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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앰프의 4차 산업 혁명, 옥타브를 주목하라

조회수 2020. 9. 18.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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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ave V70 Class A

기민하다. 깨끗하다. 빠르다. 넓다. 투명하다. 아무튼 다양한 찬사가 떠오른다. 대체 이게 진공관인지, TR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마치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져온 듯한 음 매무새. 한없이 청명하고, 지고지순하지만 때로는 온화한 면도 있다. 치고 빠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며, 필요할 땐 제대로 때린다. 펀치력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보기에는 그냥 진공관 인티앰프일 뿐인데, 무슨 마술을 부렸는지 그 음은 매우 진보적이고, 또 미래지향적이다. 듣는 내내 탄복만 했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옥타브(Octave)의 신작 V70 클래스 A 이야기다.



예전에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프랑스 접경 지역에서 멀지 않으며, 실제로 취재 후 바덴 바덴에 가서 사우나를 즐긴 경험이 새롭다. 아마도 프랑스의 영향인지, 여기서 먹은 요리는 전체 독일 지역에서도 최고였다. 독일의 장인 정신과 타협이 없는 완성도를 지켜가면서도 프랑스적인 멋과 에스프리 또한 담고 있다. 이게 바로 옥타브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신작으로 옥타브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고 있구나 새삼 실감했다.



여기서 본 기의 제목에 왜 클래스 A가 등장했나, 한번 짚고 넘어가자. 사실 개인적으로 클래스A 앰프를 좋아해서 여러 기종을 사용한 바 있다. 음 자체는 불만이 없다. 하지만 발열이라든가, 소출력, 좁은 다이내믹 레인지 등은 결국 방출의 수순을 밟게 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뭔가 한 방이 아쉬울 때엔 답이 없는 것이다. 본 기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서, 클래스A의 장점을 택하되 출력이나 펀치력 등을 증가시킨 모델이라 하겠다. 그 해결책이 무척 선진적이어서 감히 4차 산업 혁명 운운하는 것이다. 

동사를 주재하는 안드레아스 호프만 씨는 본 기를 구상하면서, 클래스A의 응용에 고심했다. 통상적으로 진공관 앰프에서 클래스A를 구현할 경우, 당연히 싱글 엔디드 방식이 권장된다. 즉, 각각의 채널에 하나의 진공관만 쓰는 방식이다. 이 경우 3극관이 가장 권장된다. 실제로 300B나 2A3, 845 등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문제는 출력. 정말 한숨이 나올 정도다.



그렇다면 이런 방식보다 출력을 더 낼 수 있는 푸시풀을 쓰되, 클래스A 방식을 도입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가능하다. 이런 결론으로 만든 것이 바로 본 기다. 클래스A의 장점을 고수하면서도 단점을 하나하나 개선시킨 내용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다이내믹 바이어스 컨트롤. 즉, 계속 변화하는 바이어스를 앰프 자체가 능동적으로 자체 해결하면서 다이내믹 레인지와 순도를 높이는 전략인 것이다. 덕분에 출력은 50W이며, 다이내믹 레인지도 상당히 올라갔다. 무엇보다 풀레인지의 구현. 즉, 넓은 대역폭을 확보한 것이다. 다시 말해 푸시풀 방식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어떤 형태의 스피커든 무리 없이 구동하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여기서 언급할 것은 몇 개의 옵션. 우선 포노단을 들 수 있다. MM이나 MC 중 선택이 가능하다. 동사의 포노단은 정평이 나 있는 터라, 단품으로 구할 경우 부담이 큰 만큼, 이런 옵션으로 처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이 된다. 또 외장 전원부의 도입도 가능하다. 동사는 블랙 박스와 슈퍼 블랙 박스 두 종의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것을 사용하면, 공급 전압 자체는 변화가 없지만, 전류의 용량을 증가시켜서 메인 전원의 저주파 노이즈를 억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악기나 보컬의 뉘앙스가 풍부해지고, 스피커 구동력이 올라가는 이점도 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매력적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Bowers & Wilkins (B&W)의 702 시그너처를 동원했다. 첫 곡은 피에르 불레즈 지휘,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중 ‘Danse Infernale’. 그야말로 다이내믹과 파워가 넘친다. 이 정도 출력으로도 스피커를 콱 움켜쥐고, 원하는 방향으로 핸들링한다. 스피커 자체의 높은 퀄러티가 아낌없이 발휘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투명하고, 밝지만, 경우에 따라선 엄청난 저역을 선사한다. 뒷맛이 개운한 것도 큰 장점이다.



이어서 솔티가 지휘하는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낭랑한 트럼펫 인트로 이후, 과감하게 밀어닥치는 오케스트라의 홍수. 정말 대형기에 필적하는 스케일이다. 또 해상도가 빼어나 수많은 악기의 위치와 음색을 정확하게 분해한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놀랍다. 특정한 대역의 돌출이나 허전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클래스A 방식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동원하면서 놀라운 업그레이드를 이뤄낸 것이다.

마지막으로 데이브 브루벡의 ‘Take Five’. 오른쪽 채널에서 피아노가 반복적으로 리프를 연주하는 가운데, 왼쪽에 위치한 드럼의 솔로가 눈부시다. 기본적으로 5/4박자. 하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다. 킥 드럼의 어택과 화려한 심벌즈 워크. 거기에 환각적인 알토 색스의 질주까지, 집중해서 듣게 한다. 이런 음을 듣다 보면, 진공관이냐, TR이냐, 라는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진다(이종학).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

가격 1,330만원 

사용 진공관 KT120×4, ECC83×1, ECC81×2 실효 출력 50W 아날로그 입력 RCA×5, XLR×1 주파수 응답20Hz-70kHz(-1dB/-3dB) THD 0.1% 이하 S/N비 -100dB 댐핑 팩터 5 크기(WHD) 45.1×17.5×40.5cm 무게 2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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