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팔아 명품 도배.. '인스타팔이'에 성난 민심
인플루언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패션·식품 등 유통업계의 새 플레이어로 떠오르면서
온라인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성장통도 뒤따랐습니다.
인플루언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브랜드 제품을 베낀 ‘짝퉁’,
성분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화장품 등을 추천하며
‘온라인 만물상’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닥치는 대로 다 판다’는 식의 마케팅은
탈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박즙에서 검출된 곰팡이로 위기를 맞은
온라인쇼핑몰 ‘임블리’와 소비자 간 갈등의 불씨는
다른 인플루언서에게 튀었습니다.
소비자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폭로까지 더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인플루언서는
직접 느낀 정보와 경험을 나누고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 그들의 주변을 장악하는
마케팅을 사용합니다.
일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성장과정과 직장생활· 연애·결혼·도전 등을
인스타그램에 중계하면서
소비자와 친밀감을 쌓스비다.
임블리(임지현·부건에프엔씨 상무)는 2013년
온라인쇼핑몰사업을 시작해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공개하며 얻은 팬덤으로
단기간에 연매출 1700억원의
패션·뷰티·생활 브랜드를 키웠습니다.
최근 마약투약혐의를 받은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도
재벌가의 일상을 소개함과 동시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의류를 팔았습니다.
◆고객에 짝퉁 팔고 본인은 정품 구매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의 일상을 보면서
‘지인’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인플루언서가 제품을 소개할 때
직접 만들어 입은 레깅스·운동복,
아이가 아파서 먹였다는 건강식품,
피부 트러블 때문에 사용한 화장품 등
자신의 경험담을 붙이는 이유입니다.
때문에 소비자는 구매 후 상품에 불만족하거나
교환·환불을 거부당할 때
마치 가족이나 친구한테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안승호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인플루언서의 허위정보와 미흡한 대처가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팽배합니다.
건강식품·화장품 등을 판매하면서
허위정보로 마케팅하거나
‘짝퉁팔이’로 부를 축적했다는 비판입니다.
과도한 마진과 소비 후 환불이나 교환을 거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았습니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전자상거래 이용자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소셜미디어 쇼핑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28%가 피해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불·교환을 거부하거나
판매자가 연락두절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 관련 법 위반행위를 감시한 결과에서도
거래량이 급증한 소셜미디어마켓 판매자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접수된 제보 1713건 중
소셜미디어마켓분야 제보가 87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정당한 사유 없이
교환이나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가
가장 잦았습니다.
◆진정성 없는 행동에 ‘속았다’
소비자 불만은 극에 달하는데
정작 인플루언서 본인은
값비싼 피부관리와 명품,
고급 외제차 등으로 치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에 소비자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등을 돌리기도 합니다.
이들은 문제가 커지면
사과문을 올리거나 사과 방송을 합니다.
그러나 반성 후에도 특정 인물을 고소하거나
불리한 댓글을 삭제하는 행동 등을 반복하면서
판매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난 여론이 식지 않고 들끓는 이유입니다.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면
바닥에 떨어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신뢰도를
향상하는 게 순서입니다.
전문가들은 임블리의 ‘호박즙 곰팡이’ 논란을
새로운 쇼핑플랫폼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쇼핑문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