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가 정말 밥 먹여주나요

조회수 2016. 7. 26. 15: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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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출처: 위키피디아
클리블랜드에선 우승을 할 수 없어
친구들과 함께 마이애미로 가야겠어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르브론 제임스
출처: 매경 DB
NBA 파이널 우승트로피
들어올리고 싶다... 오클라호마여 안녕...
-NBA선수 케빈 듀랜트

지역팀을 배신하다니

유니폼이든 뭐든 다 불태우겠어!!


출처: Amin Eshaiker, 위키피디아

2015-2016년 시즌 NBA 정규시즌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구단의 역대 최다승 기록 경신 등의 다양한 호재로 인해 NBA 출범 후 가장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팀연봉 상한선이 종전 최대 증가액인 8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2400만달러나 증가하는 데 힘입어 케빈 듀랜트를 비롯해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이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출처: gettyimagebank

이번 NBA FA(Free Agent) 시장은 

돈방석이었죠


NBA 선수들이 FA 이적 결정을 내릴 때는 경기력 요소와 비지니스적인 부분 등 수많은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선수와 구단 모두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며 다양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FA 이적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선수의 팀 또는 연고지역에 대한 의리입니다. 

출처: 매경 DB

남자는 으리~~!!

스몰포워드(SF) 포지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케빈 듀랜트가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팀에서 3점슛의 달인 스테픈 커리가 있는 라이벌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이적했습니다. 


오클라호마 시티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견제할 수 있는 팀이었고 그 핵심엔 케빈 듀랜트 선수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듀랜트의 이적 소식에 오클라호마 팬들은 격분했습니다.

듀랜트, 너 미친거 아니야?
니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마이애미 히트의 스타 가드 드웨인 웨이드의 FA 이적도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출처: 매경 DB

내 한 몸 희생해가며

얼마나 열심히 뛰어줬는데

날 개차반 취급하다니... 

떠날거다 마이애미!!

-드웨인 웨이드

마이애미 히트에서 2003 NBA 선수생활을 시작한 드웨인 웨이드가 그동안 소속팀에게 지켜온 의리에 대한 금전적 가치는 상당합니다. 


그가 최근 두 번의 FA 계약을 통해 마이애미 히트에서 받은 연봉과 원 소속 팀에 남지 않고 다른 팀으로 옮겼다면 받을 수 있었던 연봉의 차액을 따져보면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2000만달러가 넘습니다. 

2000만달러... 한화로 200억...
대단하네 웨이드

아무리 많은 수입을 올리는 슈퍼스타급 NBA 선수라지만 의리를 지키기 위해 2000만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팀과 연고 지역 팬들을 위한 일이라고는 해도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희생으로는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또 이러한 희생을 선수 개인의 인격이나 가치관과 결부시켜 해석하는 사회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사회적·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해 이들이 진정으로 자유롭게 팀을 선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출처: 웨이드 인스타그램 / NBA 슈퍼스타들이 모여있다

▲(왼쪽부터) 카멜로 앤써니,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폴, 르브론 제임스


2000년대 중반부터 NBA를 강타한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결국 자신의 첫번째 팀을 떠났다

원클럽맨은 더 이상 없는 것인가?

원클럽맨 : 선수 경력을 한 클럽에서만 마친 선수들

출처: Flickr: Kobe Bryant, Keith Allison

'블랙 맘바 OUT'

레이커스 팬들, NBA 팬들 모두 안녕...

- 코비 브라이언트

출처: Keith Allison, wikipedia
샌안토니오 왕조 건설의 중심 '팀 던컨'
그는 어느 날 갑작스럽고 
조용하게 은퇴를 선언했다

팬들과 미디어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팀 던컨이 20년 가까이 한 팀에서만 뛰다가 은퇴하게 된 사실을 칭송합니다.


반면 드웨인 웨이드가 13년 만에 마이애미 히트에서 시카고 불스로, 케빈 듀랜트가 9년 만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로 팀을 옮긴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NBA에 '의리'가 남아 있지 않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출처: gettyimagebank

이처럼 팀에 대한 의리는 비즈니스 논리가 지배하는 최근 NBA에서 많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미덕으로 여겨지며 FA 이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리가 선수들의 FA 이적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마냥 아름답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

충성과 의리 그리고 희생 사이
출처: gettyimagebank

우선 의리 있는 선수를 칭찬하고 FA 이적 결정에 의리를 강조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다수를 위한 선수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출처: gettyimagebank

또 이러한 의리는 일방적으로 선수가 팀에게 하는 충성만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드웨인 웨이드만 해도 과거 FA에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팀을 위해 희생했으나 이미 전성기가 지난 그에게 구단은 '비즈니스상의 결정'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구단의 의리'는 올해 FA 협상에 고려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잘 나갈 땐 '의리' 타령해서 묶어두더니
충성심 몰라보고 이젠 퇴물 취급하네

올해 드웨인 웨이드의 FA 이적이나 케빈 듀랜트의 이적은 선수들도 FA 결정 요인으로서 의리의 강조가 가지는 문제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드웨인 웨이드는 더 늦기 전에 팀을 떠났으며, 드웨인 웨이드가 홀대 받는 것을 통해 케빈 듀랜트도 선수에게 강요되는 일방적인 의리의 한계를 보면서 함께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을 선택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bank

이러한 이번 시즌 FA 이적 결과를 '의리'가 사라진 삭막한 NBA가 되었다고 받아들이기보다는 NBA 구단과 선수 관계가 일방통행에서 양방통행으로 전환되고 선수들이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존중하고 보호하는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의리
vs
비지니스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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