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스타벅스가 갑자기 문을 닫은 이유는?
1년 365일 내내 문을 연다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벅스
그런데 최근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았는데요...
대체 하노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요?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월 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노이의 한 아파트에서 "수돗물에서 참을 수 없는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목욕을 하기 위해 수돗물을 받아놓았던 몇몇 주민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검은 기운이 뚜렷한 물에는 무언가 모르는 성분이 들어 있는 게 분명했습니다.
일주일쯤 흘렀을 무렵이었습니다. 악취의 원인이 밝혀졌는데요. 하노이시 정부가 수돗물 성분을 분석했는데...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스티렌 농도가 평소 대비 1.3~3.6배나 높았습니다!!!
수원지를 따라 조사해보니 지난 10월 8일 한 트럭이 하노이 북서쪽에 자리 잡은 호아빈성에서 폐유를 하천에 몰래 버리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때마침 이날을 전후로 비가 많이 왔고 하천에 몰래 버린 폐유는 하노이 시민의 수원지인 다강으로 흘러갔습니다.
곧바로 하노이에선 '식수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오염된 물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진 단지는 일제히 단수에 돌입했죠.
물탱크에 있던 물을 모두 내버리고 물차에 든 물을 구매해 새로 물탱크를 채웠습니다. 길게는 한나절 동안 이어진 단수에 생수를 사서 목욕을 하고 화장실 변기에 들이붓는 어이없는 사태가 속출했습니다.
그나마 생수를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습니다. 너도나도 마트에 가서 `생수 쟁여 놓기`를 하는 바람에 마트에서 물 품절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마트 카트에 1.5ℓ짜리 식수 수십 병을 사재기하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물이 있던 진열장 자리는 텅 비었고, 물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500㎖짜리 소용량 물까지 전부 매진된 후에 하노이 전체는 물을 구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 마트별로 대량으로 생수 재고 확보에 나선 이후 상황이 진정되긴 했지만 `수돗물 포비아`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상수원 특성상 한번 오염되면 정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당장 지금 내 집에 흐르는 수돗물 품질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은 비극입니다. 특히 아이를 둔 부모로서는 수돗물로 샤워를 하거나 양치를 시키는 것도 꺼리는 상황입니다.
커피에 들어가는 물 출처를 놓고 사람들의 질문이 이어진 탓에 아예 결국 스타벅스까지 하루 통째로 문을 닫기로 결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