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의 성공적인 진화란 바로 이런 것

조회수 2021. 3. 24.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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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udio Contour 30i

10여 년 만에 바뀐 컨투어(Contour)가 등장한 것도 지난 2017년의 일이다. 모델 체인지에 대해 그렇게 보수적인 다인오디오(Dynaudio)가 그런 컨투어를 불과 2년 반 만에 새로운 스피커로 다시 내놓게 되었다. 작년 하반기에 발매된 새로운 컨투어 i 시리즈는 해당 숫자 끝에 알파벳 하나가 붙었다. 개선(improved)을 의미하는 i 버전의 컨투어 신형은 이름처럼 전작에서 다양한 기술적, 사운드적 개선을 이루어냈다.



개선의 출발점은 주피터랩이다. 스피커가 지닌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수십여 분 만에 분석해내는 이 측정 연구소가 완공된 것은 2016년이다. 2017년에 발매된 컨투어는 주피터랩을 거치지 않고, 그전에 개발이 완료된 모델이었다. 따라서 기존 컨투어 시리즈를 주피터랩에서 낱낱이 분석한 엔지니어링 팀은 전에는 발견할 수 없었던 몇 가지 단점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점을 보완·개선하여 새로운 컨투어 i 시리즈를 내놓게 된 것이다. 

컨투어 30의 개선 버전 30i는 겉은 전작과 거의 비슷하다. 제품 뒷면의 이름을 봐야 구형인지, 신형인지 알 수 있다. 물론 차이가 완전히 없지는 않다. 30i는 전작보다 훨씬 두껍고 고급스럽게 제작한 글로스 마감 처리의 블랙, 좀더 짙은 컬러의 월넛,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멋있게 보이는 그레이 오크 마감으로 고급화를 이루어냈다.



컨투어 30i의 진정한 개선은 사실상 속에 있다. 유닛과 캐비닛, 그리고 댐핑 소재가 개선되었다. 변화의 핵심은 트위터 에소타 2가 에소타 2i로 바뀐 점이다. 뉴 컨피던스 개발에서 도입된 헥시스(Hexis) 돔이 적용되었다. 마치 골프공의 딤플들 마냥 미묘한 굴곡과 패턴이 새겨진 플라스틱 소재의 돔이 실크 돔 뒷면에 새로 설치된 것이다. 이는 공기 역학적으로 유닛 후면의 공기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새로 설계된 뒷면 백 쳄버의 구조는 유닛 후면의 배압을 배출·소멸시켜 트위터의 컴프레션 현상을 없애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존 에소타 2 성능에 훨씬 더 개방적이며, 더 넓은 음파의 분산 특성을 더해주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우퍼와 미드·베이스의 개선도 이루어졌다. 보이스코일의 중심과 진동판을 연결하고 단단하게 잡아주는 스파이더를 노멕스 소재로 교체했다. 이 소재는 직조 패턴 사이의 틈이 넓어져, 유닛 후면의 공기 흐름을 훨씬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고, 강도 또한 훨씬 높아져서 콘지를 붙잡는 능력과 보이스코일이 유닛 센터에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해주는 특성을 가져다주었다. 덕분에 미드·베이스와 우퍼의 저음 재생 능력은 훨씬 단단하고 빠른 제동의 다이내믹한 저음 재생을 제공하게 되었다.



이러한 유닛 개선은 크로스오버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었다. 전작에 있던 임피던스 보정에 필요한 회로가 제거되며 전체 회로는 아주 심플하게 줄어들었다. 대신 전작보다 훨씬 고급 부품들을 사용하여 재생 퀄러티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주피터랩의 측정 결과가 만들어낸 새로운 내부 흡음용 댐핑 충진재가 적용되었으며, 캐비닛 내부 설계의 강화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겉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이처럼 내부에는 다양한 기술적 진화와 개선으로 전체 퍼포먼스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테스트에는 오디오넷의 WATT 인티앰프를 사용하고 소스기기로는 왓슨 오디오의 에머슨 아날로그를 사용했다. 전작과 1:1 비교는 아니지만, 진화된 컨투어 30i의 사운드는 확실히 개방적이며 다이내믹한 사운드의 변신이 느껴진다. 다인오디오스러운 진한 채색의 음색적 개성은 여전히 다인오디오 스피커임을 들려주면서도, 여기에 한층 스피디하며, 제동력 우수하고, 기민한 저음을 선사했다. 또한 전작보다 더 넓고 투명한 무대를 만들어 냈으며, 공간적 표현과 음상 내의 다양한 이벤트들을 분리해내는 분해능 역시 좋아진 것으로 느껴졌다. 특히 개선된 에소타 2i 트위터 능력 덕분인지 높은 볼륨에서도 고음의 멈춤 없는, 리니어하며 빠른 변화는 투명하고 시원한 고역의 개방감을 자아냈다.



번스타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에서는 넓고 거대한 콘서트홀의 스테이지를 눈앞에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상당히 높은 음량으로 스피커를 밀어붙여도 전혀 소리의 압박감 없이 대편성의 다채로운 사운드 이벤트들을 세세하게 모두 들려줄 뿐만 아니라 오르간 같은 초 저역의 에너지도 어렵지 않게 재생해냈다. 

새롭게 진화한 i 버전의 다인오디오 컨투어는 이미 새 시대의 컨투어를 알린 전작의 변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컨피던스 시리즈에서 느낀 다인오디오 사운드의 변화를 컨투어에 새롭게 담아냈다. 예전의 컨투어 시리즈와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현대적 다인오디오의 빠르고 정교하며 투명한 사운드로의 진화를 느낄 수 있었다. 리뷰 제품인 컨투어 30i는 플로어스탠딩 모델로서 깊은 저음, 스피디하며 리니어한 고역의 진화, 개선된 다이내믹스, 넓은 음장으로 전작에서 또 달라진 새로운 다인오디오의 진화를 체감하게 해준다. 하이엔드 컨피던스 영역에 근접한 컨투어 30i의 진화는 대단히 성공적이다. 물론 가격이 과거의 컨투어에 비해 오르긴 했지만 사운드 퍼포먼스는 그런 부담을 납득하게 만든다. 직접 들어봐야 할 고급 플로어스탠더의 최신작이다(성연진).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1,250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8cm MSP, 트위터 2.8cm 에소타 2i 재생주파수대역 32Hz-23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00Hz, 22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IEC 파워핸들링 300W 크기(WHD) 21.5×114×36cm 무게 3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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