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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가 먹는다고? 브런치의 고급진 역사

조회수 2017. 4. 11. 09: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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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보고 듣고 먹고 느끼는 모든 게 경제입니다.

A:주말엔 역시 11시 넘어서 일어나줘야지~

배고파서 깼어 ^^;; 


B: 주말이라 마음도 편하고 여유롭다 ㅎㅎ

천천히 준비하고 뭐 먹으러 나갈까?


A:날 좋고 여유로운 주말엔

근처 카페에서 브런치각이다!


B: 브런치 좋지 ㅎㅎ 

크로크 무슈 먹을까? 에그 베네딕트 먹을까?


A:오늘은 클럽 샌드위치가 땡기는 걸!


출처: gettyimagesbank
이름에 영어와 불어가 뒤섞인 고급스러운 브런치 메뉴!

크로크 무슈,

에그 베네딕트,

클럽 샌드위치….


브런치 메뉴들은 이름부터

귀족적인 느낌을 풍깁니다.


늦은 아침 눈 비비고 일어나 

대충 먹는 빵 한 조각, 커피 한 잔도 

브런치 메뉴가 되면 

그럴듯한 요리 반열에 오르면서 

가격은 껑충 뜁니다.


이런 느낌 때문인지

'브런치는 된장녀·된장남의 

허세스러운 식사'라는

인식도 있었죠.

출처: gettyimagesbank
빵 한 조각, 계란후라이, 양상추 몇 장, 커피 한 잔이 2만원??!!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드라마 방영 이후 

젊은 여성과 주부를 중심으로 

브런치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브런치 메뉴를 내건 

카페나 레스토랑이 

자주 눈에 띄는 걸로 보아

하나의 식사문화로 

자리 잡은 듯 합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그렇다면 왜 

휴일 혹은 주말에 

다소 나른하게 늘어지면서 

게으름을 피우다 먹는 

늦은 아침식사 내지는 이른 점심인 

'아점'이 브런치가 되면 

고급 식사로 바뀌는 것일까요?


출처: 영화 '헝거게임' 캡처
영국 귀족이 사냥을 끝낸 후 먹던 브런치!

브런치는

19세기 영국 귀족이 이른 아침

스포츠로 사냥을 끝낸 후

푸짐하게 차린 음식으로

느긋하게 아침식사

즐겼던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단순히 늦은 아침식사가 아니라

영국 귀족이 누렸던 

풍요와 여유의 상징이었습니다.

출처: 영화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캡처
시작은 영국이지만 확산은 미국이다!

영국 귀족 사이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정작 브런치를 유행시키고

세계적으로 퍼뜨린 나라는 

미국입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브런치는

상류층에서 시작됐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1920년대까지만 해도

뉴욕의 고급 레스토랑은

반드시 신사의 에스코트가 있어야

숙녀가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영화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캡처
여자들만의 모~임~

하지만 

주말 브런치만큼은 예외였습니다. 


남성 동반자 없이도 자유롭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여성들은 식사를 하면서

사교 모임을 가졌고

 

레스토랑들은 상류층 여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앞다퉈 브런치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이에 따라브런치 메뉴가 

고급스럽고 럭셔리해진 것이죠.


20세기 중반부터는 

중산층으로 유행이 

확산됐습니다.


확산된 가장 큰 이유는

사회의 구조적 변화입니다.

출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스틸컷
경제발전과 여성의 활발한 사회 참여가 한 몫~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산층이

물질적·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자 

그저 평범한 '아점'이 아니라

고급스런 브런치 문화를 

즐기게 됐습니다.


일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아침식사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경제적 풍요와 여성의 권리 확대

맞물리며 미국에서 브런치 문화가

확산됐다는 것이죠.

출처: MBC '무한도전' 캡처
뉴요커처럼 여유롭게~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브런치 문화 역시 

단순히 미국 드라마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지 않을까요?

 

일각에서 지적하는 

된장녀·된장남의 

유행 따라잡기가 아니라 

우리의 사회구조도 

그만큼 변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MBC '무한도전' 캡처
여유를 가지세요~!

브런치, 

주말 단 하루만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찾아 

느린 삶을 추구하는 

슬로 라이프(Slow Life)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요. 


관련기사: 英 귀족과 뉴욕 상류층의 식사 브런치 풍요와 여권 신장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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