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의 힘 '플랫폼', 권력이 되다
바야흐로 ‘플랫폼 시대’입니다.
최근에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지 여부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기도 합니다.
플랫폼은 서로 다른 두 집단을
연결하는 수단이자 접점을 말합니다.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와 판매자,
앱을 만드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을 연결하죠.
나아가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과
직원을 구하는 기업이
만나는 형태도 갖출 수 있습니다.
플랫폼은 오래전부터
비즈니스의 일환이었는데요.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은 플랫폼의 원형이었으며
머무를 곳이 필요한 사람과
빈방을 빌려주는 사람은
부동산 중개업소를 플랫폼 삼아 거래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플랫폼은 정보기술(IT)의 발달과 함께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습니다.
기존과 다른 형태의 플랫폼들이
온라인상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은
2000년대 초반 IT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부터입니다.
네트워크의 구축이 용이해지면서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쇼핑산업의 발달로
초창기 쇼핑 플랫폼의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했죠.
이들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모두 열려있다는 의미의
‘오픈 마켓’으로 불리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습니다.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개인 혹은 소규모 판매업체가 온라인을 통해
자유롭고 신속하게 거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면서 발달했습니다.
쇼핑 플랫폼의 성공에 주목한 기업들은
여러 형태의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인터넷에서 뉴스와 웹툰 등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 플랫폼’,
온라인으로 학습할 수 있는 ‘교육플랫폼’이
2000년대 중후반 등장하면서
플랫폼의 형태가 다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전세계에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죠.
스마트폰 앱은
플랫폼산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다양한 플랫폼이 각종 앱의 형태로
사용자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앱 자체도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의 손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게 되면서
플랫폼의 영향력 혹은 플랫폼 보유 여부는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됐습니다.
일례로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산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애플과 구글에 주도권을 넘겼습니다.
북유럽 IT업계의 최강자 노키아도
몰락의 길을 걸었는데요.
이 기업들의 차이는 바로
플랫폼의 유무였습니다.
이는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업체 스태티스타가
지난 6월 발표한
‘2018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가’에서
잘 드러납니다.
1, 2위를 차지한 기업은 구글과 애플인데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은
자체 플랫폼을 갖춘 기업입니다.
3위를 차지한 아마존, 5위의 텐센트 역시
강력한 플랫폼을 갖고 있습니다.
브랜드가치 5대기업 가운데 4위 MS만
유일하게 플랫폼사업에서 고전하는 셈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플랫폼 강화를 주창하며
산업 전방위에서 경쟁을 펼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죠.
이들이 거두는 매출도 상당한데요.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를 증명합니다.
2012년 4534억원이었던 카카오 매출은
지난해 1조9723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으며
네이버 역시 같은기간 1조7987억원에서
4조6785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11월 초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각각 7조9600억원과 18조7100억원에 달합니다.
이 같은 흐름은 플랫폼사업 성장에 따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장조사업체 애플리코는 2040년엔
S&P500 기업의 절반이 플랫폼에서
매출의 절반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래의 플랫폼산업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가운데 AI는 산업 전반에 활용되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플랫폼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입니다.
실제 애플,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대부분의 플랫폼기업은
AI를 개발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는 양상입니다.
자율주행차는 수집된 데이터를
소비하는 소비 플랫폼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라베이스는 2060년에는
자율주행차에서 소비되는 콘텐츠시장규모가
200억달러(약 2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플랫폼산업은
세계시장에서 한걸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내립니다.
플랫폼은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에서 영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데 국내 플랫폼사업은 내수에만 한정된 경향을 보입니다.
글로벌 역량을 키워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야 합니다.
국내의 기술력이 해외기업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기업을 따라잡을 여력은 충분한데요.
문제는 이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여건을 마련하는 거죠.
-IT업계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