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정국 제쳐두고 급 해외출장?
5월 '장미 대선'을 앞두고
장관들의 해외 출장이 잦습니다.
장관들이 줄줄이
해외 출장을 떠나는 것에 대해
부처 안팎에서 '꼭 가야 하나'란
의구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처가 다뤄야 할
급한 현안이 있는 데다
얼마 후 새 정권이 들어선 후
신규 임명된 장관이
출장을 가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 공백기가 생기면서
정부 부처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질타를 받은 건
윤병세 외교부 장관입니다.
미·중 간에 사드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현 상황에서
외교부장관의 동남아시아 방문 일정이
과연 시급하고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최근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습니다.
이들 국가와의 수교 25주년 축하와
고려인 동포 격려가 이유였습니다.
일본이
독도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내용의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하는 등
역사 왜곡이 심각해지는 데다
세월호 인양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사회부총리가 나흘간
국내 업무를 비우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국회에서도
'의회외교'라는 명목으로
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이
잦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면서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컸던
지난해 12월 9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총 64명의 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최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의회외교 내역을 받아 분석한 결과
20대 국회에서는
올해 1월 중순까지
총 67건의 해외 출장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복을 포함해 해외 출장을 간
국회의원은 263명이었습니다.
탄핵소추안의 국회통과로
후폭풍이 심했던 지난해 12월에도
출장건수가 16건이나 됩니다.
외교·경제·안보적 측면에서
중요한 일이 있으니
출장을 간 게 아니냐고요?
해외 출장의 목적도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외 출장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니
'상호 우호협력 증진 방안 모색'
'방문국 교민간담회·애로사항 청취' 등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목적·성과들만
나열돼 있습니다.
방문 일정 또한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
'안전대책 현장 점검'
'대사 주재 오찬·만찬' 등
느슨하게 잡혀 있는 게
대다수였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세월호 인양,
사드 배치로 인한 주변국과의 갈등….
일련의 사건들로
대한민국이 어지럽습니다.
대외활동도 좋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나라의 내실을 다지는데
공무원·정치인이 앞장 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