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불똥에 K컬처밸리 인근주민 부글부글
'알짜'는 물거품 되는것 아닌가.
더러운 짓은 위에서 했는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하나?
경기도 일산 장항동의 킨텍스
인근 우뚝 솟은 호텔과 전시장 사이로
쌀쌀한 칼바람이 붑니다.
인적도 뚝 끊긴 황량한 풍경입니다.
큰 공사장이지만 중장비를 보기도 힘듭니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이곳은 축제의 도가니였습니다.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해
K-컬처밸리는 문화창조융합밸트의
화룡점정이라고 극찬했기 때문입니다.
K-컬처밸리는 CJ 컨소시엄과 경기도가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대규모 민관 사업입니다.
축구장 46개 규모에 달하는 용지에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테마파크와 공연장,
한옥 등의 전통 숙박시설 및 상업시설을
2017년까지 조성할 계획입니다.
일산 주민들에 K-컬처밸리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신도시 준공 20년이 지나면서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정농단 비선' 최순실 씨의
측근 차은택씨가 사업에 연루돼있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경기도에서 추진하던 한류월드 프로젝트는
지난 10년간 지지부진 했지만
사업지구 안에 K-컬쳐밸리 사업이 확정되어
다시 탄력을 받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차은택 의혹 여파로 경기도 측의
사업 지원도 모두 멈추게 되었습니다.
텅빈 사무실을 혼자 지키던 직원은
실무자들이 모두 경기도의회에서
감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의회는 k-컬처밸리 특혜 의혹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기존 계획이 CJ E&M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K-컬처밸리로 변경된 이유, 연 토지 임대료를
1%에 50년간 장기 임대한 이유 등
사업 추진 과정을 따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당시 행정부지사였던 박수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폭로도 이어졌습니다.
작년 연초 청와대 행정관이
K-컬처밸리 용지를 CJ에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청와대 개입 의혹까지 불거져
특별위원회 시한도 연장됐습니다.
K-컬처밸리 자체는 민자사업이지만,
전체 한류월드 계획이 흔들리면
큰 영향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업자인 CJ 측은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이라 밝혔지만
문제는 1조 4000억에 달하는 사업비입니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의혹으로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일산 지역
민심은 부글부글 끓습니다.
K-컬처밸리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집값이 많이 올라
행복주택에 대한 반발이 줄었는데,
사업 차질로 인해 임대주택과
저가 분양 아파트만 넘쳐나게 되면
결국 베드타운 신세를 못 벗어날 것이라는
탄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차은택씨와 관련된 문화산업 관련 부정부패
의혹은 끝없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재발방지를
위한 처벌이 필요하겠지만,
민관 사업의 차질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아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