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동안 강대국들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은 이 민족

조회수 2019. 10. 24. 14: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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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도는 매콤달콤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여기 지난 100년 동안 두 번이나 강대국들에게

버림받은 한 민족이 있습니다.


바로 '쿠르드족' 이야기인데요.


쿠르드족은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에 걸친 지역인 쿠르디스탄에 거주하는 이란계 산악 민족입니다. 인구가 3000만~4000만에 이를 정도로 단일민족으로는 꽤 큰 규모입니다.

출처: AP연합
터키군의 공격을 받은 시리아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

허무하게 날아가 버린 첫번째 기회

쿠르드족의 역사를 살펴보면 2번의 독립국가를 세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1920년 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보유하고 있던 쿠르드족에게 오스만제국을 배후에서 공격하면 독립국을 건설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죠.


하지만 1923년 터키공화국이 출범하며 국력이 강성해지자 서방 국가들은 세브르 조약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쿠르드족에게 한 약속을 내팽개쳤습니다. 특히 영국은 쿠르드족이 밀집해 있던 모술과 키르쿠크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자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쿠르드족과 한 약속을 의도적으로 저버렸죠.


터키의 강한 반발로 1923년 세브르 조약이 로잔 조약으로 대체되면서 `쿠르드족 자치권 부여` 조항은 사라졌습니다. 원래 쿠르디스탄이 세워질 예정이었던 지역은 터키, 시리아, 이라크, 이란, 아르메니아 등 5개국으로 쪼개졌죠.

출처: AP연합
터키군의 공격을 받은 시리아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

쿠르드족을 향한 터키의 탄압

쿠르드족은 이후 100여 년 동안 나라 없는 민족의 설움을 지속적으로 겪어왔습니다. 특히 쿠르드족 중 절반 정도인 1500만명이 살고 있는 터키 동남부에서는 무지막지한 탄압을 받아왔죠.


터키 인구 중 19%에 해당하는 쿠르드족이 분리·독립을 주장하자 터키 정부가 강경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터키의 쿠르드족이 시리아의 쿠르드족과 손잡고 독립을 추진하면 터키 영토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 터키 정부에는 큰 위협으로 다가왔죠.


1980년 쿠데타로 집권한 터키 군부는 쿠르드어를 말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금지시켰습니다. 심지어 `쿠르드`라는 말 자체도 쓸 수 없도록 했습니다.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입니다.

출처: AFP연합
미국산 탱크 앞세우고 14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진입한 터키군

미국을 믿고 IS와 싸웠지만...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IS가 발호하자 크루드족의 민병대인 인민수비대는 지상군 투입을 꺼리는 미군을 대신해 자치 지역을 지키기 위해 IS를 격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항전했습니다. 미국은 테러라는 칼날을 자국의 목덜미에 갖다 댄 IS를 격퇴하기 위해 2014년 쿠르드족과 손잡았죠.


IS와 싸움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찾던 미국은 시리아 쿠르드족과 손잡고 무기를 공급하며 훈련도 시켰습니다. 인민수비대가 주축을 이루고 중동 국가 군대, 영국·프랑스 특수부대 등이 동참한 시리아민주군(SDF)은 IS와의 전쟁에서 선봉에 서서 승리를 이끌어냈죠.


하지만 IS가 패망하자 터키는 미국에 크루드족 지원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실상 묵인 아래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 공격에 나섰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터키와 쿠르드는 지난 17일 미국의 중재로 5일 동안 조건부로 휴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휴전 조건은 시리아 민병대가 120시간 안에 터키가 설정한 시리아 북동부 완충지대 밖으로 철수하고 터키군이 완충지대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두 번이나 강대국들에게 버림받은 쿠르드족 이야기. 힘이 없는 민족이 살아남기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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