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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바쿤 프로덕츠, 음악으로 마음을 치유하다.

Bakoon Products AMP-5570 돈오점수의 경지, AMP-5570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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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4월 14일, 구마모토 남쪽 14km 지점에서 강도 6.4의 강진이 발생했다. 무려 1,400여 회의 여진을 동반할 만큼 강력한 것이어서, 심지어 우리 경남 지역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68명이 사망, 1,3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이재민이 1만명이 넘었다. 좀 과장하면 작은 원폭 정도가 터진 규모라 하겠다. 무려 37,000여 채의 문화재며, 가옥이 손실되었으니 말이다. 약 1,700억엔의 피해를 낸 참혹한 재앙 앞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도시는 아무 손도 쓸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불행은 오히려 인간을 강하고 또 성숙하게 만든다. 각계각층에서 도움의 손길이 왔다. 1,300여 명이 넘는 자원 봉사자가 내려오고, 복구를 위해 정부는 복권까지 발행했다. 또 8천억엔에 가까운 특별 예산을 편성해서 빠르게 도시를 정비해갔다. 그 와중에 바쿤 프로덕츠에서는 지진 성금 모금을 위해서 AMP-KUMAMOTO를 발표해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 우리 애호가들도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는 일조했다고 본다.


한편 이 참사를 겪으면서 나가이 씨도 여러 가지 느끼는 게 많았던 모양이다. 앰프 제작자 이전 한 명의 인간으로서, 또 같은 도시에 사는 주민으로서, 일종의 사회적인 책임이나 공공의 선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이다. 이런 인간적인 고뇌와 번민은 또한 본연의 작업에도 영향을 미쳐 한층 성숙한 단계의 테크놀로지를 배양하게 되었다. 그게 바로 AMP-5570의 탄생과 연관이 된다.


이번에 만난 AMP-5570을 들으면서 이 놀라운 마스터피스는 단순히 한 개인만의 연구, 노력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하나의 거대한 재난 앞에서 그 고통을 몸소 겪고 주위 사람들과 아픔을 같이하면서 일종의 정신적 고양을 이룬 것이 기반이 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그간 갈고닦은 기술이 하나의 정점을 이뤄 기량의 만개라고나 할까, 뭔가 차원이 다른 경지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바쿤 프로덕츠가 상징하는 깨달음, 그 깨달음을 계속 수행하면서 또 다른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마치 지눌 선사가 말한 돈오점수의 경지, 이 부분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돈오점수란 깨달음을 어느 순간 얻을 수 있지만,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된 수련과 수행을 통해 그 깨달음을 유지하고 또 더 큰 깨달음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바쿤 프로덕츠의 역사와 더없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본 기를 필두로 정말 하나의 획을 그을 만한 제품들이 연이어 줄을 서고 있다는 인상도 받았는데, 애호가의 한 명으로서 매우 흥분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우선 AMP-5570을 대면하면서 제일 먼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사이즈다. 그간 콤팩트한 제품을 추구하다보니 어떤 면에서 이 틀에 갇혀버린 부분도 없지 않았다. 물론 이런 작은 몸체에 엄청난 퀄러티를 담아낸다는 것이 바쿤 프로덕츠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하지만 점차 애호가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제작사 자체의 노하우도 쌓여가는 마당에 초창기의 제품 철학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바로 이 부분에서 뉴 제너레이션으로 접어든 바쿤 프로덕츠의 실체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몇 가지 과감한 기술적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서 우선 언급해야 할 것이 공연장용 앰프 PAE-100W이다. 올해 1월에 완성되어 이를 기반으로 5월에 스튜디오 모니터용 앰프 SME-100W가 발표된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즈음, 그러니까 4월경에 새 집적 회로 HBK(I)-IC도 개발되었다. 즉, PAE-100W와 HBK(I)-IC를 결합한 새 제품의 콘셉트가 이 시기에 태동한 것이다.

한편 지난 3월 나가이 씨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서 우리 애호가들과 열띤 만남을 이룬 바 있다. 1부에선 사트리 회로를 중심을 한 바쿤 프로덕츠의 여러 기술력을 심도 깊게 피력했고, 2부에선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애호가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아마 이 부분이 나가이 씨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다음 달에 HBK(I)-IC가 완성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이후 6월에 AMP-5570의 기판이 나오고, 8월에 프로토 타입이 완성되는 등 빠른 템포의 개발이 이뤄졌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는 무척 지난했다. 밤을 새워 스텝들을 몰아치고 본인도 신경이 곤두설 대로 곤두섰다. 주변에서 건강을 염려할 정도였다고 한다. 최근에 의사의 권고를 받아들여 체중 감량을 목표로 운동을 시작한다고 하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무튼 이번 AMP-5570의 핵심 기술 중 하나가 HBK(I)-IC다. 이 부분을 자세히 설명할 필요를 느낀다. 무엇보다 기존의 SATRI-IC와 무엇이 다른가,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도록 하겠다. 이 대목에서 HBK(I)의 뜻이 뭔가 우선 짚어보자. 정식 명칭은 HIBIKI, 즉 히비키라고 읽는다. 한자로 향(響)이라고 쓴다. 음향이라고 할 때 쓰는 한자가 바로 그것이다. 일종의 울림을 뜻한다. 여기엔 나가이 씨 자신의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다. 즉 여러 굴곡을 겪고 아픔을 거치면서 떠안게 된 인생의 무게를 음악의 울림으로 깨끗이 씻어내보자라는 것이다. 최근의 구마모토 대지진이라던가, 그간 살아오면서 거친 역경 등을 ‘음악으로 한 번 치유해보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HBK(I)-IC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SATRI-IC와 구분이 된다. 우선 사트리의 경우, 전류 입력과 전류 출력을 특징으로 하지만, CDP 등의 전압 신호와 접속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전압을 전류로 변환시켜야 한다. 반면 HBK(I) 쪽은 회로 자체에 전류뿐 아니라 전압 입력도 함께 제공하므로 추가적인 완충, 변환 회로가 필요 없게 된다. 또 하나는 사트리로 말하면 출력 신호가 입력 신호와 같은 극성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에 일종의 신호를 반전하는 회로가 필요하다. 하지만 HBK(I) 쪽은 입력과 출력의 신호 극성이 기본적으로 같다. 일체의 반전 회로가 필요 없는 것이다.


물론 SATRI-IC-UL과 같은 압도적인 고정밀도의 회로가 가진 장점도 많이 있지만, HIBIKI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제안한 것도 분명 의미가 있다고 본다. 더 회로가 심플해지면서 향후 앰프뿐 아니라 마이크나 프로용으로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예상해본다. 한편 AMP-5570에는 HBK(I)-IC뿐 아니라, HBFBC-IC라는 집적 회로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Hybrid FET Input Buffer Circuit’의 약자로서 간단히 말해 바이폴라 TR과 FET를 함께 쓰는 것이다. 바이어스 전류를 컨트롤하기 위한 일종의 완충 회로라고 보면 된다.


아무튼 신작 AMP-5570은 현행 바쿤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새로운 집적 회로가 특별히 개발되어 장착되었다. 그러므로 당연히 그 음이 어떤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전 SATRI-IC를 쓴 모델을 가져다 일종의 AB 테스트를 해봤다. 그 내용은 상당히 놀랄 정도였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카스타 어쿠스틱스의 모델 C를 사용했고, 디지털 및 아날로그 소스를 골고루 이용했다.


첫 곡은 마이클 틸슨 토머스 지휘, 샌프란시스코 필 연주의 말러 교향곡 1번 1악장. 전작의 재생음에선 역시 바쿤이 가진 장점이 잘 부각된다. 해상도와 스피드가 일품이고, 풍부한 음악성은 계속 찬탄을 자아내게 했다. 과연 이 레벨을 뛰어넘는 음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설 정도였다. 이윽고 AMP-5570을 듣자 그것은 기우였음이 판명되었다. 더 정보량이 많아졌고, 공간감의 묘사나 잔향이 뛰어나며, 음 하나하나에 에너지와 실재감이 더해졌다. 약간 살집이 붙었다고 하면, 그만큼 멍청해진 것이 아니냐 반문할 수도 있다. 절대 아니다. 오히려 보다 더 악기 소리에 가까워졌다고나 할까? 또 플래그십다운 카리스마라든가, 무게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나도 모르게 가볍게 박수를 치고 말았다.


이어서 지미 스미스의 ‘The Preacher’. 라이브 녹음다운 활력과 약간 거친 듯한 감각이 주는 매력이 잘 살아 있다. 녹음 당시의 환경이 충분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작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AMP-5570은 훨씬 더 리얼하다고나 할까? 이를테면 더 색채가 진하면서 에너지가 강력하고, 음악 자체가 주는 호소력이 이쪽을 확실하게 움직인다. 단순히 음악적이라고 쓰기에는 부족할 것 같은 경지다. 쉽게 표현해 같은 곡을 CD로 듣다가, LP로 바꿨다고나 할까? 특히 공간감이 풍부하고 무대 주변의 긴장감이나 관객의 반응 등이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에릭 클랩튼의 ‘Give Me Strength’. 당연히 AMP-5570 쪽이 드럼의 어택이나 베이스 라인의 무게 등이 더 뛰어나다. 목소리는 확실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약간 텁텁하면서 관조적인 느낌이 멋지게 살아난다. 기타의 경우, 가볍게 초킹하거나 혹은 슬라이딩 하는 부분이 일체 누락 없이 표현된다. 연주자가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쓰는 여러 테크닉이 더 음악적으로, 또 디테일하게 전달되는 것이다. 왜 음악을 들으며 삶에 얹어진 무게를 덜어보라고 이야기했는지 충분히 납득이 되는 순간이다.


사실 카스타 어쿠스틱스의 모델 C는 그간 수도 없는 매칭으로 들어서 꽤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AMP-5570과 물리고 보니 전혀 다른 스피커가 되었다. 이토록 좋은 스피커였나 싶을 정도였다. 스피커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앰프 하기 나름이긴 하지만, 이번의 변화는 너무 극적이어서 새삼 카스타 어쿠스틱스의 모델 C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최근 구마모토는 서서히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 한때 우리와 직항편으로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졌지만 대지진 이후 한동안 끊겼었다. 이제 이 노선도 살아났고 골프채를 들고 구마모토로 향하는 한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거리엔 활력이 넘치고 새로 단장한 문화재들은 반갑게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라는 표정이다.


하지만 아무리 활짝 웃음을 지어도 그 안에 숨겨진 슬픔을 숨길 수는 없다. 이 비극의 현장 한가운데 있었던 개발자 아키라 나가이 씨의 마음도 그럴 것이다. 이것을 치유하기 위해 새롭게 AMP-5570으로 도약하는 것은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삶의 무게에 지치고 힘든 분들은 바쿤 프로덕츠의 제품을 통해 일종의 힐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AMP-5570이 좋겠지만 그 밑의 제품들도 얼마든지 괜찮다. 기본적으로 바쿤은 큰 깨달음을 얻어서 시작한 후 오랜 기간 수행을 통해 거듭된 깨달음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AMP-5570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글 | 이종학(Johnny Lee)


수입원 바쿤매니아 (070)4065-7500

[Bakoon Products AMP-5570]

가격 980만원

실효 출력 100W, 300W(Mono)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크기(WHD) 44×23×36cm

무게 1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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