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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박스에 담긴 거대한 음향에 감탄하다

조회수 2019. 10. 28.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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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ound Vault 2i

본기의 이름은 볼트(Vault)다. 볼트는 지하실, 금고 저장실과 같은 뜻을 갖고 있다. 기기의 성격을 생각하면 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싶다. 말하자면 본체 내에 저장실 갖고 있어서 언제든 편하게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TB 사양의 하드디스크가 내장되어 있다. 그런데 그 쓰임새가 재미있다. 바로 CD를 리핑해서 저장하는 것이다. 그 포맷도 자기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FLAC, MP3, WAV 포맷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말로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 사용자들에게는 희소식. 바로 시리(Siri)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XR에 BluOS 앱을 설치한 다음 시리로 구동하는 것이다. 또 아마존의 알렉사도 사용할 수 있다. BluOS 앱을 사용하면 그 편의성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진일보한 테크놀로지가 가득한 디바이스다.


물론 아직은 말로 하는 서비스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계속 진화 중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향후 빅 데이터가 쌓여 가면 일일이 자판을 찍는 행위가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이 점은 확언할 수 있다. 그런 미래지향적인 제품을 만난 것이다. 

본 기는 쉽게 말해서 세 가지의 기능을 갖고 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CD 리퍼, 그리고 스트리머. 사실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스트리머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NAS라든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라든가, 이런 기본적인 내용은 구태여 언급할 필요가 없다. 다른 경쟁작이 지원하는 것을 다 커버한다고 보면 된다. 단 기존의 타이달이나 스포티파이 외에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품으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 확실히 신생 업체이고, 개방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서 경쟁이 심한 이쪽 분야에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블루사운드로 말하면, 아무래도 북미 쪽에 근거한 회사 같은데, 정말 성장 속도가 눈부시다. 본 기는 하이파이 쪽에 속하고, 흔히 올인원이라고 하는 제품군도 있으며, 사운드바와 서브우퍼를 통해 홈시어터 쪽도 활발하게 노크하고 있다. 말하자면 단순하게 소스기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앰프와 스피커도 아울러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동사의 홈페이지를 가보면 테크놀로지 중심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음악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제품을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CD도 좋지만 스튜디오 마스터급의 24비트 음원도 커버하고 싶다는 부분이다. 아마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 엔지니어 집단이 동사를 이끌어가지 않나 판단이 된다. 

본 기의 가장 큰 장점은 PC나 맥을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미덕을 그런 디바이스 없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사실 PC나 맥은 문서 작업이나 사무용이지, 음악 감상용은 아니다. 헤드폰 정도를 들을 수는 있어도, 본격 하이파이용으로는 부적격이다. 말하자면 본 기는 컴퓨터의 장점을 살리되 최대한 오디오 디바이스로 진화시켰다는 점이다. 참고로 1GHz 사양의 듀얼 코어 ARM Cortex A9 프로세서를 쓰고 있어서 편의성이 매우 뛰어나다.


사실 고급 사양의 컴퓨터 쓰는 분들은 이런 제품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 음을 들어보면 생각 달라질 것이다. 나 역시 본 기를 듣고 상당히 놀랐다. 제품 사이즈가 작고 다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하나의 아이디어 상품으로 봤지만, 음을 들어보니 본격적인 하이파이용 소스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시청을 진행할수록 점차 빠져들고 많았으니까. 기본적으로 오디오를 아는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인상이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크렐의 최신작 K-300i를 사용했고, 스피커는 포칼의 코라 826을 동원했다. 첫 곡은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브람스의 교향곡 3번 3악장. 온화하면서 부드러운 선율이 편하게 다가온다. CD를 리핑한 트랙인데, 전혀 리핑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케스트라의 세세한 부분이 정확하게 포착되고, 음색도 매력적이다. 질감이 좋고, 정보량이 풍부하다. 또 아이폰으로 구동하니, 정말 편하다. 투티에서 몰아칠 때의 박력도 일품. 소스기의 진화가 이 가격대에서도 충분히 이뤄졌구나 새삼 실감했다.

이어서 제인 몬하잇의 ‘Over The Rainbow’. 보컬이 정중앙에 오롯이 서 있고, 그 주변으로 피아노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녹음 당시의 공간이나 홀 톤이 정확하게 재현된다. 숨을 내쉬고, 침을 삼키고 하는, 살아 있는 가수의 모습을 여기서 만날 수 있다. 베이스가 툭툭 내던지는 저역이나, 브러시로 스네어를 긁는 대목이 정말 리얼하다. 양질의 CD 플레이어를 대하는 느낌으로 감상한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자크 루시에의 ‘Prelude No.1’. 바흐의 작품을 재즈 피아노 트리오로 각색한 트랙이다. 피아노의 간결하면서 영롱한 느낌이 좋고, 베이스의 깊은 음향이나 드럼의 화려한 터치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공간 표현이 좋고, 다이내믹스도 발군이다. 확실히 소스에 담긴 음원을 일체 훼손하지 않았다고 판단이 된다. 비록 작은 박스지만, 하이파이 실력이 만만치 않다(이종학). 

수입원 (주)소리샵 (02)3446-7391

가격 187만원 

프로세서 듀얼 코어 ARM CORTEX A9, 1GHz 디지털 입력 Optical×1, USB A×2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Aux(3.5mm)×1 아날로그 출력 RCA×1 DAC 32비트/192kHz 스토리지 2TB 립 포맷 FLAC, MP3(320kbps), WAV THD+N 110dB 디스토션 0.005% 블루투스 지원(Ver5.0, apt-X HD)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3.5mm) 서브 아웃 지원 크기(WHD) 22×9×19.2cm 무게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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