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폐차각인데 해외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차?
우리나라에서는 폐차장 밖에 답이 없는 차들이
외국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한국무역협회와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오토위니(Autowini)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129개국에 수출된 중고차는 36만 400여 대입니다.
신차로 출고된 지 15년쯤 되면 국내 중고차 시장서
수요가 적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죠.
현재 2005년 이전에 출시된 중고차는
고철 값 20만~40만원(가솔린 세단 기준)을 남기고
폐차장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들 단종차 중 일부가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로 이민을 가
새로운 삶을 산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보물 대접을 받기도 하고,
더 나아가 국산 부품·용품은 물론 국산 신차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준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오래된 차를 사는 나라는 어디며
얼마나 많은 차들이 팔리고 있는지
한 번 알아봤습니다.
국산 중고차 수출 1등 나라는 바로
중동에 있는 리비아입니다.
2017년 8만 8726대에서
지난해 14만 4365대로 증가했죠.
수출된 중고차 10대 중 4대가
리비아로 갔다는 뜻입니다.
뒤이어 캄보디아와 가나도 2위와 3위를 기록했죠.
2018년에 각각 2만 4542대, 2만 2124대가 팔렸죠.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경우
전체적인 수출량 자체는 적지만
증가폭이 매우 높습니다.
중남미는 2017년에 비해
2배 넘게 급증했고, 아프리카는 3배 이상 늘었죠.
한지영 오토위니 대표는
"중남미와 아프리카는
언어, 문화, 국제정세 등의 문제로
수출하고 싶어도 수출할 수 없거나
어려운 곳으로 꼽혔다"
고 말합니다. 언어가 확실히 장벽으로 작용했죠.
그러나 온라인 수출 플랫폼을 통해
언어나 수입 절차 같은 문제를 해결하게 됐고
해외 직구도 가능해져 수출 지역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토의 형태에 따라, 주요 산업에 따라
나라마다 선호하는 차의 종류도 다릅니다.
리비아에서는 현대 베르나, 기아 쎄라토,
르노삼성 구형 SM3 등
국산 소형차와 준중형차가 인기입니다.
현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저렴한 차를 선호하죠.
가나에서는 한국지엠 마티즈와
기아 모닝과 같은 경차가 인기입니다.
기름값(ℓ당 1200원)이 국민 소득 수준보다 비싸
연비가 좋은 차종이 잘 팔리고 있죠.
반면 국토 전체가 화산지형인 과테말라에서는
현대 테라칸 같은 차들이 잘 팔립니다.
비슷한 이유로 기아 스포티지와
현대 투싼 구형 모델이 중남미에서 인기죠.
그밖에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LPG 모델 차들이 잘 팔리고
커피, 팜유, 나나나 등 플랜테이션 농업을 하는
온두라스 같은 나라에서는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가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는 애물단지,
외국 나가면 보물 대접받는 우리의 중고차들.
참 자랑스러운 수출역군이 아닐 수 없네요!
[최기성 기자 / 임창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