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같지 않은 서점이라 뜬 서점
최근 국내 내로라하는 부동산 리테일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핫 플레이스'가 생겼습니다. 바로 일산 ‘백석 교보문고’입니다.
사실 일산에는 예전부터 당시 기준으로 획기적인 대형 상가들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라페스타, 웨스턴돔, 원마운트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가운데 요즘 회자되는 곳이 바로 백석 교보문고입니다.
뭐가 새롭냐고?
새롭게 진화한 '라이프스타일형(lifestyle)' 상가라서!
여기서 잠깐 상가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상가'하면 '박스(Box)형 상가'를 떠올리곤 합니다.
1세대 상가로 레고블록을 쌓듯이 가장 심플하면서 쉽게 지을 수 있고 용적률을 꽉 채울 수 있는 게 장점인데, 가장 성공한 모델로 백화점을 들 수 있습니다.
백화점이야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대기업들이 신경 써서 짓고 매장(임차인) 구성도 잘하지만 동네에서 흔히 보는 근린상가들은 설계와 운영·관리를 대충 하다 보니 '막상가'라 불리기도 합니다.
1세대 상가에서 발전한 버전은 2000년대 중후반 등장한 '스트리트(Street)형 상가'입니다.
통로를 만들고 이 길을 따라 상가 여러 개를 줄줄이 늘어서도록 설계합니다.
좋게 말해 유럽 골목길에 줄지어 선 상가들이 롤모델인데 요즘 단지 내 상가나 복합 상가 등은 열에 아홉이 스트리트형으로 설계됩니다.
여기서 더욱 진화한 최신 상가가 '라이프스타일형(lifestyle)'입니다.
백석 교보문고는 독일어로 '상설시장'을 뜻하는 '마크트할레'라는 신개념 복합 식음 문화공간까지 더해져 일산의 뉴 (new)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리테일 전문가들이 백석 교보문고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곳이 업계 벤치마킹 대상인, 고급 주택가 도쿄 시부야구 다이칸야마에 오픈한 'T-SITE'의 아이디어를 나름 시도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T-SITE'는 4000평 땅에 건물 3개 동으로 구성됐습니다.
쓰타야 서점을 비롯해 카페 및 레스토랑, 문구, 카메라, 전동 자전거, 애완동물 서비스, 수입 가구, 피부미용, 클리닉, 여행사 등이 모여 있습니다.
곳곳에 카페 뺨치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심지어 술을 파는 바까지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한 공간에 15만권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를 갖추고 있는 데다 호텔처럼 전문 콘시어지도 배치돼 있습니다.
백석 교보문고도 T-SITE의 쓰타야 서점처럼 '서점인데 서점 같지 않은' 분위기로 꾸며졌습니다.
서점 중앙에 카페와 햄버거·피자 등을 파는 곳이 있어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할 수 있습니다.
편안한 소파와 테이블을 놓은 독서 라운지도 있고,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개인 작업(공부)을 할 수 있는 독서바도 3곳이나 있습니다.
엄마들의 든든한 지원군인 거대한 키즈파크도 갖춰져 있습니다. 디자인 소품과 학용품, 음반 등을 파는 공간도 꽤 큽니다. 어린이책 코너 옆에는 어린이 유아용품 숍과 미용실이 있습니다.
서점 전체적으로 책이 있는 공간과 책이 없는 공간의 비율이 5대5로 비슷합니다.
서점에서 빠져나오면 마크트할레로 바로 연결됩니다.
여기엔 대원어묵, 달콤커피, 아비코, 콩나물국밥 삼백집, 공수간, 파파밸리피자, 더브라운 베이커리 등 가성비가 높고 강남에서 소문난 맛집들이 스트리트형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3000~4000원이면 간단한 맥주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바도 마련됐습니다.
완벽한 쓰타야는 아니지만 라이프스타일에 방점을 찍은 매장 구성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리테일 전문가들의 높은 점수를 받은 백석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