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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모를 드러낸 JBL L82의 위력

조회수 2020. 8. 28. 1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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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L L82 Classic

최근 JBL 애호가들에게 화제의 초점은 4312G와 L100 클래식(Classic)일 것이다. 전자는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렸고, 후자도 지속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인적으로 L100 클래식은 여러 군데서 들어봤고, 리뷰도 썼으며,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솔직히 북셀프 타입이라곤 하지만, 본격적인 3웨이 톨보이라고 해도 좋다. 특히 제대로 쾅쾅 울리면 어지간한 아파트의 거실은 채우고도 남는다. 대형기에 준하는 성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제품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바로 L82 클래식이다. 사진으로만 보면 외관은 차이가 없지만, 실제로 그 내용은 다르다. L100이 3웨이의 포름이라면 L82는 2웨이다. 그러나 우수한 드라이버의 성능이 잘 발휘되어, 그 퍼포먼스는 기대 이상이다. 가정에서 편하게 사용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L82의 장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4310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본격적인 하만 카돈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더 대중적인 스피커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4310이 스튜디오 쪽을 노렸다면, 이를 가정용으로 변환한 것이 L100이다. 이후 4310은 4311, 4312로 진화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JBL 역사상 형번을 바꾸지 않고, 마이너 체인지만으로 이뤄진 유일한 모델이다. 마치 007 시리즈와 같다. 최근에 다시 클래식 시리즈로 L100이 나오고, 이번에는 L82가 발매되었으니, 여러모로 흥미롭다. 한편 ‘82’는 1982년을 가리키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이 해에 바로 4344와 4312가 나왔기 때문이다. 탄생부터 모종의 역사성을 갖는 제품이라 하겠다.

본 기는 2웨이 방식이면서, L 시리즈의 클래시컬한 감성을 갖고 있어서 흥미를 끈다. 마치 벽돌 무늬를 연상케 하는 쿼드렉스 폼 그릴이 특히 눈에 띈다. 오렌지, 블루, 그리고 블랙 세 가지 색상이 제공되는데, 의외로 오렌지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아마 압도적으로 오렌지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전면을 보면 상단 구석에 트위터가 있고, 그 옆으로 덕트가 나 있다. 이것은 스튜디오 사용을 전제한 콘셉트로, 뒷벽과 밀착시켜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좁은 공간을 전제하면 무척 편리한 구조다. 맨 밑에 배치된 우퍼는 전통적인 화이트 색상으로, 퓨어 펄프 계열이다. 고전적인 재질을 쓰면서도 현대에 맞게 진화시켰음은 물론이다. 8인치 구경으로, 가까이서 보면 제법 크다. 트위터는 1인치 구경의 티타늄 돔 계열. 그 앞에 웨이브 가이드를 붙여서 드라이버를 보호하고 있다. 혼이 아닌 점에 유감을 표시할 수도 있겠지만, 음을 들어보면 혼 타입 JBL의 음이 그대로 나온다. 여기서 본 기의 매력과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스펙을 보면 본 기는 8Ω에 88dB라는 감도를 유지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약간 까다롭지 않을까 싶지만, 메이커에선 25-150W 정도의 출력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아마 스피커 구동 시 4Ω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EL34와 같은 5극관 PP도 좋고, TR은 70W 정도면 무난하다고 본다. 원래 JBL은 크게 앰프를 가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고급형을 붙이면 그에 상응하는 퀄러티가 나온다. 그냥 JBL이라고 함부로 대접하면 그 진수를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북셀프, 그것도 소형기의 콘셉트이지만 담당 주파수 대역은 44Hz-40kHz에 달할 만큼 넓다. 상급기 L100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크로스오버 포인트는 1.7kHz. 4310의 발매 당시와 비슷한 내용이다. 즉, 오리지널의 개성을 지키면서도 현대에 맞게 광대역, 빠른 반응력 등을 더해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실현한 셈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노르마 오디오의 레보 IPA-70B, 소스기는 심오디오의 문 260D를 각각 동원했다. 첫 곡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행진. 일단 화사하고 기분 좋은 음이 나온다. 노르마가 갖고 있는 고품위한 질감이 잘 살아 있다. 매끈하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바이올린군의 움직임이 무척 신선하다. 과거 JBL은 현에는 조금 서툴렀는데, 본 기는 이 부분을 완벽하게 극복하고 있다. 스케일도 크고, 반응도 빠르며, 다이내믹스가 눈부시다. 역시!.



이어서 소니 롤린스의 ‘St. Thomas’. JBL이라고 하면 재즈와 떼어놓을 수 없는데, 그 매력이 여기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하드 밥 시절의 명연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지금 여기로 옮겨온 듯하다. 근육질의 단단하고 호방한 테너 색소폰을 필두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드럼 솔로와 탄력 넘치는 베이스. 재즈에서 바라는 모든 것이 아낌없이 재생되고 있다. 대형기로 잘 정리된 시스템을 가진 분들도 이런 재즈를 들으면 서브용으로 얼른 선택하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I Remember You’. 보컬에서도 본 기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중역대의 밀도감이 높아 과거와는 완전히 차별화되지만, 시원한 고역과 에너제틱한 저역이 잘 어우러져, 한층 진화한 형태의 JBL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노르마 오디오와 조우하면서 더 우아하고, 아름다운 음색도 드러내고 있다. 미제 앰프 일변도로만 매칭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달콤하고, 사려 깊은 크롤의 보컬을 들으면 그냥 넋을 잃고 음악에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덧 시청이라는 사실도 잊는다(이종학). 

문의 오디오플랫폼 (02)512-5509

가격 350만원(스탠드 별매 : 35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JW200PW-6, 트위터 2.5cm JT025TI1-4 재생주파수대역 44Hz-4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7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28.1×47.2×31.5cm 무게 1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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