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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집콕, 늘어나는 돈 문제

조회수 2020. 11. 30. 10: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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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부부의 재난극복 탈출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외출은 줄었다. 집콕 생활 덕분에 넷플릭스나 왓챠 같은 OTT산업* 관계자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겠지만, 서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진 부부들은 꽤 힘든 재정적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당면한 위기를 우리 부부는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늘어나는 돈 문제로부터 우리 가정을 적극적으로 지키기 위한 해법이 필요하다.

* OTT 서비스(Over The Top) : 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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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프리랜서 강사이자 4인 가족의 가장입니다. 코로나 이후 최근 고민이 많지요. 강의 섭외 횟수가 수개월째 ‘제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지난달부터 온라인 강의 시장에 뛰어들긴 했으나 수입이 코로나 전보다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벤트 기획 사업을 하던 배우자의 소득도 급격히 줄어 몇 개월째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습니다. 그간 맞벌이로 살면서 경제적으로 이렇게 힘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기존에는 서로의 수입을 100% 오픈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지출관리도 엉망이었지요. 심지어 같은 물건이 이미 있는 줄도 모르고 또 사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그동안 전략 없는 경제생활을 하다 보니 코로나 이후 맞게 된 경제 직격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참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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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의 T자 그려보기

요즘은 부부라 하더라도 본인의 수입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추세라고 한다. 상대방의 간섭 없이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 당장의 마음은 편할 듯싶다. 하지만 부부가 가정을 이루어 목돈을 모으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나 코로나가 가져다준 뜻밖의 경제 돌발상황에서 위기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다. 이제는 바꿔보자.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현 상태 그대로의 우리 가정의 수입과 지출, 그리고 자산과 부채를 배우자와 가족에게 솔직하게 나누어 보는 것이다. 돈 문제 앞에서는 언제나 솔직함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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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면 우리 가정의 재무 상태는 양호한 편에 속한다. 부부 재무 상담의 경험상, 매년 증가하는 자산 증가율이 대략 4~6% 정도라면 보통 수준이라 할 수 있고 그 이상이라면 좋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순자산은 늘지 않고 부채만 더 많아지고 있다면 우리 가정의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시작해야 한다. (부채비율 = 부채/순자산)

우리에게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순자산 T자 그리기에 성공했다면 수입지출 T자 그리기에도 도전해 보자. 이번에도 백지에 T자를 그리고 왼편에는 우리 가정의 수입을 근로소득, 이자소득, 기타 소득 등으로 나누어서 적어보고 오른쪽에는 한 달에 필요한 지출을 적어보는 것이다. 이때 지출은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나누어 구분하기도 하는데, 쉽게 생각해서 ‘꼭 필요한 지출’과 ‘줄일 수 있는 지출’로 나누는 것을 추천한다. 꼭 필요한 지출을 줄이려고 괜한 스트레스받지 말고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지출을 관리하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자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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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지출 T자를 그리는 것의 핵심은 ‘마음’이다. 따라서 반드시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해 보자. 돈 이야기는 각자의 솔직함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우리 가족만 있는 집에서 하게 되면 아무래도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생긴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맛난 음료 한잔하면서 기분 좋게 T자를 그려보자.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또한, 한 명이 일방적으로 지출의 10%를 줄이자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금물이다. 서로 대화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지출을 줄여야 할지 토론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강구하도록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기관리의 시작은 비우기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도 늘고 미니멀 라이프(적게 소유하는 삶)의 트렌드 때문인지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최소한으로 줄여 공간을 재탄생시키는 영상 콘텐츠들이 인기다. 모두 ‘과잉’이 아닌 ‘비움’의 철학을 실현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지출 통제를 원활하게 하고 싶다면, 그래서 가정경제의 위기를 잘 극복해보고 싶다면, 미니멀리즘은 꼭 가져야 하는 마인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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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소유물은 다 버리고, 더 이상 물건을 늘리지 말아야겠다는 미니멀리즘의 가치관은 생활을 차츰 심플하게 만들어주며 지출에 대한 욕구도 줄여준다. 넓어진 집안 공간 덕분에 얻게 되는 쾌적함은 덤으로 받는 선물이다. 정말로 갖고 싶은 것을 갖고,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우리 가정의 소유를 비우는 생활에도 도전해 보자. 어찌 보면 이것이 재정 위기관리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돈 문제로부터 우리 가정을 적극적으로 지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뎌보자. 

TIP
<다른 가정과 비교하는 마음>

다른 가정과 비교하는 심리는, 행복의 기준이 나에게 있지 않고 타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타인에게 길들여지는 슬픈 인생을 살뿐이다. 이제껏 학교 다니고, 직장에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시선 때문에 충분히 힘들었으면서, 왜 여전히 다른 사람의 잣대에 맞추어 살려고 하는가. 괜히 다른 가정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탐내지 말고, 우리 가정의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해보자. 코로나로 힘들긴 해도 우리 가정의 행복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

박유나 재무심리 전문가

※ 머니플러스 2020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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