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니까 간섭은 당연?" No China 외치는 엔터산업
최근 게임계의 거성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중국몽(中國夢)을 꿈꾸고 있지만
그 꿈이 이제 막 악몽으로 변하고 있다는데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프로게이머, 광복홍콩을 외치다
지난 하스스톤 그랜드 마스터즈 경기,
홍콩의 프로게이머 Blitzchung(쩡응와이·32)가
경기 종료 후 인터뷰 도중 방독면과 마스크를 쓰고
홍콩 민주화 운동의 구호 "광복 홍콩! 시대 혁명!"
을 외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쩡응와이의 이유 있는 외침은
이해하기 어려운 징계로 돌아왔습니다.
블리자드가 해당 선수에게 그랜드 마스터 자격 박탈과
상금을 몰수하며 1년 출장 정지라는
이례적인 중징계를 내린 것이죠.
게다가 해당 영상을 삭제,
인터뷰를 진행한 캐스터 2명마저
해고했습니다.
물론 스포츠에서 정치적 중립은
중요한 이슈이긴 합니다만,
블리자드 측은 이를 정치적 중립성이 아닌
`공공을 불쾌하게 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징계를 내렸습니다.
이런 블리자드의 독단에 게임 업계는 물론
국내외 여론은 분노했는데요.
더욱이 평소 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했던 블리자드였기에
이를 지켜본 전 세계 게임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블리자드의 이러한 행동에 반발하며
SNS에서는 게임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중국인 캐릭터 메이를
활용한 보이콧 운동도 벌어졌습니다.
미국의 의원들 또한
그 어떤 미국 회사도 돈 몇 푼을 위해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된다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차이나머니,
엔터테인먼트를 공습하다
반발이 거세지자 블리자드는 결국 꼬리를 내렸습니다.
제이 알렌 브랙 블리자드 CEO는
Blitzchung과 캐스터 두 명의
징계 기간을 6개월로 줄이고
상금 몰수도 철회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를
향한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깊숙이 침투한 차이나머니,
그중에서도 자본력을 무기 삼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의 행태에 대한 반발인 것이죠.
차이나머니 영향력은 업계를 불문하고 막강합니다.
할리우드는 후한 투자자이자 막강한 내수시장을 지닌
중국을 겨냥해 중국을 무대로 삼고,
중국 배우들을 섭외합니다.
문제는 과거 차이나머니의 영향력이
간접광고(PPL)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자기 검열에 가까울 정도로
간섭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14억 강국이 자존심을 지키는 법
14억 인구의 중국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입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 성적표는
중국 개봉 여부에 달려 있을 정도이고,
게임 매출은 44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함께 패권 경쟁을 벌이며
강대국임을 자임하는 중국이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은 오직 하나.
막강한 자본을 무기로 자국 검열 기준을
글로벌 기업과 문화 콘텐츠 산업에
강요하는 것이라면 아쉬울 따름입니다.
블리자드가 쏘아 올린
`NO CHINA` 물결은
차이나머니 위에 세워진
엔터테인먼트 왕국 중국몽이
얼마나 위태로운 꿈인지를 보여줍니다.
※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 기사
[쉽게 읽는 서브컬처-77]
블리자드가 쏘아올린 'NO CHINA'
을 바탕으로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