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돌 때마다 외쳤지만.. 현실은 갈 길 먼 '백신 주권'

조회수 2021. 5. 14. 14: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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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백신 주권’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정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국산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인데요.

백신 주권 강화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정부가 강조해왔던 중요한 보건 정책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임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국가 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 기초 백신 자급률은 50%밖에 안 된다는 초라한 성적이 현실을 말해줍니다.

정부 “임상 참여자 사전 모집 등 적극 지원”

백신은 크게 ‘기초 백신’과 ‘프리미엄 백신’으로 구분되는데요.

A형 간염 등 필수 접종이 요구되는 백신을 기초 백신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백신도 이젠 필수 기초 백신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백신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5월4일 현재 1억9200만회 분량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죠.

정부 발표대로라면 전 국민이 최대 3회까지 접종 가능한 물량입니다.

문제는 팬데믹 종료 이후입니다.

지금도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 등지에서 변이바이러스가 속출하고 있고 집단면역이 형성되더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일상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백신 국산화 필요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셀리드·진원생명과학·제넥신·유바이로직스 등 5개 기업입니다.

셀리드는 2020년 12월4일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1·2a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원생명과학 역시 같은 날 1·2a상 승인을 받았습니다.

제넥신·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유바이로직스 등도 1·2a상 단계입니다.

녹십자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서며 향후 변이바이러스 대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녹십자는 쉽게 변이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다양하게 대응할 ‘범용 백신’(Universal Vaccine) 수요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목암연구소와 공동 개발 계획을 세우고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 바이러스 범용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 녹십자 관계자
주요 백신 개발기업이 올 하반기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3상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국내 기업이 올 하반기 임상3상에 진입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대규모 임상시험 참여자를 어떻게 모집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입니다.

일단 정부는 프랑스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교 임상 및 임상 참여자 모집 지원 등을 세부 지원책으로 내놨습니다.

비교임상은 대상포진 백신 등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이미 허가된 백신과 유사한 면역원성(항체가 등)을 확인해 개발 백신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방식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을 통해 임상 참여자 사전 모집도 진행하고 있다.
- 보건복지부 관계자

2020년까지 기초백신 자급률 80% 목표… 현실은?

코로나19 백신 이슈에 밀려있지만 유·소아용 백신 등 국가 필수 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 있는 기초 백신 자급화도 선결과제로 꼽힙니다.

복지부는 2013년 ‘백신산업 글로벌 진출 방안’ 발표에서 “2020년까지 28개 기초 백신 자급률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후 2015년, 2019년 발표에선 2020년 자급률 목표를 대폭 낮춰 각각 71%, 57%로 설정했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기초 백신 자급률은 50%에 그쳤습니다.

국가필수예방접종 기초 백신 28종(대테러 및 대유행 대비 5종 포함) 가운데 14종 만이 국내 생산 가능합니다.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자급률 80%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제약업계는 정부 정책이 설계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기초 백신의 낮은 시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기초 백신 개발을 위해선 원료의약품 국산화부터 백신 개발 이후 원가보전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봉착해 있다. 연구개발과 투자 능력이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낮은 데다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도 어렵다.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

협회는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일환으로 ▲아스트라제네카 12억달러(1조3476억원) ▲존슨앤존슨 15억달러(1조6845억원) ▲노바백스 16억달러(1조7968억원) ▲화이자 19억5000만달러(2조1898억원)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모더나에서 백신 개발에 투입한 20억달러(2조2460억원) 역시 대부분 정부 예산이라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예고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금은 687억원으로 이들 투자액수에 한참 못 미칩니다.

현재 30여개 제약사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팬데믹 종료 후에도 개발될 의약품이 실제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손실보장제도 등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원료의약품 자급률 확대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일본·중국·인도에 대한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60%에 달한다. 원료 국산화를 위한 생산설비 구축 지원과 세제혜택 등 지원책도 시급한 과제다.
-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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