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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되고 싶니?"

조회수 2018. 2. 1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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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이 버겁게만 느껴진다면

세상은 우리에게 한눈팔지 말고 오직 한 우물만 파라고 가르친다. 오롯이 하나에만 ‘집중’하고, 너에게는 과연 ‘끈기’가 있느냐 질책하며, 무언가에 ‘1만 시간’을 투자할 각오로 덤비라고 말이다. ‘하나만 잘하면 대학 간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우리는 단 하나의 열정과 진정한 천직을 발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그렇게 성공과 행복이라는 보상이 저절로 따라올 거라 믿었다. 하지만 만약 선택한 그 길이 틀렸다면? 그보다, 만약 당신이 애초에 하나만 선택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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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TED) 최고의 인기 강연 ‘어떤 사람들에겐 하나의 천직이 없는 이유’를 통해 전 세계 500만 명을 열광케 한 화제의 주인공인 에밀리 와프닉(Emilie Wapnick)은 말한다. 어떤 이들은 하나의 길을 결정할 수 없으며, 결정해서도 안 된다고. 

유난히 관심사가 많고 다재다능하며 나름의 열정도 있으나 크게 이뤄놓은 것은 없고, 천직을 찾아 헤매지만 한 가지만 파기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람들. 주변에서는 그들에게 재능을 낭비하지 말고 진짜 원하는 걸 찾으라고 닦달할 테지만, 에밀리는 이들의 산만함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잠재력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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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양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자신만의 길을 걷는 그들을 ‘다능인(Multipotentialite, 멀티포텐셜라이트)’이라 명명하며, 이들의 통합 능력과 빠른 습득력, 적응력이야말로 끝없이 변하는 이 사회가 가장 원하는 재능이라 설파한다. 진득하지 못하고 깊이 있지 못하며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누구보다 빨리 배우고 그 경험들을 엮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비록 스페셜리스트는 되지 못할지라도 순식간에 몰입하며 누구와도 쉽게 융합하는 그들이 결국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이다. 

 ‘진정한 천직’이라는 신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수십 차례 받았던 이 질문에는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함정이 있다. 왠지 꼭 하나만 골라 대답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말이다. 어른이 될수록 질문의 무게는 무겁게만 느껴지고, 우리는 점점 불안해졌다. 나는 왜 매번 꿈이 바뀔까? 조금씩 다 할 수 있다는 건 결국 평범하다는 것 아닐까? 지금 하는 일이 정확히 어떤 건지 왜 나는 설명하기 어려울까? 그리고 이 모든 질문에 시원스레 답할 수 없다는 건 결국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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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얘기에 공감한다면, 당신도 다능인일지 모른다. 수많은 꿈을 모두 포용하기에 충분한 사람이라는 것. 아인슈타인, 프랭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리고 스티브 잡스…. 이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 ‘진정한 천직’이 없어도, 다양한 관심사와 열정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자 하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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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에 겁먹지 말자. 멀티-포텐셜-라이트, 즉 재능이 최고로 많은 사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 최고로 호기심이 많고 그만큼 많은 잠재력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새로운 단어니 말이다. 이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여러 분야의 아이디어를 통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한 가지에 몰두하고, 뒤이어 또 다른 것에 몰두해 본 경험이 있기에 습득이 빠르다.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가장 유용한 재능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의 딴짓은 시간 낭비가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편집하여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 이는 최근 몇 해 전부터 강조되고 있는 융합이나 통섭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인문학과 공학이 만나 ‘인지공학’이 되고 생태학과 경제학, 기술이 만나 ‘지속 가능 개발’이 되듯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열정적인 호기심과 관심사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인해 끝없이 새로운 분야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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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능인들에게 일하는 시간은 배움의 시간이다. 배운다는 행위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각도에서 세상과 우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자신도 미처 몰랐던 숨겨진 잠재력과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고, ‘저 사람에게 맡기면 뭐든 해결해낼 수 있다’는 일종의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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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은 성취의 경험들이 쌓이면 상처받은 자존감은 물론, 실패에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도 높아진다. 라이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얼마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가’로 좋은 노동의 기준이 변하고 있다고 한다. 최고라는 단어에 집착하기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능인의 방식으로 말하자면, 성취감이란 ‘다양한 관심사로 파고드는 사소한 시간들의 확실한 행복’에서 나온다. 


이규열

[참고도서] 모든 것이 되는 법(원제 How to be everything) | 에밀리 와프닉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머니플러스 2018년 2월호(www.fnkorea.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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