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성인학원 시대'
조회수 2016. 5. 17. 16:53 수정
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반면 학생인구 감소와 입시제도 변화로 학생 대상 학원은 줄어든 가운데 초·중·고교 교과를 가르치는 입시학원만 증가했습니다.
"최근 1년여 동안 학원을 5곳 다녔습니다. 토익과 한어수평고시(HSK)를 준비했고 한국어·한국사와 각 기업에서 시행하는 직무적성시험 학원까지 다녔죠."
(대학 4학년 최 모 씨·25)
"기계공학 엔지니어로 그동안 연구실에서만 살다 보니 삶의 의미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요식업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지난해 연구직을 그만두고 요리학원을 찾게 됐습니다."
(직장인 엄 모 씨·41)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학원 공화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학원 시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교육 당국이 2010년 이후 5년간 학원 수를 집계한 결과 취업난, 조기퇴직, 고령화 등 요인으로 성인 대상 학원이 급증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배워야 산다…성인학원 급증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용, 화술, 공예, 댄스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은 5년 전과 비교해 66%가량(2010년 808개→2015년 1344개) 늘었습니다.
기계·전기 등 산업 기반 기술 또는 이·미용, 조리 등 산업 응용 기술 등을 다루는 직업기술학원 또한 2010년(3754개)에 비해 11%(4153개)나 증가했습니다.
외국어학원은 33%(2010년 420개→2015년 559개), 성인 대상 독서실은 63%(2010년 194개→2015년 316개) 많아졌습니다.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성인학원 증가 추세는 취업난, 조기퇴직, 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팍팍한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취업준비생은 토익과 HSK 등 외국어학원 외에도 한국사 등 스펙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학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학원에 다니면 성적을 단기간에 얻을 수 있어 찾지 않을 수 없다. 한국 학원에서는 모든 시험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다."
(취업준비생 김 모 씨·27)
직장 조기·상시퇴직이 보편화되면서 퇴직 이후 제2의 삶을 위해 학원 문을 두드리는 50·60대 중장년층도 늘고 있습니다.
"과거 커피숍, 베이커리 등 자영업을 하려고 했던 중장년층 퇴직자들이 이제는 재교육을 받고 자신이 역량을 쌓은 분야에서 강의 등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을 많이 하려고 한다."
(어느 스피치학원 대표)
이 밖에 직장에서 발휘할 개인기를 얻기 위해 또는 취미 개발 등 삶의 안식처로 학원을 찾는 성인도 많아졌습니다.
◆ 입시학원 뜨고, 외국어·예능학원 지고
2010년에 1001만명이었던 학령인구는 5년 새 11%나 줄어 887만명입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2010년 8888개에 달했던 학생 대상 외국어학원은 19%나 줄었고 음악 등 예능학원도 8% 감소했습니다.
이에 반해 최근 5년간 초·중·고교 교과과목을 다루는 학생 대상 입시학원은 늘어났습니다.
2010년에 3만7375개였던 입시학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5년 3만8635개로 3%가량 늘었습니다.
"학생 줄었는데 입시학원 늘어난 이유가 뭘까?"
그 원인으로 자주 바뀌는 교육정책을 꼽을 수 있습니다. 대입 수시모집 비중이 74%까지 확대되고 입학사정관제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바뀌는 등 입시가 복잡해졌습니다.
"입시제도에 변화가 많고 복잡해지면 아무리 시험이 쉽게 출제된다고 하더라도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져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반면 학생 대상 외국어학원이 급감한 것은 고입·대입에서 한때 토익, 토플 등 공인 외국어시험이 반영됐으나 현재는 일부 외국어특기자전형을 제외하고는 금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보입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는 영어과목에 절대평가가 적용돼 영어학원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달라지는 학원 풍경.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