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

지난 7월16일 샤오미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스마트폰시장에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샤오미의 ‘홍미노트5’가 

SK텔레콤, KT, 하이마트, CJ헬로, 11번가를 통해 

국내에 정식 출시된 겁니다.

홍미노트5는 

‘중국산 스마트폰’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출시되기 무섭게 세간의 이목을 끌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잡았습니다. 

홍미노트5는 

▲5.99인치 풀HD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636 

▲4GB(기가바이트) 램 

▲64GB 저장공간 

▲1200만화소·500만화소 인공지능(AI) 듀얼카메라 

▲1300만화소 전면 카메라 

▲4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고요.

출고가는 29만9000원으로 

30만원대를 비켜나갔습니다.

비슷한 사양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가격 대비 

절반 수준이죠.

그만큼 샤오미가 한국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는 방증인 셈입니다. 

샤오미의 제품을 총판하는 지모비 코리아의 

정승희 대표가 지난 7월16일 한 말입니다.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샤오미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 대비 성능비’ 이른바 가성비입니다.

일각에서는 비정상에 가까워 보이는 가격을 두고 

정상가가 맞는지 의혹의 눈길도 보냅니다.

과연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격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정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돈을 지원해 

업체가 사실상 적자에서 탈피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격을 두고

 ‘책정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제품의 원가를 살펴보면 이해가 가는데요~

지난해 출시한 ‘가장 비싼 스마트폰’인 아이폰X(텐)의 

부품원가는 40만원 수준입니다. 

앞서 출시된 샤오미의 ‘미3’의 경우 부

품원가가 약 17만8000원에 그칩니다. 

실제 부품가격은 그리 비싼편이 아니죠. 

심지어 제품을 대량 생산하면 부품원가는 더 줄어듭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스마트폰의 가격은 

결국 부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발생한 셈인데 

샤오미는 이를 포기하면서 가격을 크게 낮췄습니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태동기에는 대부분의 업체가 

스마트폰을 생산할 공장도, 능력도, 설비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 

대만의 스마트폰 ODM(개발생산방식)업체 폭스콘을 

만나면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폭스콘은 설계도만 갖다줘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했고요.

ODM제품을 만들면서 샤오미는 

5~10%에 달하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샤오미는 가격을 절감했는데요.

이들이 주로 활용한 방식은 ‘헝거마케팅’입니다. 

별도의 마케팅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이 전략은 

제품의 수량을 고의로 내놓는 식으로 

주로 저렴한 제품을 판매할 때 활용됩니다.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지 못할 경우 포기하는 데 반해 

저가의 제품을 구입하지 못하면 

소비자는 손해보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점을 샤오미는 교묘히 이용한 셈입니다.

 

홍미노트 시리즈는 사실 사양도 뛰어난 편이 아니고 

그저 그런 스마트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헝거마케팅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구매속도를 높였고

 완판행진을 이어갔죠.

쓸데없는 부분은 과감히 제거한 것도 

제품의 가격을 줄이는 비결로 작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제품 포장을 들 수 있는데요.

샤오미 스마트폰의 포장은 절대 화려하지 않습니다. 

값싼 종이로만 이뤄진 포장에 재질도 비슷하죠. 

변형도 쉬워 여러 제품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렴한 제품에는 번들이어폰을 아예 포함하지 않으면서

 제품의 가격을 줄였습니다.

마진을 최소화한 점도

샤오미 스마트폰이 저렴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200달러짜리 스마트폰을 1대 팔아 

10달러의 마진만 챙기겠다는 말인데요. 

이는 지난해 3분기 애플과 삼성전자가 

평균 151달러와 31달러의 마진을 남긴 것과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중국발 스마트폰은 성공할까요?

일단 초반 기세는 성공적인데요.

샤오미의 성공에 자극받은 화웨이도 지난 7월 

노바 라이트2를 자급제폰으로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을 육박하는 반면

샤오미 스마트폰은 3분의1 수준의 가격에 출시돼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낸 상황입니다.

하지만 샤오미의 성공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저가시장에서 판세를 가름했던 여타 시장과 달리 

한국시장은 플래그십 위주의 시장이 형성돼 

샤오미의 성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