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가 된 약대, 이공계 인재들을 먹어치우다

조회수 2016. 10. 11. 08: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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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출처: gettyimagesbank

# 생화학 노벨상을 꿈꾸던 카이스트 학생 A씨.

미국의 괜찮은 대학원에 입학허가를 받아놓고 준비했지만, 주위의 만류로 결국 진로를 바꿨다.

올 초부터 고시원을 전전하면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을 준비 중이다. 


장래가 유망했던 과학도는 왜 꿈을 접고

돌연 약대를 선택한 것일까요?


지난 2009년, 서울대 약대는 신입생 선발 제도를 

'2+4학년제‘로 변경했습니다. 


PEET를 통해 편입생을 모집하기로 한 것입니다.

출처: PEET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의전과 치전이 폐지되면서

약대가 이공계 인재를 삼키는

블랙홀이 돼버렸습니다.

교육 당국은 초기 2년을

기초 소양 교육으로 봤지만,

정작 학생들은

PEET을 보려고 나섰습니다.

"완전 나가리인데…"

학생들이 약대로 빠져나가다보니

이공계는 인재 부족으로 신음하고,

약대는 연구 희망 인력이 줄면서

쌍방 모두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렵사리 뽑은 이공계 인재들이

PEET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국회의원 박경미 의원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약대로 간 인재들이 연구보다는

동네약국 약사의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소위 ‘본전’ 회수를 위해

직업 약사로 뛰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직장인까지 약대로 대거 합류하면서

연구 인력 희망자들의 유입 자체가

예전보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


이봉진 서울대 약대 학장


결국 서울대는 편입생을 모집하는 

현행 제도를 포기하고,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전국의 약학대학과들 역시

"학부 6년제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의적이었던 교육부도 

이공계 황폐화 현상에 심각성을 깨닫고 

검토론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얼마 전, 일본이 또다시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기초과학을 소홀히 하는 풍토에

과학계 반성의 목소리가 큽니다.


물론, 돈 되는 전공과 연구로

발길을 돌리는 인재들을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과학 인재들을 육성할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노벨상은 물론 과학강국은

꿈꾸기 힘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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