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달콤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젊음 예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음을 예찬하는 글귀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귀중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합니다. 

절세미인 양귀비는 젊음의 필수 요건인 고운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어린 남자 아이의 오줌으로 목욕을 했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할리우드 배우 데미무어는 동안이 되기 위해 본인의 피에서 성장인자가 풍부한 혈소판을 추출해 주사하는 이른바 '피 주사'를 맞는다고도 알려졌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핏속에는 회춘 물질이 들어있다는 속설은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왔습니다. 

피를 마시는 뱀파이어가 영생을 누린다는 것도 이 같은 믿음에서 비롯됐습니다.

난 천 년을 산 뱀파이어~

피를 먹어야지, 나이를 왜 먹어?

'피의 비극' 부른 

젊음에 대한 갈망

젊은 피가 활력과 젊음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에 집착했던 사람 중 가장 악명 높은 인물이 바토리 에르제베트(1560~1614)입니다. 

헝가리 왕국 출신의 귀족이며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연쇄 살인마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에르제베트는 그 이름 대신 '피의 백작부인'으로 더 유명합니다. 

에르제베트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헝가리의 한 백작과 결혼했습니다. 그의 남편은 오스만-헝가리 전쟁에 참전했다 목숨을 잃습니다.

이후 홀로 남은 에르제베트가 자신의 성에서 기행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마을에 살던 소녀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에르제베트가 이 실종사건에 관여했다는 것입니다. 

에르제베트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소녀들을 살해한 후 그 피를 마시고 피로 목욕까지 즐긴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에르제베트의 성에서 도망친 한 소녀가 끔찍한 이야기들을 증언했고 마침내 수사가 진행되면서 악행은 끝이 납니다. 

젊은 피와 회춘의

상관관계 연구

과학자들은 실제로 젊은 피를 수혈했을 때 나타나는 의학적인 효과들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네이처, 사이언스 등에 젊은 쥐의 혈액을 늙은 쥐에게 수혈한 결과 근육과 두뇌가 젊음을 되찾는 '안티에이징'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1950년대 미국 코넬대 클라이브 매케이 교수 연구팀은 젊은 쥐의 피를 늙은 쥐에게 수혈함으로써 회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였습니다. 

혈액을 뽑아서 주입해주는 수혈이 아니라 두 마리의 쥐 옆구리를 외과수술로 접합하는 방식으로 수혈이 이뤄졌습니다. 

수술 부위에 혈관이 자라나면서 서로 합해졌습니다. 젊은 쥐의 피는 늙은 쥐에게 늙은 쥐의 피는 젊은 쥐에게 서로 흘러들어갔습니다.

이후 연구팀이 쥐를 해부한 결과 늙은 쥐의 연골이 실험 전보다 더 젊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연구팀은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50년이 흐른 2000년대 스탠퍼드대 의과대 토머스 랜도 교수 연구팀은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고 젊은 쥐의 혈액 속에 노화한 줄기세포를 깨우는 회춘 물질인 GDF11 단백질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어느 벤처회사의

회춘 임상시험 

미국에선 최근 혈장 수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외한 액체 성분을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암브로시아라는 벤처회사가 젊은이의 혈장을 나이 든 사람에게 주입하면 회춘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최근 보건당국에 임상시험을 신청했습니다. 수백 명이 임상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암브로시아는 환자 한 명당 이틀에 걸쳐 1.5ℓ의 혈액을 수혈할 계획입니다.
수혈 1개월이 지난 뒤 각종 검사를 실시해 의학적인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일각에서는 혈액을 사고파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암브로시아의 임상시험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사람들의 신뢰만을 떨어뜨릴 뿐이고 

사람들로 하여금 젊어지고 싶다는 욕구에 

신중함을 잃게 만들 것"

     

- 토니 와이스 코레이 

스탠퍼드대 신경과학 교수

동물실험으론 효과가 있다는 일부 결과가 있지만 임상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확답을 내리긴 아직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