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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보면 죽는 그림'이 있다? 악몽을 그린 비극의 화가 이야기

조회수 2021. 1. 26.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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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괴한 그림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쩍쩍 갈라진 황무지 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의자 하나.


의자 위엔 목이 잘린 듯한 

여성의 머리가 놓여 있습니다.


여자는 

검고 퀭한 눈동자를 크게 뜨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죠.


제목도 없는 그림에 대해

누군가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그림을 세 번 보면,

당신은 죽습니다”

출처: Beksinski foundation
무제(1985)

한때 온라인에서 떠돌던

그림 괴담입니다.


내용 자체는 유치하지만,

‘세 번 보면 죽는 그림’이 

그만큼 기괴했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그림을 그린 화가의 삶을 살펴보면 

그가 이토록 음산한 작품을 만들어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과연 ‘세 번 보면 죽는 그림’을 

그린 예술가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일까요?

악몽을 그린 화가

괴담 속 그림을 그린 화가는 

폴란드 출신의 

즈지스와프 벡신스키입니다.


 벡신스키는 ‘환시 미술’의 개척자로서

명성이 높은 세계적인 화가입니다.


*환시 미술 :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실제로 눈앞에 있다고 여기며 

그린 그림. 환상을 그린 그림.

출처: 위키백과
즈지스와프 벡신스키

벡신스키는 어둡고 

우울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의 모든 작품에서

불길하고 섬뜩한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벡신스키가 악몽과도 같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유년시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0살에 겪은 생지옥

벡신스키는 1929년 

폴란드 남부 도시 

사노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가 10살 때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죠.


벡신스키의 고향인 사노크엔 

꽤 많은 유대인이 살고 있었는데요.


어린 벡신스키는 

이웃이었던 유대인들이 

수용소로 끌려가 살해당하는 

비극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출처: 영화 <쉰들러 리스트> 스틸 이미지

벡신스키가 겪은 생지옥은

그의 예술 작품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벡신스키는

처음엔 사진작가로 활동했습니다.


당시에도 그의 사진엔

음침한 분위기가

깔려 있었는데요.

출처: Beksinski foundation
무제(1973)

이후 벡신스키가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벡신스키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작품세계

탄생했습니다.


인간의 신체는

살과 뼈를 분리하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왜곡됐고,

어떤 생기도 느낄 수 없는 배경엔

절망만이 가득했습니다.


마치 핵전쟁 후

멸망해버린 지구,

혹은 지옥의 모습을 그린 듯했죠.

'에이리언'에 영감을 주다

벡신스키는 관객이 

그림에 담긴 시각적인 느낌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길 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내 그림에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내 그림을 이해하려 들지 마세요”


그림을 보고 

두려움과 불쾌함이 느껴졌다면

 그것이 곧 감상이 되기를 바랐죠. 


때문에 어떤 작품에도 

제목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출처: 영화 <에이리언>, <셰이프 오브 워터> 스틸 이미지

벡신스키의 작품은 

유럽, 미국 등지에서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전시회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을 정도로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했습니다.


대신 벡신스키의 작품은 

영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 ‘에이리언’의 괴생물 

‘에이리언’을 디자인한 

스위스 출신 시각 디자이너 H. R. 기거, 

‘셰이프 오브 워터’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벡신스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적인 영화인들입니다.

출처: Beksinski foundation
무제(1976)

벡신스키의 말년은

비극이었습니다.


1998년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듬해엔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연이어 가족을 잃은 벡신스키는

2005년, 돈을 빌려달라는 

지인의 아들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살해당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섬뜩한 그림을 그린 벡신스키.


그러나 그의 마지막 순간은 

자신의 그림보다 더 비참했는데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때로는 상상 속 지옥보다 

더 끔찍한 것 같습니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의 기사

3번 보면 죽는 그림이 있다고?…

악몽을 그린 화가 벡신스키 

[죽은 예술가의 사회]

참고하여 제작했습니다.


[조성준 기자 김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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