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긴 용산전자상가, 인기척에 놀라는 '용던'

조회수 2019. 9. 10. 16: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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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달 말 기자가 방문한 용산전자상가는 이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았습니다.

때 영원할 것 같았던 용산전자상가의 열기는 온데 간데 없고 을씨년스러운 기운마저 감돌았습니다.

용산전자랜드. /사진=박흥순 기자

먼저 20~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봅니다.


컴퓨터 좀 안다하는 이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제 집 드나들 듯 찾았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 ‘용산’이라 함은 용산전자상가를 의미할 정도로 지역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용산전자상가는 서서히 기운을 잃었습니다.

결제시스템의 발달로 온라인쇼핑이 오프라인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용팔이’(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을 비하하는 용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용산은 악명이 높습니다.

부정적인 이미지는 차곡차곡 쌓였고 ‘용던’(용산과 던전이 합쳐진 단어)이 되면서 용산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었습니다.

전자랜드 2층의 한산한 모습. /사진=박흥순 기자

◆손님 없어 줄줄이 문닫는 용산

기자가 용산전자상가를 방문한 것은 지난 8월 말입니다.

터미널상가와 노점상이 없어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크게 변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매장은 거의 명목상 유지하는 거지 매출은 온라인이 더 많이 나와”

- PC부속품을 판매하는 A씨

인근 구멍가게에서도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금 남은 사람들은 온라인판매에 빠르게 눈뜬 사람들”

- 용산에서 2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한 B씨

선인상가를 나와 걸음을 나진상가로 옮겼습니다.

문을 연 매장의 상인들은 문 밖의 행인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진상가 15동 지하의 도깨비상가는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도깨비상가는 USB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찾는 사람이 크게 줄었고 2년 전 문을 닫았다”

- 상인 C씨

◆활력 떨어진 용산… 재개발 과제는

나진상가를 거쳐 전자랜드로 향했습니다.

전자랜드는 다른 상가와 달리 전자부품보다 완제품을 취급하는 곳이 많습니다.

때문에 앞서 살핀 곳들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지만 손님이 없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기자가 둘러본 용산전자상가는 확실히 과거보다 활력이 떨어진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Y밸리 도시재생 프로젝트’ 같은 용산전자상가 일대 활성화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긍정적인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시는 2020년 중으로 용산전자상가를 전면 철거한 후 전자제품 관광코스와 창업센터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용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관련 문화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

- 상인 C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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