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살아보는 게 목표라면?

조회수 2018. 1. 2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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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야..

마이너스 통장 때문에 골치가 아픈 직장인, 월급통장을 합쳤는데도 좀처럼 돈이 모이지 않는 신혼부부, 자녀 교육하랴 빚 갚으랴 저축은 꿈도 못 꾸는 40~50대, 길어진 노후가 막연한 60~70대. 과연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어떤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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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 돈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는 현대인들에게, 온전히 나를 위한 평범한 저녁 시간 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평범한 하루는 다른 세상의 일만 같이 느껴진다. 개인의 삶이 수월치 않다면 직장에서라도 인정받으면 좋으련만, 그 또한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사회초년생은 열정 페이에 울고, 중년의 직장인은 언제 직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떤다. 좀처럼 인정받기도 스스로 만족하기도 어려운 냉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숨 쉴 틈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학습지를 풀고 인형 뽑기'에 빠진 이유

어느 날 여동생의 남편이 일본어 학습지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딱히 일본어를 쓸 일은 없지만, 재미 삼아 시작했다고 한다. 학습지 교사가 집으로 찾아오는 날엔 거실에 상을 펴고 기다리는데, 어릴 적 기억도 새록새록 나고 특히 일주일 치 숙제 검사를 받을 때마다 꽤 인정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당시엔 제부만의 독특한 취미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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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아서... 엄청 재밌어.
지금 내 뜻대로 되는 게
이거 하나밖에 없거든.”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민음사)』에 나오는 말이다. 소설 속 김지영을 상담한 정신과 의사의 아내는 어릴 적엔 수학 영재였지만 지금은 전업주부이다. 그녀는 언젠가부터 총천연색의 그림과 사진이 페이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등학생용 문제집을 푸는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뜻대로 되는 게 이것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입시와 취업경쟁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젊은층, 육아와 직장, 은퇴 등 팍팍한 현실에 기댈 곳 없는 중년층까지 학습지를 풀고 인형 뽑기를 하는 등 작은 성취감을 찾는 성인들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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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8(김난도 외 7인, 미래의 창)』에서 “복권처럼 인생을 한 방에 바꿀 수 있는 대박보다 여러 번 시도 끝에 한 번 정도는 맛볼 수 있는 작은 성취감을 원하는 것”이라고 정리한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킨 ‘욜로’와도 성질이 같은데, 그는 “올해는 대한민국형 ‘소확행’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상에서 찾는 작은 행복의 가치 재조명!

소확행이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의미로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수필집에서 처음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창한 목표나 행복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일상 속 평범한 행복을 찾으려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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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공부를 하고 취직해 돈을 벌고 결혼해서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것 등 그 어떤 것도 쉬운 게 하나 없다. 이런 가운데 특별한 행복을 원하는 것은 사치일 뿐. 사람들은 평범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원한다. 예컨대, 멀리 밖으로 나가기보단 집에서 여가를 보내고, 여행은 자주 가까운 곳으로, 느린 삶을 경험하기 위해 농장으로 떠나는 식이다.


그렇다면 ‘평범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더 자주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평범한 행복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방법!

거창하진 않아도 라이프사이클을 근간으로 한 계획이 필요하다. 살얼음판 같은 삶 속에서 찰나의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면, 예측 가능한 주요 이벤트를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큰 굴곡 없이 평범하게라도 살아보는 게 목표라면, 작은 행복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 반드시 세워져 있어야 한다. 이는 그렇게 쥔 평범한 행복을 더 오래 잦은 빈도로 경험하는 소중한 배경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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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스스로 제 살길을 찾는다는 뜻의 한자성어이다. 지난해를 돌이켜 볼 때,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면, 새로운 해가 밝은 2018년은 소확행! ‘작고 평범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이루기를 바라본다. 


정아람 기자

※ 머니플러스 2018년 1월호(www.fnkorea.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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