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과 페이커, 그리고 한국을 빛낸 또다른 전설
낯선 외국 게임이던 스타크래프트가
'민속놀이'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게이머들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왜 이런걸 보냐'며 핀잔을 듣고,
눈치를 보며 게임 방송을 보던 이들은
이제 당당히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콘텐츠를 즐기게 되엇죠.
게다가 유튜브나 트위치 등이
텔레비전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전세계가 프로게이머들의 활약을
쉽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e스포츠의 본산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한국에서는 수준급의 프로게이머들이
배출되어 왔는데요.
여기다 각종 예능과 인터넷 문화를 통해
선수들의 면면이 많이 알려지다보니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유명한 게이머 이름 몇몇은
바로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임요환과 페이커가 대표적인 경우죠.
그런데 수많은 국제대회를 휩쓸었음에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안드로 장, 'MOON' 장재호 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대한민국의 문화를 바꿔가던 시기.
같은 제작사인 블리자드에서 출시한
'워크래프트 3'가 e스포츠의 열기를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맵 조작 사건이라는 흑역사를 거치며
국내 리그가 몰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유럽과 중국 등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끌며 명맥을 이어갔죠.
이 해외 리그에 진출해
강자로 군림했던 이가 장재호였습니다.
중국 e스포츠 리그에서 활약하며
상당한 인기를 모은 덕에
베이징 올림픽 당시 성화 봉송 주자로
등장하기도 했었죠.
실력이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그의 인기는 창의적인 쇼맨십이 더해진
플레이를 통해 승리를 거뒀다는 점입니다.
마치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그랬던
것처럼 독창적인 길을 찾아내는 방식에
팬들이 열광했던 것입니다.
잠시 은퇴 이야기도 오갔지만,
그는 최근까지도 스트리밍을 통해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화려한 경력과 그 위상, 팬덤 등
그가 국제적으로 이룬 것들은
실로 대단합니다.
다만 한국에서 '워크래프트3'가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한 탓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죠.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게이머에
장재호 선수를 빼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세계에 게임 한류를 알린
그의 영향력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임요환과 페이커, 그리고 장재호.
이들을 이어나갈 또다른
전설적인 한국 게이머들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