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

지난 11년간 스마트폰의 성능은 꾸준히 개선됐습니다.

640×480(SD) 수준이던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1920×1080(FHD)를 넘어 3840×2160(4K UHD)에 다다랐고 카메라는 300만화소 단일 카메라에서 최대 1억800만화소를 포함한 4개의 후면 카메라가 탑재되는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영상을 시청하기조차 어렵던 통신환경도 5세대 이동통신(5G)망이 구축 중입니다.

스마트폰은 사치와 부의 상징에서 전세계인의 ‘필수재’가 됐습니다.

2010년 3월 2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던 국내 스마트폰가입자는 6635만5800명(2018년 기준. 통계청 발표)으로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30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부터 환경까지 모든 것이 변했지만 단 하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죠.

스마트폰 배터리는 이전 ‘피처폰’(초기 이동전화)의 형태와 비교해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늘었지만 구성품부터 쓰임새, 내구성까지 변화라고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출시된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의 배터리는 얼마나 발전했을까요.

이 기간 삼성전자는 4개의 시리즈(갤럭시S8, 갤럭시S9, 갤럭시S10, 갤럭시S20)를 출시했으며 애플은 3개의 시리즈(아이폰X, 아이폰XS, 아이폰11 프로)를 선보였습니다.

LG전자도 총 4개의 제품(G6, G7, G8, LG 벨벳)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제조사별 배터리 성능 향상 수준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출시 당시 3000mAh(밀리암페어시)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나 올해 3월 선보인 갤럭시S20에서 용량을 4000mAh로 33% 끌어올렸습니다.

애플은 아이폰X(텐)에서 2716mAh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나 지난해 말 아이폰11 프로에서 3046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며 성능을 12.2% 개선했죠.

LG전자는 2017년 G6에서 3300mAh배터리를 탑재해 당시 가장 많은 배터리 용량을 기록했으며 5월15일 정식출시한 ‘LG 벨벳’에서 4300mAh의 배터리용량으로 30.3%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획기적인 기술발전은 없었습니다.

무선충전, 고속충전 등의 기능이 도입되고 간혹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되는 변화는 있었지만 휴대폰 배터리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통상 스마트폰엔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됩니다.

1991년 일본 전자기업 소니가 개발한 이후 부피 대비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이며 스마트폰, 전기차, 디지털카메라 등에 사용되며 큰 인기를 누렸죠.

하지만 29년이 지난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개발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은 2년을 채 넘기기 어렵고 사용시간도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글로벌 소재 과학기업 고어가 2019년 8월 진행한 ‘스마트폰 소비자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는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이 길어져야 한다’고 답하며 배터리 성능에 가장 큰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내구성은 통상 1000회 충전 가능한 수준입니다.

하루에 한번씩 스마트폰을 충전하면 2년 9개월 27일 밖에 못쓴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해 하루에도 수차례 충전을 할 경우 배터리 수명은 더 떨어집니다.

이 주기가 공교롭게 2년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통상 스마트폰 배터리의 수명이 2년이라고 여겨지는 셈이죠.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 전지의 작동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전자가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충방전이 이뤄지는데요.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면 에너지를 만들어 내며 방전되고 반대로 전자가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면 충전이 되는 구조죠.

양극과 음극 사이에는 젤 또는 기름과 같은 액체 형태의 전해질이 차 있고 이를 구분하는 분리막이 위치하는데 분리막이 외부 충격 등으로 파손돼 양극과 음극이 직접 만나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리튬이온 전지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해질을 잘 관리 해야 합니다.

전해질은 액체형태기 때문에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추운 겨울철 갑자기 휴대폰이 방전되거나 여름철 휴대폰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는 것은 전해질이 액체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적정 사용온도는 10~30°C입니다.

 구간을 벗어나면 배터리의 효율이 빠르게 감소합니다.

만약 외부 환경이 이 영역 밖에 있는 혹한기나 혹서기에는 가능한 외부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각광받는 고속충전이 스마트폰 배터리에 큰 무리를 준다고 주장합니다.

고속충전은 통상 5~10W(와트) 수준인 스마트폰 충전기의 출력보다 2배 이상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 전용 충전기로 배터리에 전기를 채우는 것을 말하죠.

스마트폰 배터리를 고속 충전기에 연결하면 80%까지는 빠르게 충전되지만 이후엔 배터리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충전속도가 느려집니다.

즉 고속충전은 휴대폰 배터리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