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에 진상 전화 걸었다간 '이런 처벌' 받습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상대방에게 욕설이나 성적인 발언을
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상식적인 일반 사람이라면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오겠죠.
그런데 많은 콜센터 상담원들은
전화를 받는 자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본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습니다.
약 90%가 넘는 콜센터 근무자들이
언어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데
2017년에는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한 여고생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죠.
무슨 옷을 입고 있느냐는 등의
성희롱부터, 술주정과 협박까지…
이들은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요?
이들을 보호해주는 법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경범죄처벌법에 `장난전화`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전화·문자 등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여 괴롭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
최고 10만원의 벌금을 받을 수 있죠.
여기서 더 나아가 해코지할 것처럼
겁을 준다면 협박죄가 성립하는데
최고 3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협박은 아니지만 욕설이나
경멸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는 공연성을
요건으로 하므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듣는 상황에서
모욕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전화 통화를 그런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망법을 보면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음향이나 영상을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한 자`를
최고 1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수한 방법으로 상대방(수화자)의
청각기관을 자극해 고통스럽게
느끼게 한 경우 폭행죄가
성립한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에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최고 2년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죠.
전화로 성희롱을 하면
이 법조항에 해당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성적 욕망'에는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도 포함돼있습니다.
이렇게 형사처벌 규정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사후 대책일 뿐입니다.
게다가 언어폭력을 당한
상담원 중 많은 수가
그냥 참고 지나간다고 합니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블랙리스트를 만들거나,
욕설을 할 경우 바로 전화를
끊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기도 합니다.
정부 민원 콜센터에도
이런 방법이 도입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담원들을 향한 고객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겠죠.
전화를 받는 그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며
존중받아야 할 인격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마석우 변호사 / 이장경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