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려고 '박사' 됐나 자괴감 들어

조회수 2017. 2. 20. 11: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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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저는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입니다.

박사라서 좋겠다고요?


제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출처: gettyimagesbank

저는 나이가 많은 데다 찾는 곳도

별로 없는 인문학 박사입니다. 

대기업 취직은 사실상 포기했죠.


운이 좋아 시간 강사를 맡았지만

한 달 강사료는 고작 

80만원에 불과합니다.

강사료로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어 

얼마 전 부터 패스트푸드점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알바를 하고 있노라면 이러려고

박사가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들고

한없이 무기력해집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혹시나 학생들과 마주칠까 학교와 먼 곳에서 일을 합니다'

현재 박사학위 취득자와 지원자는 

매년 역대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는 1만3882명

지원자는 4만2292명이었죠.


이 같은 '박사 홍수시대'의 원인은

바로 취업난입니다. 

박사과정이 사회 도피처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 매일경제DB
'성적순으로 대기업 인사→공무원시험 준비→박사과정 진학이라는 농담도 있을 정도죠'

하지만 박사학위를 따봤자 

예전처럼 좋은 직장이나 

교수 자리를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자 중

학업전념자의 고용률은 

61%에 머물렀습니다. 

10명 중 4명은 

취업을 못 한 셈이죠.

(설문 응답자 7938명)


대부분 시간강사직을 택하지만 

처우가 열악하기 그지 없습니다.


2015년 기준 시간강사의 평균연봉

811만6000원으로 

4인 가족 최저생계비의

41%에 불과합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할 수밖에 없죠'

최저생계비보다 낮은 임금

고용불안,  최소 사회안전망도 

보장이 안 되는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시간강사입니다.


시간강사 처우와 관련된 '강사법'은

6년째 3번이나 시행이 유예됐습니다.


교육부는 보완강사법을 내놨지만 

교원신분에 적절한 처우를 

보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며칠 전 제 친구가 10년 만에

박사학위를 땄습니다.


축하해주러 졸업식에 갔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 않더군요.


총장도 졸업식 축사에서 

취업난을 언급하며 

기성세대로서 무거운 짐을 

떠넘기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출처: 매일경제DB

나이도 많은데다

'별 볼 일 없는' 박사가 돼버린 저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막막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제 인생에도 볕들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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