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햇반을 얼마나 먹나요?

조회수 2018. 10. 1. 16: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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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즉석밥을 언제부터, 얼마나 먹었을까요?

즉석밥시장의 절대강자 햇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올 7월까지 2억개가 팔렸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1인당 4개씩 먹은 셈인데요.



쌀가마니로 환산하면 
26만5000가마니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그러나 즉석밥이 처음부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햇반은 국내 즉석밥의 효시로 생각되지만 
그전에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자매품이 있었습니다.



밥은 집에서 해먹는 것이지 
돈 들여 사먹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던 1989년. 



CJ제일제당(당시 CJ㈜)은 
알파미로 만든 냉동밥을 출시하며 
즉석밥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일본 즉석밥시장의 성장을 지켜보다 
사업가능성을 발견한 거죠.



알파미는 쪄낸 다음 더운 바람으로 말린 쌀인데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밥이 돼서 
즉석식품, 전투식량 등에 적합합니다. 



그러나 전투식량을 먹어본 이라면 아실텐데요.
생쌀인 듯 아닌 듯 끔찍한 식감을...



결국 낮은 품질로 인해 소비자에게 외면받았고
 CJ제일제당은 여러모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해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다 1993년 동결건조미로 
다시 한번 즉석밥시장에 도전했지만 
소비자들은 덜 익은 듯 꼬들꼬들하거나 
푸석푸석한 밥을 찾지 않았습니다. 



이 기간 다른 업체에서도 
냉동밥, 레토르트밥 등을 내놨지만 
모두 쓰라린 실패를 맛봤습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세번째 도전을 감행했습니다. 



집밥 수준의 품질만 확보하면 
충분히 성공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죠.


 

1985년 약 66만가구였던 1인가구는

 1990년 102만가구, 1995년 164만가구로 

10년 새 2.5배 증가했습니다. 




편의성과 신속성을 중시하는 1인가구의 특성상

 식생활 패턴의 변화가 예상됐고 

즉석밥은 새로운 식생활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었고요.




나아가 기혼여성 취업률과 

전자레인지보급률의 증가세도

 즉석밥의 성공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었습니다. 




취업여성 수는 1980년 375만명에서

 1990년 560만명으로 늘어났으며 

햇반 출시 직후인 1997년에는 71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당시 전자레인지 보급률은 65%까지 올랐습니다. 




이 즈음의 식생활패턴을 살펴보면 

맞벌이부부가 늘어나고 

가족 구성원들의 생활습관차이로 

따로 밥 먹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식사를 매번 준비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차려먹거나

 반·완전조리식품을 이용해 

준비시간을 줄이려는 경향이 커졌죠.




1996년 12월 CJ제일제당은 

무균포장 즉석밥을 출시했습니다. 




제품명은 햇쌀로 지은 맛있고 신선한 밥을 의미하는

 '햇반'




 시중 음식점의 공기밥이 한그릇에 1000원인 점을 감안해

 가격은 1000~115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재밌는 건 출시 전 브랜드네이밍 설문조사를 했는데

 햇반이 꼴찌를 했다는 사실. 




후보는 햇반, 옹솥밥, 밥또였습니다. 




설문조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순수 우리말인 데다 

쉽게 기억하고 발음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즉석밥의 이름은 햇반으로 지어졌습니다.




 햇반은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출시 3년 만에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즉석밥시장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죠.




CJ제일제당은 즉석밥시장에서 두번 실패하며 

밥의 품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시장조사를 통해 많은 소비자가 이천쌀을 선호하며 

촉촉하고 윤기가 흐르는 밥, 

찰지고 구수한 냄새가 나는 갓 지은 밥을

 ‘맛있는 밥’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이에 따라 품질향상을 위한 무균화 포장기술, 

압력밥솥 원리를 이용한 취반 공정, 

우량품질의 원료미 선정 등 

사람들이 선호하는 쌀과 밥의 특징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햇반은 ‘집에서 먹는 듯한 밥’이라는 기대치를 충족하며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햇반의 초기 타깃은 

25~34세의 전업·맞벌이주부였습니다.




 식사는 밥으로 해야 든든하다는 굳건한 관념은 

여성직장인에게 큰 부담이었죠.




 여성은 취업을 해도 가사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지금보다 더 강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밥을 해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큰 주부들에게

 햇반은 얼마간의 해방구를 제공했습니다.




당연히 난관도 있었습니다. 




장기간 보관하는 밥에 대한 불신 

방부제에 대한 불안 

무균포장밥=인스턴트 식품이라는 생각 

밥은 집에서 해먹어야 한다는 인식 등

즉석밥에 대한 편견은 가장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특히 '밥은 최소한의 정성'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이를 위해 "밥이 떨어졌을 때는 햇반", 

"가끔은 햇반이 좋다" 등의 광고문구로

 가정의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햇반은 20여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1997년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햇반은

 2014년 1800억원, 지난해 3200억원을 기록하며

 20년 만에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올 연말에는 출시 이후 

총 누적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시 20주년이던 2016년 기준 

햇반의 누적판매량은 17억개입니다. 




이를 쌀가마니로 환산하면 약 225만가마니로 

무게는 18만t에 달합니다. 




쌀 한가마니에서 755개 정도의 햇반이 나오는 셈이죠.




여기에 지난해 연간판매량 3억3000만개와

 올해 7월까지의 판매량 2억개를 더하면

 출시 이후 지금까지 22억3000만개가 팔렸습니다. 




대략 295만2000가마니에 해당하는 양이고요. 

국민 1명당 햇반을 40개 이상 먹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까지 팔린 햇반 용기(지름 13.7cm)를

 나란히 늘어놓으면

 지구(둘레 4만192km)를

 일곱바퀴 반이나 돌 수 있을 정도죠.




CJ제일제당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7명이

최근 1년 내에 햇반을 사본 적이 있습니다. 




햇반을 사본 소비자 중 

재구매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10명 중 9명에 달했습니다.



1~2인 가구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햇반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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