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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있는 교육 vs 사교육 없는 교육

조회수 2019. 12. 23. 11: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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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의 갈림길.. 당신의 선택은?

“0세부터 독서 교육을 시작해야 하고, 유치원에 들어가면 한글과 수학, 영어를 가르쳐서 초등학교 입학 전에 마쳐야 한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수포자(수학 포기자)’, ‘영포자(영어 포기자)’가 될 수 있는 고비이므로 학원의 도움을 받는 건 필수! 그렇지 않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1학년 때부터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건 일부 극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학생은 사교육 없이 좋은 성적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온라인을 비롯한 자녀교육 커뮤니티에서는 위와 같은 내용들이 자녀교육의 정설로 여겨진다. 넘쳐나는 사교육 정보에 ‘이게 과연 맞는 얘기일까?’ 혼란스럽다. 그러면서도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당장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금수저는 못 줘도’… 사교육에 애쓰는 부모

매년 통계청이 발표하는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19.5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출산율은 0.9명으로 줄었다는데, 사교육비는 반대로 늘어난 상황이다. 자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 1천원으로 실제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액은 39만 9천원으로 나타났다. 인기 과목은 역시 영어와 수학이다.

인성습관도 사교육 하는 시대

사교육비 양극화도 갈수록 크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월평균 7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쓰는 비중이 늘었고, 20만원에서 30만원 지출한 학생의 비중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맞벌이 가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녀의 성장 과정마다 필요한 교육을 가정이 아닌 사교육에 의지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30·40대 맞벌이 가정을 중심으로 영유아를 돌봐주는 베이비시터에서 더 나아가 놀이 활동을 돕는 놀이시터, 인성교육과 학습방식 개선을 돕는 에듀시터 등 자녀의 생활 전반을 사교육에 의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매일경제 2019. 08. 11. 보도)

다른 대안은 없을까?

모든 부모가 처음부터 사교육에 빠져드는 건 아니다. 아이가 어릴 땐 거대한 사교육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자녀교육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이 상태가 괜찮은 걸까?’ 걱정이 밀려온다. 이런 불안은 다른 집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게 하고, 결국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선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사교육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잠 못 드는 초등 부모를 위하여(사교육없는 세상, 시사인북, 2019)>에는 “사교육과 관련된 두 가지 상반된 양육 태도가 나타난다. 본인이 어려서부터 사교육을 받으며 자란 만큼 이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습관적으로 자기 자식도 사교육 시키려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사교육이 별 효과가 없었다며 내 아이는 다르게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선택을 하는 부모들도 있다”라고 설명한다.

사교육 YES

“아무런 대책 없이 사교육
하지 말자는 말보다는 이왕 하는
사교육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 <사교육 최소비용으로 성적 올리기> 중 -

O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

초등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K에게 학원이란 아이 돌봄을 대체할 수 있는 고마운 수단이다.

방과 후 태권도, 영어, 피아노 학원까지 마치고 나면 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픽업할 수 있다. 이런 K가 학원을 고르는 기준은 ‘내 아이의 연령에 맞는 환경인가’를 따져보는 것. 교재나 교구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인 만큼, 주변 환경과 안전시설 등을 꼼꼼히 살펴서 고른다.

O 학습지로 성공한 부모들의 비결

H는 자녀교육의 성공 비결로 학습지를 꼽는다. 자신 또한 학습지 덕분에 수학을 포기하지 않은 경험이 있어서다. 그가 효과를 본 학습지 활용법은 첫째, 아이와 함께 학습지를 풀고 둘째, 바로 채점해보는 것이다.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봄으로써 지식의 오류를 수정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이러한 노력을 수년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O 영어교육은 유치원 때부터

M은 올해 5살이 된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입학시켰다.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공립 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을 고민하다가 영어는 조기에 시작해야 아이가 모국어처럼 할 수 있다는 선배 엄마들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영어유치원을 다닌 덕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영어를 잘한다며, 5살 때부터 시작하지 못해 후회된다고들 한다.

O 4차 산업혁명 시대, 코딩 교육을 시작하다

2018년부터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학원가에서는 코딩 학원이 빠르게 늘어났다. B 또한 최근 다니던 수학학원에서 개설한 코딩 융합반에 아이를 등록시켰다. 초등학교부터 코딩 교육을 받아야 나중에 고생하지 않는다는 주변 엄마들의 말이 불안한 심리를 부추겼다.

O 다양한 채널을 활용할 것

만약, 사교육을 받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는 최근 자녀의 국·영·수 과목 성적이 제자리걸음이라 고민이다. 다른 학원을 알아볼까 하다가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오히려 방해가 될까 봐 망설여진다. 사교육도 지속적인 채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사교육 종사자들의 말이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원, 과외, 인강 등 여러 사교육 채널을 활용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한, 학원에 다녀도 결국은 복습이 필요하다는 건 변하지 않는 진실!

사교육 NO

“사교육을 거부한 엄마들은
흔들리면 안 된다. 때로 불안해도 견디자. 아이를 존중하고 자유롭게 해 준 엄마는 결과적으로 가장
큰 것을 얻는다. 아이의 마음이다.”
- <엄마 심리 수업> 중 -

X 영어, 조기교육보다 적기 교육

J는 영·유아 시기에 조기 영어교육을 해야 할까? 고민하며 여러 육아서를 찾아봤다. 그리고 탄탄한 우리말이 어떤 학습이든 뒷심이 되어 주리라 확신했다. 아이가 취학 전까지 한글책을 꾸준히 읽어주었고, 그 기간 영어공부법에 대한 자료와 사례를 찾아 방법을 고민하고 계획을 세웠다. J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그의 자녀는 초등학생이 되어서도 영어수업을 잘 따라갔고, 영어유치원을 나온 친구들과 비교해 전혀 실력이 뒤처지지 않았다. 실제 전문가들도 영어뿐 아니라 코딩, 수학, 과학 등 영역에서도 조기교육이 필요 없다고 지적한다. 영·유아 시기에는 우리말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X 엄마표 영어 학습법의 핵심

C 역시 현재 모든 사교육을 그만두고 아이와 함께 엄마표 영어공부를 실천해오고 있다. 핵심은 원서 읽기다. 처음엔 쉬운 영어 그림책으로 시작해 충분히 영어를 흘려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고, 아이는 자연스럽게 단어와 어휘, 문법, 어순 등을 익힐 수 있었다.

X 방향과 교육관은 확실하게, 선행보다 복습!

중학생 자녀를 둔 L은 어느 날 “혼자 학습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딸의 말에 과감히 학원 수업을 중단했다. 이후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사교육을 받지 않으니 성적이 뒤로 밀렸을까? 아니다. 오히려 복습과 자신만의 노트 정리로 학업성취도가 올랐다. 내신을 물론 진로계획까지 계획성 있게 관리하며 주도적으로 학습을 진행해오고 있다.

X 이제는 ‘부모 공부’가 대세

X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모든 사교육을 그만뒀다. 그런 아이가 벌써 12살이 됐다. 사교육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걱정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동영상이나 다큐멘터리를 찾아 틀었고 틈날 때마다 치열하게 자녀교육 관련 도서를 탐독했다. 불안함에서 시작된 공부는 학교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가 알아야 할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X와 그의 자녀는 사교육을 택하지 않은 것에 확신이 생겼다. 그는 말한다. “부모가 흔들림이 없으면 그 신념과 믿음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묻어나고 이것은 아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진다.”

X 인공지능의 시대, 지금의 교육방식이 유효할까?

고등학생 아들을 둔 E는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의 시대이다’라는 뉴스를 볼 때마다 생각이 많아진다. 미래엔 사람이 기계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은데, 지금처럼 아이를 교육하는 게 과연 옳은 방식인지 모르겠다. 요즘엔 코딩 교육도 한다는데, 꼭 이렇게 해야 할까?

<공부의 미래> 저자는 지식의 구조가 바뀐 세상에서 살아남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은 엄청난 양의 지식이 빠른 속도로 생산되는 환경에서 미래 대비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 그러면서 특별한 커리큘럼을 찾기보다 스스로 학습동기를 키워서 인터넷의 무료로 공개된 강의 콘텐츠 등을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자식 교육에 정답은 없지만...

정리하면 부모들은 대책 없이 사교육을 하지 말자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지혜롭게 자녀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사교육이 없어도 다른 방법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단, 두 개의 의견 모두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지혜'가 필요한 것은 기본이다.


정아람 기자

※ 머니플러스 2019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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