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오디오

진공관 앰프에 전원을 넣어 본 지가 꽤나 오래된 것 같다. 요즘은 오디오나 음악보다 산악자전거에 미쳐 있다시피 해서 음악을 들을 여유가 거의 없었는데, 우연히 진공관 리모트 컨트롤러를 사용해 볼 기회가 주어져, 오랜만에 나의 진공관 오디오 시스템에 전원을 넣어보았다. ‘진공관 오디오에 리모컨이라?’ 진공관 오디오 마니아라면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진공관 오디오에 리모컨을 본 적도 없고, 당연히 사용해본 적도 없었다. 국내 대다수의 오디오 마니아들 역시 아마 그럴 것이다. 진공관 오디오에 리모컨이 없는 이유는 음질 손실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진공관 오디오에 리모컨이 없다는 것은 음질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선입관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까? 하지만 리모컨이 없을 때에는 오디오를 운용하는 데 상당히 번거롭고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음질을 생각하면 대부분 그냥 사용하게 되고,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오디오 마니아’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컨트롤 가능한 최첨단 시대이다. 바깥에서 집안의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시대! 커튼을 열고, 전등을 켜고, 심지어 밥솥까지 컨트롤하는 시대라니!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인 것이다. 이런 최첨단 시대에, 만약 진공관 오디오 리모컨이 있다면 오디오 마니아들에게는 최고의 희소식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반도체가 아닌 진공관으로 만든 컨트롤러이기에 음질 손실을 최소화하고, 진공관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지만 진공관을 사용하여 만든 최초의 리모트 컨트롤러이며, 이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공관 오디오에 있어 리모컨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음질 손실인 만큼, 그 손실을 최소화하고 진공관만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컨트롤러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진공관 3웨이 멀티 앰핑 오디오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물론 스피커는 네트워크가 없고, 본인 스스로 자작한 스피커를 쓰고 있다. 궁극의 오디오라는 멀티 앰핑을 운용해보면 더 이상 오디오를 바꾸는 짓은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각설하고 본인의 시스템으로 테스트해 본 결과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어색한 소리가 나는데, 진공관 앰프도 처음 사용하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 생각된다. 시간이 흐르면 점차 안정적인 소리가 나온다. 처음의 어색함은 없고, 오디오 본연의 소리 그대로 음질 손실은 최소화한 더 좋은 소리가 나온다, 재즈, 피아노, 바이올린 등 다양한 장르의 악기들이 내는 소리를, 리모트 컨트롤러를 사용한 경우와 다이렉트로 직접 연결한 경우를 비교해 보면, 컨트롤러를 사용했을 때 음질 손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비교 반복해서 재생을 해도 음질 손실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필자가 오디오를 20년 동안 다양하게 경험해본 결과이니, 믿어 봐도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정도의 리모컨 컨트롤러라면 그동안 진공관 오디오 마니아들의 불편함을 충분히 보상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래된 빈티지 오디오를 사용하시는 분들에겐 볼륨 잡음과 리모컨의 부재라는 불편함을 벗어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라면 리모트 컨트롤러라는 관점에서 볼 때, 기기가 다소 크다. 이 부분은 진공관을 실장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초기 설정에서 네 번의 리모컨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이것 또한 기기 사용의 일부분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리모컨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TV 리모컨 두 개를 사용해본 결과 모두 적용이 잘 되었으며, 제작사에서 리모컨은 기본으로 제공하니 참고하기 바란다(천순용). 

제조원 서병익오디오 (043)264-0452

가격 170만원(RCVp), 160만원(RCVe)

형식 진공관 리모트 컨트롤러 무상 A/S 24개월 사용 진공관 ECC82/12AU7×2 주파수 특성 2V 출력 시 -3dB, 상한 주파수 75kHz, 하한 주파수 4Hz 크기(WHD) 39×9.3×37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