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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길 끊긴 르노삼성… "앞날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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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23일 윤상직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했다. 사진 속 차는 닛산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닛산 로그.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내수실적 반등에도 웃지 못합니다. 

완성차 판매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부문이 심각한 하향세를 보였기 때문이죠.

일본 자동차 브랜드 닛산과 협업해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던 북미 수출용 모델 닛산 로그의 부재가 원인입니다.

르노삼성과 닛산의 위탁생산 계약은 지난해 종료됐지만 올해 계약물량이 남아 올해 3월까지 생산·수출됐습니다.

르노삼성은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개발을 주도한 신형 SUV XM3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큽니다.

르노그룹은 지난해 르노삼성의 노사갈등,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XM3 유럽물량 배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300억원을 투자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를 실시한 더 뉴 SM6의 수출계획도 없는 상태죠.

수출난에 허덕이는 르노삼성의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내수 효자 XM3로 속앓이

올해 3월 국내 소형SUV시장의 문을 두드린 XM3는 곧장 르노삼성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출시 후 4개월 연속으로 월 50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린 XM3는 올해 상반기에만 2만2252대가 팔렸죠.

올해 하반기 부분변경 예정인 중형SUV QM6와 함께 르노삼성의 내수실적을 견인했습니다.

XM3의 선전은 지난해 말을 끝으로 단종된 세단 라인업인 SM 시리즈의 단종, 출시 3~4년이 지난 노후 모델인 QM6, SM6로 버티던 르노삼성의 내수실적을 급상승시킨 원동력이 됐습니다.

실제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5만5524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51.3%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신차 효과 등으로 내수실적 개선에 성공한 르노삼성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지난해 전체 판매실적의 50% 이상을 차지했던 수출부문에 ‘빨간불’이 들어온 탓입니다.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선전했음에도 수출부진으로 마이너스 성장했습니다.

이 기간 수출실적은 1만2424대로 전년대비 74.8% 감소했습니다.

닛산의 북미용 수출 모델인 로그를 위탁생산해왔지만 계약연장에 실패하면서 공백이 생긴 것이 그 이유입니다.

닛산 로그는 지난해 기준 르노삼성 수출비중의 약 77%를 차지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닛산 로그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수출실적이 급감한 회사의 미래가 어둡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2018년까지만 해도 일부 존재하던 SM6(수출명: 탈리스만)와 SM3의 수출물량은 지난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닛산 로그와 함께 르노삼성의 수출실적을 견인해온 QM6(수출명: 꼴레오스)는 해를 거듭할수록 물량이 줄었습니다.

2017년 4만대 이상 수출되던 이 모델은 이란 수출 규제 등의 여파로 2018년 2만8000여대, 지난해에는 1만9000여대까지 감소했습니다.

수출부진은 르노삼성의 내수실적 개선을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올해 상반기 내수 및 해외판매를 포함한 르노삼성의 전체 판매실적은 6만7666대입니다.

이는 전년대비 21.2% 감소한 성적입니다.

지난해 말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생산하던 소형전기차 트위지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기로 했지만 상반기 수출실적은 713대에 불과했습니다.

닛산 로그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꽉 막힌 수출길, 출구가 안 보인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는 겁니다.

2300억원을 투자해 최근 부분변경을 단행한 더 뉴 SM6의 수출계획은 현재 없는 상태입니다.

당장은 내수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결국 믿을 곳은 지난해부터 유럽물량 배정 이야기가 흘러나온 XM3뿐입니다.

올해 연말까지 140대의 XM3를 칠레에 수출하기로 했지만 극소량에 불과합니다.

르노삼성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XM3의 유럽물량을 배정해줄 르노그룹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XM3의 유럽물량은 지난해부터 나왔던 얘기이며 구체적인 규모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

- 르노삼성 고위 관계자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다음달 초 휴가 기간에 맞춰 프랑스로 향합니다.

그는 약 2주간 현지에 머물며 휴가 및 현지 업무 등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XM3 출시 후 국내 반응과 노사 임단협 문제 등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본사의 결정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닛산 로그 부재로 생긴 수출난을 해소하려면 XM3의 유럽물량이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XM3 수출물량 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코로나19 타격이 유독 심했던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 국가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르노그룹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죠.

이 기업의 1분기 글로벌 판매실적은 67만2900여대로 전년대비 약 26% 감소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19% 감소한 101억2500만유로(약 13조6000억원)로 줄었습니다.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되면서 르노그룹이 XM3 유럽 출시 시점을 미룰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이 경우 올해 르노삼성이 XM3 유럽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호황이지만 해외는 상황이 정반대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강행하거나 해외 공장을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노그룹은 당초 올 하반기 유럽시장에 XM3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볼 수 있다. 르노삼성에게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 업계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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