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상상은 미래의 현실이 된다

조회수 2020. 1. 9.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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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유스 마케팅

‘유스youth’의 사전적 정의는 성인이 되기 전의 젊은이로, 유스 마케팅은 기업이 이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마케팅 활동을 일컫는다. 여기서는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구매력 있는 고객에게 소구하는 일반적인 마케팅과는 접근 자체가 달라야 한다. 현재가 아닌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고, 물건을 팔지 않는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최초로 ‘유스마케팅팀’을 별도로 조직해 운영하기 시작한 곳은 현대자동차다.

2020년 2월 16일까지 DDP 살림터 1층에서 제 4회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가 열린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담은 그림을 자동차 실물 크기의 모형으로 제작했다.

모빌리티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며 더 이상 자동차를 소유하는 이동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세대가 등장했고, 이는 기업과 고객 간 소통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유아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의 성장 세대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변화하는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함께 그려보고, 미래를 선도하는 브랜드로서의 친밀도를 제고하는 것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현대자동차의 방법이다. 현대자동차가 진행하는 유스 마케팅은 크게 세 가지로 유·초등부를 위한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자동차학교’, 중·고등학생을 위한 ‘청소년모형자동차대회’ 다. 미취학 연령부터 고등학생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동시에 시기별로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프로그램화했다. 유스 마케팅은 2019년부터 현대자동차 크리에이티브웍스실에서 담당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웍스실 브랜드디자인팀 장영 팀장은 세가지 프로그램에 공통으로 내재된 키워드는 ‘미래’로, 당장 눈앞에 주어진 과제로서가 아니라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해주고자 한 점이 핵심이라 말한다. “청소년은 물론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한 치 앞의 미래도 예상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함께 고민해보자는 제안을 하고 싶었다. 10년, 20년 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자동차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현재 자동차 디자이너의 역할 또한 과거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디자인을 제안하는 디자이너 본연의 업무는 바뀌지 않지만 기존의 스타일링 업무를 포함하여 자동차를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개념을 제시하는 ‘콘셉터’로서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어 이러한 변화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담은 미래 자동차 그림 1만 여점을 전시장 모니터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2019년 12월 21일부터 2020년 2월 16일까지 DDP에서 진행되는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Brilliant Kids Motorshow’는 4회째를 맞는다. ‘세계 최초 어린이 상상력 모터쇼’라는 타이틀로 2016년 처음 개최된 이후 매회 작품 공모 수와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2차원 평면의 그림을 실제 크기의 모형 차량으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어린이의 상상력이 모터쇼의 실제 주인공이 되는 셈으로, 높이가 2m 넘는 6대의 모형 차량을 제작하는 데 여간 공을 들이는 것이 아니다. 현대자동차에는 자동차 디자인도, 자동차 제작에도 능한 이들이 많으니 아이들의 꿈을 실제 현실에 구현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 약속을 4년째 지키고 있는 중이다. 2018년에 대상을 수상한 홍지율 어린이는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자동차를 그려 제출했다. 동네 맹학교의 시각장애인들이 힘들게 버스 타는 모습을 보고, 시각장애인도 풍경을 볼 수 있는 특수 안경과 자율 주행 자동차를 상상한 것이다. 전시회에서는 자동차에 연결된 특수 안경을 끼고 주변 환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하고, 실물 크기의 자동차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2019년부터는 대상, 최우수상 등의 수상자를 따로 선정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상상력에 서열을 붙이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라 판단해서다. 1만 점이 넘는 공모작 중 네 차례의 심사를 통해 최종 6작품을 선정했고, 이것들을 자동차 실물 크기로 제작하여 전시하고 있다. 길거리 동물 케어 자동차, 두둥실 풍선 자동차, 시티 투어 차, 소리 에너지 자동차, 성격 개조 자동차, 납작 자동차 등 총 6점이다.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실제 자동차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자동차 디자이너가 된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 덕분에 국내외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등 호평을 얻고 있다. 칸 라이언스가 주관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광고제인 스파이크 아시아 2016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제 광고제인 ADFEST 2017에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제4회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를 위해 지난 7월부터 약 1개월간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담은 자동차 그림 1만 100여 점을 접수받았으며 이 중 150점의 본상 수상작을 선발했다

현대자동차의 또 다른 유스 마케팅 중 하나인 미래자동차학교는 2016년에 시행된 자유학기제와 더불어 시작했다. 중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현대자동차가 교육부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개발한 특화 진로 교육 프로그램이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1학기 동안 시험을 보지 않고 토론과 실습 위주의 참여형 수업과 진로 탐색 교육을 받는 제도로, 자유학기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양질의 체험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일이다. 민간 기업과 대학교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일찍이 프로그램을 준비한 셈이다. 수업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16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자동차에서 모빌리티로’, ‘모빌리티와 새로운 세상의 만남’, ‘나와 모빌리티가 만드는 특별한 미래’ 등이 주제로 프로그램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2018년에는 240개교, 2019년에는 300개교에서 미래자동차학교를 운영했는데 특히 2019년에는 태국, 베트남 등의 동남아 국가로 확대해 진행했다. 참여 학교로 선정되면 미래 모빌리티 교육을 위한 수업 자료와 보조 재료를 제공받으며, 현대자동차 공장과 한국잡월드 현대자동차관, 현대모터스튜디오 등의 시설을 방문하여 현장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현대자동차 임직원의 생생한 특강 또한 학생들에게 호응이 높다. 올해 임직원 특강을 진행한 최석규 매니저는 말한다. “처음 특강을 했을 때 학생들의 높은 호응도와 예리한 질문에 놀랐다. 다소 전문적이고 짓궂은 질문에 곤란한 적도 있었지만 활기차고 순수한 학생들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꼈다.”

2019년에 진행된 청소년모형자동차대회. 지난해 8회를 맞은 현대자동차의 청소년모형자동차대회는 자동차 관련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과학 경진 대회로, 교육부와 한국잡월드가 4년 연속 후원하고 있다. 결선 대회 1위를 차지한 우승 팀 학생들과 지도 교사에게는 교육부장관상 수여와 함께 영국에서 열리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대회 관람, 현대차가 후원하는 영국 테이트 모던 전시 참관이 포함된 해외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자동차의 청소년모형자동차대회는 2012년에 시작해 2019년 8회째를 맞았다. 4월에 참가자를 처음 모집한 후 1차 서류 심사를 진행하고 본선 대회를 거쳐 중·고등부 각 30팀이 결선 대회에 올랐다. 8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중·고등부를 나눠 각각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 결선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각자 제작한 모형 차로 디자인 발표, 주행 평가, 토너먼트 대회에 참여했다. 다른 모형자동차대회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속도만으로 승부를 보는 경주 대회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떻게 만들어야 차가 빠르게 갈까’가 아니라 ‘어떤 콘셉트로 차를 제작할까’가 작업의 시작점으로 심사할 때도 랩 타임의 배점은 25%에 불과하고 남은 75%는 자동차의 디자인과 콘셉트, 차량 구조, 부품 제작에 대한 평가로 이루어진다. 이른 봄에 시작해 늦여름의 결선 대회까지 장장 5개월이 넘는 여정이다. 2019년에는 특히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경험 기회를 주기 위해 전년에 비해 본선과 결선 대회의 기간을 연장해 모터스튜디오 고양, 직업체험관 체험 등의 견학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했다. 올해 청소년모형자동차대회 진행에 참여한 크리에이티브웍스실 조동철 매니저는 말한다. “현대자동차 직원 각자가 회사 내부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 ‘인류를 향한 진보’는 다소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방법이 현대자동차와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5개월간의 긴 여정을 친구들, 지도교사와 함께하며 때로 성공하고 때로 좌절하기도 했을 것이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회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했다.” 이 세 프로그램은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기업의 근본은 고객이며, 새롭고 다양한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되새기는 내부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

2016년부터 운영하는 미래자동차학교. 교육부가 주최하는 ‘자유학기제 지원 우수 사례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 에코백

현대자동차는 2019년 초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고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전 방향을 새롭게 정비한 바 있다.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바쁜 일상으로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현대자동차와 맞닿는 시간을 보다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공고히 한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를 불안이 아닌 도전의 시간으로 바꾸어가며 인간 중심의 진보를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구현하고, 프로그램들의 글로벌 확장을 계획하는 현대자동차의 유스 마케팅은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해갈 것이다.


아이들의 상상은 머지 않은 미래의 현실이다
-김성환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 / 크리에이티브웍스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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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에서 선발된 작품을 실제 자동차 크기로 제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동차 모형이지만 실제로 차에 탈 수 있고, 몇몇 부품은 구동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를 직관적으로 관람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고, 아이들에게는 상상력이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

키즈 모터쇼를 진행하며 느낀 Z세대의 특징을 꼽자면?

다소 개방적인 부모 세대의 영향으로, 어느 세대보다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과 꿈을 표현하는 데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꿈의 자동차와 아이들이 그리는 꿈의 자동차는 많이 달랐다. 갖고 싶은 차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매우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느꼈다. 이번 전시에서 머지않은 미래의 자동차를 만날 수 있다.



2019년 수상작은 무엇인가?

2019년에는 전년도와 달리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의 서열을 없앴다. 아이들의 상상력에 숫자로 서열을 매기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만 점이 넘는 공모작 중에서 최종 6점을 고르기까지 약 두 달간 네 차례의 심사를 거쳤고 30여 명의 심사위원들이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 외에도 공모전에 응모한 1만 100여 점의 작품을 모니터를 통해 전시하고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실제 자동차 크기의 모형으로 제작된 6점의 특별상 수상작 중 한 작품.


글 김만나 기자

온라인 업로드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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