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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오디오, 마감부터 다른 핀란드산 스피커

조회수 2020. 8. 28.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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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udio Talvi

동네 목공 기술자한테 이 스피커 사진을 보여 주며 이런 인클로저를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단순한 CAD가 아니라 정밀 특수 장비와 전문가가 필요하고 국내에서는 작업이 어렵다는 것. 사각형의 단순한 통은 쉽지만 내부에 각기 독립 공간, 그것도 크기와 각도가 다르며 연결 통로까지 방향이 다르면 통 원목을 깎아 내는 정도의 가공 능력이 필요한데 누가 그 귀찮은 일을 하겠냐는 것이다.



자작나무 합판은 철제보다도 더 단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자작나무 합판을 강력 무공해 접착제를 이용해 수십 겹으로 압착해야 하는데, 대여섯 장이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수십 장의 많은 판재(대강 헤아려 보니 40장이 넘는 것 같다)를 높은 압력으로 접착한다는 것은 국내 기술력으로는 안 된다고 한다.



이 자작나무 합판은 북구의 추운 고장이 본고장으로, 그 제품이 일급이고, 또 그것을 이렇게 가공할 수 있는 기술도 그쪽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인데, 펜오디오는 그 점에 착안 20여 년 전에 핀란드에서 자작나무 합판을 스피커에 적용해 첫 제품을 내놨다. 1990년대 말 그 2웨이의 소형기를 처음 봤을 때 대나무 조각으로 만든 줄로만 알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이런 인클로저가 보기만 좋아서는 스피커로 성공하지 못한다. 인클로저의 중요성은 거론할 필요도 없다. 현재 세계 스피커의 태반은 고밀도의 MDF를 절단하고 표면에 필름을 부착한 것인데, 저가품일수록 싱크대를 만드는 가볍고 싼 MDF가 사용된다. 가끔 알루미늄 인클로저나 특수 플라스틱 인클로저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고가이며 가공이 힘든데도 굳이 그런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소리의 울림이나 잔향 같은 것에서 이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펜오디오는 그동안 소형기부터 톨보이까지 여러 기종을 선보여 왔는데, 모두 동일한 자작나무 합판 가공 인클로저다. 자작나무의 효과는 이미 숱하게 공개되어 있다. 피톤치드의 진정 효과, 면역력 강화, 실내 습도 조절 등이 대표적이고, 우리나라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에도 자작나무가 사용되었다. 수축과 팽창에도 안전하며 목재 밀도가 치밀해서 철제를 대신할 정도로 튼튼하니 아마 스피커 인클로저로는 이를 능가하는 재료가 없을 터이다.

시청기는 2.5웨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이며, 동사의 플로어스탠딩 제품으로는 막내 급이면서 최신작이다. 현재 동사의 라인업은 플래그십인 신포니아 시그너처부터 시작해서 소나타 시그너처, 세레나데 시그너처, 신포니에타 시그너처 등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가 있고, 소형기로는 센야 시그너처, 카리스마 시그너처, 그리고 최근에 선보인 루미 등이 있다.



명칭이 Talvi(겨울)인 시청기는 동사가 즐겨 채용하는 시어스의 최고가인 엑셀 라인의 유닛을 사용한 것이 특징. 센터에 페이즈 플러그가 장착되어 있고, 우퍼 재질은 CURV라는 신소재인데, 마치 직조 섬유처럼 가로세로 그물망처럼 섬유 줄기가 보인다. 25mm 크기의 트위터도 같은 시어스의 엑셀 라인의 실크 돔 제품이다. 크로스오버는 사진으로 공개되어 있는데, 문도르프 콘덴서와 큼지막한 공심 코일이 인상적. 이 크로스오버는 동사에서도 핸드 메이드로 완성하는 프리미엄 급으로 분류가 된다. 바인딩포스트도 급에 맞게 WBT 넥스트젠을 사용했다.



시종일관 동사가 날렵한 플로어스탠딩 스타일에서 더 이상 크기를 확대하지 않는 것은 재질의 특성상이지만, 시청기만 해도 이 사이즈로는 어려운 공간 확대 능력을 가지고 있다. 20여 평의 공간까지도 권장 사용 범위이다. 3웨이의 대형기 못지않다.

시청기를 울린 것은 이번 호 리뷰로 마련된 프라이메어 프리와 파워 앰프(PRE35 DAC, A35.2)로 정갈한 소리를 내주는 기종으로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이 스피커의 소리는 겉 인상과 대동소이하다. 제목이 겨울인 만큼 다소 차가운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소리가 청명하려면 확실히 약간 차가운 쪽이어야 한다. 자연스러움이나 따뜻한 소리가 적격인 음악도 분명히 있지만 현대 오디오 사운드의 소리 취향은 청명하고 정확한 쪽으로 이동한 지 오래인 것 같다. 시청기의 음색은 매우 차갑지는 않지만 북구의 청명하고 드높은 숲 공기처럼 상쾌하고 매끄럽게 재생된다. 영국의 모니터 계열과는 미묘한 차이인 것 같다. 정확하고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 뛰어난 해상력, 맑으면서도 웅장한 저역, 섬세하기 짝이 없는 고역 등이 인상적. 현의 휘어짐이 좀더 리얼하며 여성 보컬의 끝 부분이 하늘거리며 사라지는 느낌이 있다. 섬세, 치밀한 묘사력 때문일 것이다. 원래 이 제작사의 제품에 호감이 많았지만 시청기는 거의 정점에 와 있는 듯하며, 감동을 주기에 충분할 것 같다(김남).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610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4.5cm 시어스, 트위터 2.5cm 시어스 엑셀 재생주파수대역 34Hz-2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00Hz, 5.5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W 이상 크기(WHD) 16.6×108.6×31.6cm 무게 2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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