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메뉴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머니플러스

“백수가 시대를 바꾼다”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로

9,292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우리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이라는 시스템에 합류하지 못한 청년을 ‘백수’라고 낙인찍는다. 이처럼 산업화시대의 실업은 배고픔이며 무능이었고 모자람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고 있는 오늘에도 여전히 백수는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언제 경제활동을 하게 될지 불확실하여 막막한 상태에 처한 사람”인가? 사회의 낙오자인가?

출처@lukasbieri
1
정규직‘안정된삶’이라는신화…
노동은소외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만 우선 시행됐던 ‘주 52시간 근무제’가 2021년 1월부터는 종사자 50명 이상의 중소기업에 대해서, 7월부터는 5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된다. 즉,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는 우리에게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묻고 있다.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국민소득은 3만 불 시대에 진입했고 ‘저녁이 있는 삶’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맞이해야 할 잉여시대는 벌써 코앞에 왔지만 그것을 활용하며, 더욱이 행복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의 가치를 삶에서 실제적으로 느껴야 한다.

출처@markusspiske

틀에 박힌 노동의 일과로부터 과감히 탈주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백수는 경제활동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규칙적이고 일관된 노동, 한마디로 ‘정규직’이란 진정한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소비’란 미덕이다. 하지만 소비가 가져다주는 행복은 그리 길지 않다. 명품과 차, 집을 소유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던 이전 세대를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의 부를 얻는 대신, 자신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출처@geralt
2
‘삶’이라는 여행…
‘집’이 아니라 ‘길’을 찾아라!

모든 사람이 갈구하는 삶은 결국 ‘자유인’의 삶이다. ‘공부하고, 취업하고, 가정을 이룬다’는 정해진 절차를 밟아온 사람들이 결국에 추구하는 가치는 ‘자유’다. 그렇게 가정을 이루고자 노력을 했으면서도 종국에는 그로부터 벗어난 자유의 삶을 원한다. 

‘황혼이혼’, ‘졸혼’ 등의 단어가 유행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이제는 단지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단기적인 여행만 말할 것이 아니라 생애 자체가 ‘정주(定住)’에서 ‘이동(移動)’으로 그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인생이 한 편의 여행 아닌가.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를 살아야 한다. 

출처@geralt

취업난에 맞닥뜨린 청년들만이 백수는 아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포함해서 중년 백수, 장년 백수도 수없이 많다. 어떤 청년들은 자신의 때만이 가장 힘든 것처럼 방황하기도 하지만, 중장년의 방황은 생각보다 큰 파고를 지녔다. ‘안정된 생활’을 구축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세대들도 삶의 허무함을 마주하며 결국엔 백수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세대에서 백수가 양산된다면, 모든 인간의 종착지가 곧 백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TheAngryTeddy
3
청년·중년·장년도 백수…
‘백수’의 정의를 바꾸자!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최근 세상은 1인 미디어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누구든, 언제든 카메라 혹은 마이크 앞에서 자신의 소신과 이야기를 떠들 수 있게 된 것. 동시에 TV는 예능이라는 장르가 전 영역에 침투했다. 뉴스도, 정치토론도, 인문학도 예능화되는 중이다. 

말하자면, 말이 말을 낳는, 바야흐로 구술 시대가 도래한 것. 요컨대, 생산수단은 말, 생산관계는 디지털! 백수한테는 딱 좋은 활동 무대다. 

출처@Free-Photos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저서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프런티어 刊)에서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의 삶을 조명하면서 ‘백수’라는 단어를 새롭게 정의하자고 제안한다. 대체로 ‘백수’는 ‘쓸모없는’, ‘무가치한’의 의미와 더해져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이에, 4차 산업혁명 포스트코로나 시대 ‘백수’를 ‘자신의 삶을 보다 능동적으로 매니지먼트하는 프리랜서’로 보자는 시각을 제시한다. 

출처@HoagyPeterman
4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백수는 시대의 첨병이다!

또한 정치·사회 작가인 채희태는 저서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작은숲 刊)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구조의 변화가 실업자를 양산해 내고 있는 시대에 더 이상 백수에게 기계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며 전통적인 가치관이 실업자로 낙인찍은 ‘백수’를 미래사회의 주역이라고 추켜세운다.

출처@niekverlaan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시스템을 흔들어 놓고 있다. 언택트, 비대면, 재택근무, 배달음식이 일상화되었고, 4차 산업혁명시대 대표적인 백수인 유튜버가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 1위에 등극하는 등 전통적인 가치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백수’가 늘어나고 있다. 

정보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인간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더라도 더더욱 바빠질 것이다. 정보 빅뱅의 시대, 새로운 노동의 목표는 여가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백수는 인류의 새로운 노동 가치를 개척해 가고 있는 첨병이다. 


이규열 기자(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 머니플러스 2021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재테크 전문지 머니플러스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작성자 정보

머니플러스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