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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플래그십으로 스피커 엔지니어링의 극한에 도전

조회수 2020. 11. 23.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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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rfedale Elysian 2

최근 와피데일(Wharfedale)의 인기가 높다. 아무래도 클래시컬한 감성을 자극하는 모델들이 연달아 출시된 탓이 크다. 덴톤과 린톤이 그 주인공이다. 동사 창립 85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제품들인 만큼, 멋진 외관 못지않게 첨단의 테크놀로지가 가득 장착되어 있었다. 단순한 회고 취미에 머물지 않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두 제품들을 여러 번 리뷰하고, 솔직히 탐도 났다. 와피데일이 이 시점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갖지 않았나 판단해본다.


 

이렇게 한 템포 쉬어가는 와중에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엄청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향한 최상의 솔루션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하긴 근 90년의 역사를 가진 메이커인 만큼, 이 대목에서 뭔가 획기적인 엔지니어링으로 무장한 신작을 구상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래서 탄생한 엘리시안(Elysian) 시리즈는 또 한차례 파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2라는 모델로, 본격적인 3웨이 사양이며, 톨보이와 북셀프의 중간 형태를 띠면서 전용 스탠드까지 갖추고 있다. 눈이 부실 만큼 멋진 순백의 래커 마감으로 장식된 외관은 강력한 존재감을 피력하고 있다. 전면에 배치된 큼지막한 3개의 드라이버들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들려오는 듯하다. 일체 빈틈이 없는 마무리에, 아낌없는 물량 투입이 이뤄진 것이다. 시청 전부터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참고로 동사는 1932년에 창립했다. 현존하는 스피커 메이커 중 최장수 브랜드가 아닐까 싶다. 탄노이, JBL 등 널리 알려진 노포들도 와피데일 앞에선 다 동생들인 셈이다. 창업자인 길버트 브릭스(Gilbert Briggs) 씨는 하이파이 보급에 앞장선 파이오니어로 큰 존경을 받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1950년대에 쿼드와 연합하여 영국과 미국의 여러 도시를 돌며 일종의 오디오 콘서트를 개최한 것이다. 거기서 하이파이 음향의 미덕과 장점을 체험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오디오를 구입하면서 본격적인 하이파이 시대의 개막을 알린 것이다. 이런 그의 도전이 없었으면, 하이파이의 전성기는 한참 뒤로 미뤄졌을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와피데일은 저 전설적인 에어데일부터 덴톤, 린톤 등 클래식한 모델에 주목했는데, 이번에는 정반대의 콘셉트를 만나니 좀 당혹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음에는 와피데일만의 중용적이고, 온화한 느낌이 살아 있으면서도 빼어난 해상도와 다이내믹스로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를 구축하고 있다. 정말 노련하다. 90년이란 시간은 정말 엄청난 무게를 갖고 있는 것이다.

본 기는 AMT 트위터를 장착하고 있다. 27×90mm 사양으로 상당히 크다. 당연히 방사각이 넓으며, 매우 투명한 음을 선사하고 있다. 미드레인지는 6인치 구경으로, 파이버 글라스 매트릭스 소재에 특별한 코팅을 가했다. 무게가 가볍고, 단단하면서, 빠른 반응이 장점이지만, 그러면서 매우 자연스럽고 온화한 음색을 갖고 있다. 한편 8.5인치 구경의 우퍼는 같은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필요할 때 묵직한 펀치력을 선보인다. 자사에서 오랜 기간 다듬은 신 모델 드라이버들로 무장한 덕분에, 엘리시안 시리즈 전체의 퀄러티와 미덕은 빠르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한편 89dB에 달하는 감도와 4Ω이라는 수치는 약간 부담스럽지만, 실제로 구동이 그리 어렵지 않다. 메이커에선 25-250W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 100W 정도, 혹은 그 이상이면 충분히 구동이 가능하리라 본다. 이번에 매칭한 노르마 오디오의 IPA-140이 140W의 출력을 갖춘 만큼, 정말로 안성맞춤의 매칭이 되었다. 참고로 소스기는 심오디오의 260D CDP.

첫 곡은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매우 드라마틱한 편성에 약음과 강음이 번갈아 등장하는 높은 난이도의 트랙이다. 당연히 이 정도 클래스가 되니, 무대나 펀치력, 해상도 등에서 만족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 전용 스탠드에 얹힌 안정적인 모양새도 한몫하고 있다. 약음에서 현의 질감이 아름답고 또 기품이 있으며, 몰아칠 때의 에너지는 정반대로 광폭하고, 공격적이다.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고 있다. 바로 이런 오디오적 쾌감 때문에 이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닐까?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Cry Me A River’. 화려한 심벌즈 워크를 배경으로, 잔잔하면서 감각적인 리듬이 전개된다. 그 위에 얹힌 크롤의 보컬은 환각적이고, 중독성이 강하다. 그러나 결코 음색으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뱃심으로 강력한 발성도 동반하고 있다. 그 다채로운 모습이 여축 없이 드러난다. 배후의 오케스트라는 의외로 거대하며, 깊은 베이스의 움직임은 상당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스티비 레이 본의 ‘Tin Pan Alley’. 여기선 정교하게 세팅된 스튜디오의 음향이 그대로 재현된다. 고작 3개의 악기 구성이지만 일체 허전함이 없다. 깊게 떨어지는 베이스 라인, 강력한 스네어 림의 타격, 손가락으로 튕기는 다채로운 기타의 음향, 그리고 구수한 목소리까지 모든 음성 정보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슬로우 템포의 블루스가 갖는 끈끈함에 정교하게 마스터링된 사운드가 결합되어, 본 기의 장점이 멋지게 부각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 기는 와피데일의 2020년대를 향한 멋진 출사표가 아닐까 싶다(이종학).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730만원(스탠드 별매 : 60만원)

구성 3웨이 3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22cm, 미드레인지 15cm, 트위터 27×90mm AMT 재생주파수대역 35Hz-22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60Hz, 2.9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250W 크기(WHD) 33.4×70×43.2cm 무게 30.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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