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마리 죽은 돼지열병 탓에 金겹살 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들어보셨나요?
말 그대로 돼지에게 생기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돼
지난해 8월 중국에 상륙한 후
처음 발병한 후 약 9달만에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치사율이 100%나 되며,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죠.
심지어 죽은 돼지로 햄을 만들어도
바이러스가 살아남으며
이를 돼지와 접촉시켜도
전염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ASF의 전파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살처분,
즉 동물을 도살해 묻어버리는
방법 뿐입니다.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10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고 하는데
미국 농무부는 약 1억마리가
도살됐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돼지고기 소비국입니다.
전 세계 돼지고기의
47.8%를 생산하고,
49.3%를 소비하는데
이 부족한 1.5%를 수입하죠.
이 양은 156만 톤에 달합니다.
이런 중국에서 돼지 숫자가
크게 감소했으니
당연히 돼지고기 가격은 오르겠죠.
중국에 ASF가 퍼지기 시작한 것은
8월인데, 왜 3월이 되서야
가격이 오르고 있을까요?
업계에서는 땅에 묻혀야할 돼지들이
고기로 중국 시장에 풀렸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러니까 팔면 안되는 고기들이
유통되면서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가
3월부터 물량이 부족해진 것이죠.
실제로 2월부터는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 수입이 전년대비 40% 증가한
220만t 정도라고 예상됩니다.
게다가 돼지고기는 생산량을
늘리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어미돼지가 성장하고,
이들이 낳은 돼지를 도축하려면
최소 18개월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돼지 부족 현상이 계속되겠죠.
사실 우리가 돼지열병 사태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돼지고기 가격 때문입니다.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30%인
수입산의 가격이 오르면
국산 돼지고기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되고
최악의 경우 식당들이 줄줄이
망할지 모른다는 예상도 나왔죠.
그러나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중국이 돼지고기를 수입할 수
있는 나라는 서유럽 일부와
북미, 그리고 중남미 정도인데요,
미국의 경우 무역 갈등으로 인해
중국 수출이 늘어나기 힘들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주 수입국가는
미국, 독일, 스페인 등인데
위의 이유로 미국 돼지고기는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독일에서 수입돼 비축된
돼지고기도 많은 상태라
수입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피해 없이
이 사태가 끝날까요?
사실 이것은 ASF가 국내에
전파되지 않았다는 전제가 우선이죠.
ASF가 이미 북한에 퍼졌고
휴전선을 지나다니는 멧돼지를 통해
국내에도 전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의
돼지고기 가격을 주목하라고 합니다.
중국이 돼지고기를 본격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한 영향이
그 때 제대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죠.
어쨌든 이 ASF가 적어도 몇 년 간은
세계 육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돼지고기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의
식탁에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덕주 기자 / 이장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