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이긴 B주류, '72초TV'의 무기는?

조회수 2019. 3. 28. 18: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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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컷 72초티비 진경환 이사. /사진=임한별 기자

72초TV 웹드라마 콘텐츠 중

<시크릿에이전트>의 한 장면.



인질범과 경찰이 화상통화로 대치 중입니다.



인질범은 영상을 통해

인질이 잡혀있는 곳의 힌트를 경찰에게 제공합니다.



힌트는 수학문제.

경찰은 문제를 풀다 결국 인질찾기를 포기합니다.

이후 인질범은 화상통화로 경찰에게

수학강의를 시작합니다.



이후 그는 잘 나가는 학원강사로 이름을 떨칩니다.



미디어플랫폼 인기 속

‘B급 감성’을 제대로 표현하는 콘텐츠는 웹드라마입니다.



시청자들은 기존 미디어에서 볼 수 없었던

다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냉소적인,

혹은 꽤나 괜찮은 퀄리티를 갖춘 웹드라마에 열광합니다.



2015년 ‘72초 웹드라마’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크리에이티브 콘텐츠그룹

‘칠십이초’(72초TV)는

이렇게 등장했습니다.

◆때로는 비주류가 주류를 이긴다
B급 감성은 사람들이 정의하기 나름이죠. 저희의 무기는 남들과 다른 콘텐츠입니다.

진경환 72초TV 이사(40)

회사에서 제작하는

모든 영상콘텐츠를 총괄합니다.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콘텐츠의 제작여부를 결정하는 실권자입니다.



2015년 성지환 대표와 함께

회사를 설립한 창립멤버로

4년째 72초TV를 이끌고 있습니다.



4~5년 전 국내에서

동영상 수요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할 무렵,

시장의 가능성을 본 성 대표는

72초TV를 설립했습니다.



4년간

<바나나액츄얼리>, <오구실>,<72초 드라마>,

<시크릿에이전트>,<두여자>, <오여정> 등

이색적이면서도 퀄리티 높은 작품을

잇따라 선보였고

시청자들의 호평과

수십만에서 수백만이 넘는

유튜브 조회수를 챙겼습니다.



웹드라마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투여한 것입니다.



72초TV의 기본적인 제작 모토는 'B급 감성'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우스꽝스럽거나

'싼티'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 이사는 사람들이 B급 감성에 대해

너무 편협적인 정의를 내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웹드라마라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의 인식은 ‘TV드라마보다 퀄리티가 낮다’는 것이었어요. 보는 매개체가 TV냐, 디지털이냐는 차이였는데 말이죠. 최근 인기가 많은 넷플릭스도 사실 웹드라마거든요. 웹드라마는 영상을 TV만이 아닌 다양한 디지털 매개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것뿐이죠. 퀄리티가 더 낮은 것은 아닙니다.


그의 생각을 빌리면

B급은 퀄리티가 낮은 것이 아니라

주류가 돼가는 비주류일 뿐입니다.

소위 B급은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말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지향하는 B급의 모토는 조금 달라요. 무조건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가 돼가는 비주류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비주류 중에서도 주류로 방향을 틀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통해 영상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출처: 72초 TV 웹드라마 <오여정>./사진=72초TV 공식 유튜브채널 캡쳐

B급 감성에 대한

진 이사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예시는

현재 방영 중인 콘텐츠 <오여정>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웹드라마는 오여정이란 주인공이

도시를 여행하며 느낀 감정과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여정 외 주변인물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이야기가 영상 속에서 펼쳐집니다.



중요한 것은 배경도시입니.

오여정의 드라마 속 여행지는

대천과 제주도, 경주, 부산입니다.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오여정이 방문한 여행지에

시선이 가고 관심이 커집니다.

현재 여행지를 소개하는 주류 콘텐츠라면 그곳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유명 여행지를 탐방하는 내용 정도죠. 물론 영상 속 인물 모두가 신나고 즐거운 표정이고요. 하지만 여행을 가면 꼭 즐겁고 신나는 것만은 아니잖아요. 때로는 여행지에서 슬프기도 하고 맛없는 음식을 먹고 불평도 하고요. 단순 관광지 소개가 아닌, 드라마 주인공이 보는 여행지에 대한 시선을에 자연스럽게 시청자도 몰입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실제로 영상 끝에는

작은 설문조사가 담겼습니다.



시청자 95%는

‘오여정이 방문한 여행지에 가보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비주류 감성으로 그들을 움직인 것입니다.

◆B급의 인기, 시작되는 딜레마

최근 72초TV에는 경사가 터졌습니다.



CJ오쇼핑과 협업으로 제작한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 웹드라마가

세계적인 시상식 에미상 ‘숏폼 시리즈’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입니다.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지만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회사는 난리가 났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만든 비주류 콘텐츠가

주류로 인정받은 순간입니다.



이 작품 외에 다른 콘텐츠도

해외 시상식에 공식 초청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B급 콘텐츠도 잘 만들면

A급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출처: 미국 에미상 '숏폼시리즈'에 노미네이트 된 72초TV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사진=72초TV 공식 유튜브채널 캡쳐

하지만 72초TV의 고민,

나아가 업계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B급이 주류가 되는 일이 잦아지면

B급만의 ‘무언가’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72초TV가 2015년

처음으로 만든 웹드라마 <바나나액츄얼리>

업계에 연애 웹드라마 열풍을 가져왔습니다.



비슷한 유형의 웹드라마가 쏟아졌습니다.

‘남들과 다른 B급’를 외쳤던 72초TV는

이후 연애 웹드라마를 제작하지 않았습니다.



B급 감성이 인기를 끌며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진짜 B급은 사라지고

B급으로 포장한 콘텐츠만

우후죽순 쏟아져 나올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주류에서 벗어나려 애써왔어요. 주류가 되는 순간 저희만의 회사 모토가 깨지는 것이니까요. 트렌드가 계속 변하겠지만 그 속에서 저희만의 B급 콘텐츠로 살아남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겠지요. 

최근 쏟아져 나오는 B급 콘텐츠는

72초TV뿐만 아니라 업계의 숙제입니다.



트렌드가 매번 변하듯

B급 감성도 수많았던 유행 중 하나로 사라지게 될까.



B급 감성을 담은 콘텐츠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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