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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로, 하이파이의 시작과 끝을 제시하다

조회수 2020. 7. 24.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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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oro Maestro

이번에 소개할 소노로(Sonoro)라는 회사는 내게 각별하다. 개인적으로는 올인원 내지 라이프 스타일의 디바이스인 마이스터스튁이나 프리스티지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우연히 리뷰를 하면서 정말 그 품질과 디자인에 반하고 말았다. 정통 독일 디자인의 심플함과 단아함을 갖고 있는 점이 정말 좋았다. 바우하우스의 전통을 충분히 계승했다고 본다. 또 직관적인 운영 시스템은 따로 매뉴얼이 없어도 충분히 적응이 가능했다. 음에 대해선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가운데 만난 마에스트로(Maestro)는, 동사의 플래그십 모델에 해당하면서 과감히 스피커를 버렸다. 즉, 전문적인 하이파이 스피커를 동원해서 제대로 즐기라는 의미인 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에 갖고 있던 기술력 중 스피커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극대화하면서, 더 하이파이 지향의 기기를 선보인 것이다. 이것은 인티앰프를 기본으로 차근차근 부가 기능을 더한 일반적인 경향과는 정반대다. 하지만 일단 어려운 문제를 풀고 나면, 나머지는 술술 풀린다. 형태는 리시버 타입이지만, 이미 개발된 기술력을 더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본 기가 갖는 가치는 매우 특별하다.

참고로 이번 시청에는 엘락의 최신작 카리나 BS243.4를 붙였는데, 마치 한 명의 설계자가 만든 듯, 멋진 궁합을 보여줬다. 전문 하이파이의 퀄러티를 갖고 있으면서, 운용상의 편리함도 아울러 갖고 있어서, 이것으로 오디오를 시작해도 좋고, 또 끝내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내 관심도 이 기기로 향하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소노로의 기기에 가진 관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CD 플레이어의 장착. 물론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인터넷 라디오를 활용할 수 있지만, 내 거실에 가득한 CD를 그냥 묵혀두기 아깝다. 또 오전에 글을 쓰는 패턴에서, 오후가 되면 좀 휴식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때 전문적인 오디오를 들으며 또 집중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대충 음을 내는 기기와 대면하고 싶지도 않다. 이럴 때 적합한 것이 본 기다. 또 하나는 높은 퀄러티. 이전에 들은 마이스터스튁의 경우, 별다른 욕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음질을 자랑했다. 단순한 올인원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은 경지인 것이다.



2006년 창업한 동사는 독일의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당연히 사용하기 편리하고, 고품위한 음질을 갖춰야 하며, 독일의 장인 정신이 발휘된 제품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런 대목에서 벤츠, 포르쉐, 라이카 등과 일맥상통하는 뭔가가 소노로에서 발견된다. 본 기도 마찬가지.

일단 중앙에 큼지막한 디스플레이 창이 보기 좋다. 꺼놓고 있으면 시계로도 쓸 수가 있다. 당연히 측면에 난 슬롯에 CD를 삽입하면 플레이가 된다. 또 턴테이블도 연결할 수 있으며, 놀랍게도 MM 카트리지를 쓸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난 이런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든다.



한편 인터넷 라디오, FM·DAB+ 라디오, 블루투스 등이 골고루 다 되며, 스트리머의 기능도 충실하다. 스포티파이, 타이달, 코부즈, 디저, 아마존 뮤직 등에 모두 대응한다. 이런 다기능이 자칫 잘못하면 음질 열화나 조작의 혼란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이 대목에서 무척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다. 이 부분이 과연 메이드 인 저머니라는 인상이다. 젊은층뿐 아니라, 오디오를 처음 접하는 노년층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디자인. 나는 마치 옛날 텔레풍켄이나 그룬딕에서 발견되는, 독일 특유의 단단하면서 질리지 않는 모습을 여기서 발견한다. 확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이런 디자인만 갖고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럼 본격 시청에 들어가 보자.

첫 곡은 그리모와 가베타가 함께 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 1악장. 정말 그윽한 음향의 첼로가 등장한다. 잔향이 길고, 새김이 깊다. 배후에 영롱하게 펼쳐지는 피아노의 타건에도 힘이 실린 모습이 보인다. 기본 퀄러티가 정말 놀랍다. 이 작은 몸체에 다기능을 담고 있으면서도 기본적인 앰프의 실력이 출중하다. 자료를 보니 하이펙스의 클래스D 방식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출력은 8Ω에 100W. 어지간한 북셀프와 톨보이는 충분히 커버할 내용이다. 그럼 그렇지.

그래서 이번에는 아바도가 지휘한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을 들었다. 초반에 나오는 트럼펫이 저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서서히 악단이 기지개를 켜고 다양한 악기가 출몰하는 대목이 매우 드라마틱하다. 빼어난 정위감은 기대 이상이다. 어떻게 이런 레벨이 가능할까 의심할 정도로 풍부한 입체 음향이 재생된다. 특히 투티에서 강력한 저역의 펀치력은 정말 묵직하다. 같은 독일산이라 그런지 모르지만, 엘락의 스피커와 궁합도 좋다. 가격적인 면을 생각하면 좋은 매칭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Brothers in Arms’. 마치 스튜디오에 온 듯 무척 정교하고, 빼어난 해상력을 보여준다. 배후에 깔린 깊은 신디사이저의 신비한 음향. 그것을 배경으로 손가락으로 튕기는 기타의 생생한 표정. 다소 건조하면서 또 매력적인 보컬. 여러 요소가 잘 어우러져, 오서독스하게 펼쳐진다. 서서히 클라이맥스로 향할 때 강력한 드럼과 베이스의 돌진도 인상적이다. 이 정도 퀄러티라면, 굳이 CDP 따로, 앰프 따로, 스트리머 따로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하이파이의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좋다(이종학). 

수입원 (주)디앤오 (02)540-7901

가격 199만원

실효 출력 100W(8Ω), 170W(4Ω) 디스플레이 2.8인치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A×1, LAN×1 아날로그 입력 RCA×1, Phono(MM)×1, Aux(3.5mm)×1 프리 아웃 지원 네트워크 지원 블루투스 지원(apt-X) 헤드폰 출력 지원 FM/DAB 지원 크기(WHD) 43.2×12×27.7cm 무게 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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