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영어'·중2 '수학' 사교육 효과 커

조회수 2020. 3. 27. 2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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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공화국.’ 대한민국의 학부모들이 짊어진 멍에는 무겁다. 성적보다 인성을 길러주고 수학문제 풀이집보다 좋은 책을 쥐여주겠다는 소신을 지키기는 어렵다. 늘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에 쫓기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못하는 요인으로 ▲사교육 효과에 대한 막연한 기대 ▲일부 성공 사례의 과도한 일반화 ▲불안감을 조성하는 학원의 마케팅 전략 ▲주변 사람과 경쟁의식 등을 꼽고 “개인의 의식만 바뀌어서는 안 되고 작은 점수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도록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입학 초기 말 그대로 전교 꼴찌였던 고등학생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됐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깍두기처럼 외고에 입학했던 송영준 군 얘기다. 송 군은 초등학교 4~6학년 때 동네 공부방에서 영어와 수학을 배운 것 빼고는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흔히들 듣는 인터넷 강의도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처음 들어봤다. 송 군처럼 학원이나 과외 안 받고도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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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수학 때문에…
절반이 학원수강, 학교수업보충 위해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72.8%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의 유형은 학원(49.8%), 학습지(17.2%), 그룹과외(12.6%), 개인과외(12.3%) 순이다.

참여유형별 사교육비를 보면 ‘학원 수강(38만 5천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했으며, ‘개인과외(32만 8천원)’, ‘그룹과외(23만 5천원)’ 순으로 나타났다. 학원수강은 학교급별 관계없이 가장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참여유형이었다. 적은 비용으로도 참여 가능한 사교육 유형인 방문학습지와 인터넷/통신은 전반적으로 낮은 금액을 지출했다. 예체능 및 취미교양 참여학생의 경우 학원수강보다는 개인과외로 지출하는 비용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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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교육을 받는 이유로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수업만으로 충분하지 않아서’(49.0%), ‘선행학습을 하기 위해서’(21.3%), 특목고·대입 등 진학준비를 위해(17.5%) 등으로 응답했다.

사교육 대상 과목은 주로 수학(44.2%)과 영어(40.9%)에 집중됐으며, 국어 사교육도 19.9%나 됐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과목별로 보면 영어가 20만 7천원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차지했으며, 다음은 수학(18만 7천원), 예체능(17만 8천원) 순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는 영어·예체능, 중학교는 영어·수학, 고등학교는 수학과 예체능에 많은 금액을 지출했으며, 학교급별로 주로 지출하는 사교육 과목이 달라졌다. 영어는 초등학교 때 많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수학은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빠르게 증가하고, 예체능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입시 위주로 진행되면서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런데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 꾸준히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으로는 성적을 올릴 수 없는 걸까? 또한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성비(?)가 가장 좋을까? 

초등 중위권 과외 땐 상위권에…
中2부터 사교육효과 ‘뚝’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겸 한국개발연구원(KDI) 겸임 연구위원의 ‘학업성취도, 진학 및 노동시장 성과에 대한 사교육의 효과분석(2010)’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사교육이 학업성적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부터 사교육의 성적향상 효과가 줄어들기 시작해 2학년 이후에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등학교 3학년 때 사교육을 주당 1시간 더 받을 때마다 수능 점수는 평균 0.35~1.54점(100점 기준)씩 높아지지만 스스로 1시간을 더 공부하면 1.8~4.6점씩 더 높아졌다.

초등 6학년의 중위권(50%) 학생이 하루 1~2시간 사교육을 받으면 상위권(상위 10%)의 전혀 받지 않는 학생과 비슷한 성적이 나왔다. 하지만 하위 10%의 초등학생은 사교육을 아무리 늘려도 1시간 미만의 사교육을 받는 중위권 학생의 성적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하루 2시간을 넘는 사교육은 추가적인 성적 향상효과가 미미했으며 고등학교 1학년도 2시간 이상의 사교육이 성적을 올리는데 거의 기여를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수학의 경우 사교육 효과가 중위권 학생에게 컸고 상위권 학생은 중2 때 수학 과외 효과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사교육 효과는 상위권 학생에게서는 미미했다. 영어는 중 1학년 때까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고 그 이후에는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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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생의 공식 수능 점수와 사교육 시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고3 때 주당 1시간 사교육을 더 받으면 받을수록 언어 영역은 0.52(100 기준), 수리 영역은 1.54, 외국어 0.35씩 각각 수능 순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 수업과 과외를 받지 않고 학교수업과 인터넷 수능 방송 등으로 혼자 주당 30시간 이상 공부를 했다고 밝힌 고등학교 3학년들의 수능 점수는 혼자 공부한 시간이 3시간 미만인 학생들에 비해 28.42(100 기준)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사교육 시간이 길수록 초·중·고교 모든 과목의 성적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지만 학교급에 따라, 과목에 따라, 학생 성적수준에 따라 사교육 효과는 모두 달랐다”며 “학생에게 사교육을 시키려면 다른 학생을 무조건 따라 할 게 아니라 자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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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열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 머니플러스 2020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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