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물품 팔다가 900억 매출 아울렛 만든 남자
'리퍼브 전문매장'
혹시 들어보셨나요?
소비자 변심으로 반품된 정상품이나
성능에 문제가 없는 초기 불량품,
유통 기한이 임박한 상품,
과대 재고 상품 등을 말합니다.
동네 '재활용센터' 류의 업체가
리퍼브 취급점으로 진화했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요.
이런 리퍼브 매장이 성공하려면
여러 조건들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리퍼브 제품을
확보할 수 있는지,
잘 전시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지,
대량 물품을 한번에 사올 수 있는
자금력이 있는지가 핵심이죠.
재활용센터 같은 매장이 대부분
영세한 이유가 바로 이런 핵심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핵심 역량을 갖추고
전문매장으로 성장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파주에 본점을 둔
'올랜드 아울렛'인데요.
전문 광고모델 기용부터
프로모션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물론,
전국에 20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2016년 471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은
2017년 595억원, 지난해에는 76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 중입니다.
영업이익률도 10% 내외를 기록 중이죠.
하지만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올랜드의 시작은 매우 초라했습니다.
서울 황확동 벼룩시장 한쪽에
'재활용센터'라는 영세 점포 형태로
출발했다고 하네요.
300만원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게 된
올랜드아울렛 이야기.
창업자 서동원 대표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도심 외곽에 고객들이 몰리는 이유
땅값이 싼 도심 외곽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오히려 먹혀들었습니다.
도심에서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그 돈을 가격 낮추는데 반영하니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옵니다.
온라인 구매만 할 것 같은
젊은 고객들도 파격적인 가격을 보고
떼 지어 오고 있습니다.
워낙 싸게 살 수 있으니 교통비 빼고도
남는 장사니까요.
벼룩시장에서 시작하다
처음엔 재활용품을 수거해서
이를 고쳐서 팔았더니 많이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빨리 돈이 모이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당시로는 획기적인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시장 상인들은 하루종일 TV와 라디오를
켜놓고 있지만, 상태가 안 좋아도
시간이 없어 고치러 가지 못하니까요.
일단 멀쩡한 TV, 라디오를 실어가서
제품을 팔고, 종전의 제품은
거의 푼돈에 가져오는 식으로
이익을 많이 남겼습니다.
이렇게 서울시내 대형 시장을 접수하고나니
지방에도 소문이 나게 돼서
전국 단위 중고제품 도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위기를 딛고 일어서다
대형 도매사업을 하면 매출은 금방 뛰지만
현금 흐름은 원할하지 않습니다.
지방 시장 상인들은 어음을 주로 썼는데
대외 환경이 나빠지면 바로 직격탄을 맞죠.
IMF 외환위기때는 흑자도산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돈으로 13억원 이상 되는
현금도 날려야 했죠.
그래도 제가 물건을 잘못 판 게 아니라
협력업체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으니
재기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재기를 노리는 와중에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리퍼브 시장이었고요.
당시 대우전자가 어려워져서
재고 혹은 반품된 제품들이 꽤 있었는데
새 상품과 비교해봐도 품질 차이가 없으니
이거다 싶었습니다.
이후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면서
사업을 일으키게 됐죠.
달라진 것은 예전처럼 주먹구구식
어음거래가 아닌,
법인도 세우고 사업체 형태를 갖췄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는 아예
도매 물량을 줄이는 대신
도매 납품 가격으로 매장을 만들어
파격적인 가격 혜택을 내세웠지요.
어떻게 이름을 알리게 됐을까?
처음엔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알려져있으니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았죠.
그래도 찾아오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반값, 반의 반값' 등의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라 어려울 때였는데
이런 이벤트를 열다보니
언론들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홍보가 됐죠.
앞으로의 계획은…
온라인 업체들과도 공생 관계에 있으니
이들과 겹치는 품목은 취급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도 다양한 브랜드가 많으니
겹치지 않는 선에서 온라인 부분을
좀 더 강화하려 하고 있죠.
궁극적으로 온 국민이
싸고 편하게 아울렛 제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불황으로 많은 이들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불황 속에서도
상황과 환경, 시대 흐름에 맞춰 나가다보면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박수호 기자 / 이장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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