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울리는 뻔뻔한 '무보수 노동' 요구
주말 번화가에서는
거리 버스킹을 하는
문화예술인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거리 공연의 범위도
음악에서 마술까지
점차 넓어지는 추세입니다.
일부 예술인들은
거리공연으로 얻은
불규칙한 수입으로
생계를 빠듯하게
꾸려나가기도 하는데요.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수입뿐 아니라
재능기부를 명목으로 한
*열정페이 노동 요구입니다.
*열정 페이 :
열정을 빌미로 한 저임금 노동을 뜻함.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레스토랑 운영자가
거리 공연자들을 상대로
무료 연주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레스토랑 운영자는
자신의 SNS에
"크리스마스 시즌
레스토랑 야외 마당에서
연주를 해줄
공연자를 찾는다"는
공지를 올렸는데요.
황당한 점은
"페이도 없고
장비도 없지만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는 것입니다.
레스토랑 운영자는
누리꾼들에게
열정 페이라는
비판을 받자
반성하고 있다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문화예술인들에게
무보수 노동
즉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업계의 관행은
하루 이틀일이 아닙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름을 알릴 기회를 준다거나
혹은 공연할 장소를
제공해준다는 명목으로
합당하지 않은 보수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정의 상품권·
한 끼 식사 등으로
보수를 대체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무보수 공연을
요구하기까지 합니다.
특히 이제 막
업계에 진출한
사회 초년생들은 더 빈번히
이런 요구를 받게 됩니다.
작곡 전공생
최모씨(24)는
"곡 하나만
써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라며
"한 곡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술 계통을 전공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주변 지인으로부터
각종 행사의 포스터를
무료로 제작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합니다.
업계의 기본적인
보수 단가를
알아보지 않고
작업을 부탁하거나
단가를 알지만
사회 초년생이란
이유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젊은 예술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열정페이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게 당연시돼는
풍조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