르게 대응해나갈 생각이다.
아모레퍼시픽 홀리추얼 프로젝트
기획 아모레퍼시픽 디자인센터 코퍼레이트 디자인팀
(팀장 이오경)
아모레퍼시픽 사업기획 Division 뉴브랜드기획팀
BI·제품 디자인 유수아(디자인센터 코퍼레이트 디자인팀)
비주얼 콘텐츠 디자인 권현아(디자인센터 코퍼레이트 디자인팀)
영상 콘텐츠 디자인 박영주(디자인센터 코퍼레이트 디자인팀)
포토그래피 이윤진(디자인센터 코퍼레이트 디자인팀)
개발 유재경(사업기획Division뉴브랜드기획팀)
BI 협업 오세븐(대표 배수규),ohseven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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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olitual.com/
인스타그램)@holitual_official
글 오상희 기자
온라인 업로드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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