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로 입사했는데..정작 돌아온 건 "허무하네"
“입사한 지 두 달만에
번아웃 증후군이 왔다고요?”
번아웃이란게 산전수전 다 겪은
사회생활 할만큼 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요?
아닙니다!!
최근
번아웃(Burnout)을 호소하는
직장인의 상당수는
‘입사한 지 5년이 채 안된’
어린 회사원입니다.
취업준비생, 대학원생에게도
번아웃은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조기' 번아웃
음성채팅 SNS '클럽하우스'에서
직접 2030 직장인의
'번아웃 경험담'을
들어보았습니다.
사회초년생 20대 중반 A씨는
직속 상사가 교육에 소홀해
스트레스성 불면증에 시달렸고,
자주 업무지적을 당해
우울증에 빠지는 등
여러 번의 번아웃을 경험,
결국 한 달간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했습니다.
하위직 공무원 B씨는
중간직 공무원들의
업무 분담 싸움에 치이다가,
무력감을 잊기 위해 시작한 SNS에
점점 중독이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MZ세대의 '호소'에 대해
'맷집이 과거보다 약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모 전력반도체 기업 팀장은
"번아웃에는
'최대한 다 해보고'
'야근을 많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전제가 깔려야 하는데,
요즘에는 기본 근로시간만 일하고
'번아웃됐다'는 젊은 직원들이 많다"
라고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MZ세대가 입사 전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통해
'조기 번아웃'에 대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 1858명 중 87.8%가
'취업준비 중 번아웃을 겪었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
'취준 비용 등 경제적 어려움 (69%)'
'코로나19 속 공채취소/연기 (60.8%)'
'해도 해도 부족한 스펙 (42.1%)'
등을 꼽았습니다.
이처럼
다년간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후
취업 후 정작 아무런 의욕이 없어지는
'조기 번아웃 증후군.'
인턴, 취업준비생, 대학생
심지어 고등학생에게도
'학업 번아웃'이 나타나고 있는 지금,
조기 번아웃은 겨우 시작 단계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MZ세대의 부모와 상사가 속한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적 고성장기를 경험했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일자리나 내 집 마련이
어렵지 않았죠.
그 반면, MZ세대는
노력한 만큼 결과물이 주어질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무한 경쟁을 거치는
우리나라의 MZ세대,
어쩌면 이들이 겪고 있는 건
훨씬 더 심각해진
‘한국형' 조기 번아웃이 아닐까요?
질병의 원인으로 분류된 '번아웃 증후군'
"그거 그냥 '회사가기싫어' 병 아니야?"
하실 수도 있지만,
번아웃 증후군은 엄연히
2019년 국제질병분류에
질병의 원인(인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증후군'
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만성피로감과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에서 시작,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하고
계속 쌓이는 악순환을 낳아
결국 적극성과 주도성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또 몇 시간씩 SNS와 게임을 하거나
보상심리로 폭식·폭음을 하거나
온라인 쇼핑에 집착하는
과도한 습관성 행동을
동반하기도 하죠.
'조기 번아웃'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번아웃 극복법은
사실 단순합니다.
고통을 유발하는 환경을 바꾸는 것!
업무 강도 조정·병가 사용
일정 조정 ·부서 이동 등을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이, 그것도 사회초년생이
이러한 요청을 하기란
매우 어렵죠 ㅠㅠ
'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일까요'의 저자
안주연 정신과 전문의는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으므로
조직이 나서서
직원의 애로 사항을 듣고,
작은 것이라도 바꾸려는 노력을 보여
직원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번아웃 증후군' 은
성장통이 아닙니다.
방치하면
전신 무력감,
우울증, 공황장애 등
더욱 심각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나약하다,' '노력이 부족하다'
스스로 자책하거나
'사소한 일'로 넘기지 않도록,
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전문의와 상담하고
충분한 휴식을 확보하는 등
주변과 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회사는 퇴근 주말 있잖아요"…
그들은 어쩌다 번아웃 됐나을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이유섭, 김금이 기자 / 권순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